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풀어쓰기 - 유동성함정
- 내용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금리인하를 통한 통화확장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유동성함정(liquidity trap)으로 인해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유동성함정이란 1920년대 말 대공황 때 경제학자 케인즈(J.M. Keynes)가 제기한 이론으로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해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은 투자를 증가시킨다. 하지만 이자율이 일정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사람들은 가까운 미래에 이자율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여 채권을 매입하는 대신에 현금의 형태로 자산을 보유하려 한다. 더 나아가 금융당국이 아무리 이자율을 내려도 기업이 더 이상 투자하지 않아 결국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때문에 중앙은행이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도 소비나 투자는 위축되고 경기는 살아나지 않으며 저금리의 덫에 빠져 기업이 구조조정을 게을리 하면 오히려 경기가 장기적으로 침체할 수도 있다. 결국 제로금리는 시중의 자금난을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응급조치일 뿐 실물경기 침체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유동성함정을 화폐공급량을 증가 시켜도 이자율이 하락하지 않는 현상으로 설명한다. 보통의 경우에는 우하향하는 화폐수요곡선과 수직선의 화폐공급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균형이자율이 결정된다. 이런 경우에는 화폐공급을 증가시키면 화폐공급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이자율이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화폐수요가 이자율에 민감한 경우 즉 유동성함정의 경우)에는 화폐수요곡선이 수평선의 형태가 되어 화폐공급을 아무리 증가 시켜도 이자율은 낮아지지 않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유동성함정에 빠졌다고 한다.
- 작성자
- 강준규/동의대 교수·경제학
- 작성일자
- 2009-08-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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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383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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