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물가인상
- 내용
- 몇 해 전 남미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으로부터 “남미의 한 도시에서는 볼 일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사이에 시내버스 요금이 올라 당황했다”는 여행담을 들어본 적이 있다. 사실 2~3년 전 남미의 많은 나라들은 그랬다. 물가가 시간마다 달라져 얼을 빼기 일쑤였다. 바로 2년 전 IMF행이 결정되면서 우리도 비슷한 현상을 겪었다. 하루가 다르게 달러 값이 치솟았고 뒤이어 물가가 급상승했다. ▶사실 물가라는 것이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도미노현상을 나타낸다. 원유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원유가가 상승하면 업계는 생산원가에 영향을 받아 기업활동이 위축된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판매가격은 오른다. 결국 물가한파가 닥치고 종국에는 민심마저 얼어붙는다. ▶올 들어 7월까지 `지수물가\"\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0.6%가 상승해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요즘 물가는 몸부림치기 시작하고 있다. 폭우·태풍 이후 과일과 채소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소위 `체감물가\"\는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는 연평균 물가상승률을 2% 이내로 방어하겠다고 장담하지만 어렵겠다는 느낌이 앞선다. 무엇보다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에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9.8% 올랐다. 10월에는 전기요금이 7.9% 가량 인상된다고 한다. 철도요금은 인상방안이 협의 중이고 고속버스업계는 요금인상을 요청한 상태다. 이같은 분위기라면 추석을 앞두고 다른 업종의 물가가 들썩거릴 게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서민들은 또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 같다. 그러나 IMF 이후 고물가와 저임금으로 조를 대로 졸라 더 이상 조를 허리조차 없는 사람들은 어찌하란 말인가.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06-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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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8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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