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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436호 칼럼

수평선 - 부산시청 글판

내용

'광화문 글판'은 서울의 명물이다. 서울 종로 1가 교보생명 사옥에 나붙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눈에만 보이는 글판이다. 철따라 아름다운 격언과 시어(詩語)가 걸린다. 시작은 미약했다. 교보문고는 1991년 이 곳에서 엉뚱하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 활력 다시 찾자', 정부 표어 같은 글귀를 사옥 정면에 내건 것이다. 처음,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 위주에서, 1998년 고은의 시 '낯선 곳'을 발췌해 올리면서 성격이 달라졌다. 기업홍보 대신 시민에게 정신적 위안을 주는 글판을 만들어 간 것이다.

기업홍보 플래카드나 내걸었을 법한 시대환경 속에서 도심 속 명상의 여유를 제공한다? 참 독특한 아이디어였다. 이 글판을 보면 누구나 책과 시의 힘을 절감한다. 마음 깊이 고인 슬픔을 날려 보내고 절망 속에서 용기를 얻는다. '마음을 적시는 도심의 샘물'이다. 시민들의 삶의 판이면서 마음판이다.

글판은 분기별로 새 글을 선보이며 시민에게 감동과 활력을 준다. 사람이 아닌데도 '2007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환경재단)에 뽑히기도 했다. '개미처럼 모아라/여름은 길지 않다', '가는 데까지 가거라/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쉬다 보면 새 길이 보이리', '사랑이여 건배하자/추락하는 모든 것들과/꽃피는 모든 것들을 위해'…. 동서고금의 격언과 시 한 구절의 힘.

"부산시청사에도 '부산 스토리'를 담은 글판을 만들어 보자." 허남식 부산시장의 제안이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부산에 '문화의 옷'을  정성껏 입혀가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생각에서 '부산 글판'을 운영할 생각인 듯 하다. 부산시청사에 글판을 만든다? 무채색 콘크리트 숲에 부산사람의 '삶의 스토리'를, 생기발랄한 몸짓과 눈빛을 새긴다? 부산사람에게 정서적 안정과 기쁨, 활력을 줄 격언과 시, 그 문화를 깊이를 담담히 전해 준다. '부산시청사 글판'을 큰 기대 속에 기다려 볼까나?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10-08-1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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