<시리즈>경제산책/삼성차 협력업체 재가동
- 내용
- 삼성자동차 1차 협력업체 김모(37) 과장은 요즘 신바람이 났다. 98년 12월 정부의 난데없는 삼성차 빅딜발표 이후 1년 6개월이나 실망과 좌절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정든 동료 직원들을 하나 둘씩 떠나보내고 휴업을 밥먹듯이 했다. 가족들에게는 가장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130명의 직원 중 남아있던 사람은 겨우 30명. 사장이 홧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달 르노사의 삼성차 인수가 확정되면서 정말 오랜만에 공장에 나가니 눈물이 핑돌았다. 다시 활기찬 기계음이 들리고 불과 한달 만에 60명을 다시 뽑아 직원은 90명이 됐다. 일손이 달려 앞으로도 새 식구들이 계속 들어 올 것이다. 공장 앞의 식당과 가게도 완전히 활기를 되찾았다. 김과장은 열심히 일하면서 요즘은 취미인 테니스도 즐긴다. 자동차 산업은 원래 부품의 품질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자동차 본공장에서는 부품을 모아 조립만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협력업체들이 중요하다. 삼성차의 대표적인 협력업체들은 시작부터 수백억원을 투자해 첨단설비를 갖췄다. 다양한 자동차 판형을 찍어내는 자동몰딩기계 한 대 값이 70억원이나 하는 것도 있다. 김해 장유에 있는 한 협력업체는 산 속에 환경친화적인 공장을 지어 공장 주변에 올빼미 등 야생동물이 나타나기도 했다. 울창한 숲 속의 그림 같은 외부환경에 내부는 첨단시설을 갖췄으니 금상첨화인 셈이다. 가동이 중단된 이후에야 협럭업체를 둘러본 경제관련단체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다른 자동차 부품공장보다 삼성차 협력업체는 공장이 아니라 호텔에 비유되기도 했다. 이런 공장이 장기간 무용지물이 됐으니 얼마니 애간장이 탔겠는가. 부품 협력업체들의 재가동까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한숨과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최근 르노사의 슈웨체르 회장이 부산을 방문해 삼성차 SM5를 시승한 뒤 ‘굿’을 연발했단다. 사실 차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안다는 택시기사들의 말은 물론이고 삼성차의 품질에 대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였다. 슈웨체르 회장은 삼성차에 향후 4년 동안 3억달러를 투자해 2005년부터 연 24만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수시장에서 탄탄한 위치를 확보해 수출까지 하겠다고 장기구상을 밝혔다.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듯이 삼성차 협력업체들이 무궁한 발전을 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으면 좋겠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09-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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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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