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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868호 칼럼

수평선/ 고래

내용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는 에이허브 선장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고래 `모비딕\"\이 나온다. 헌데 이 고래를 놓고 해석이 구구하다. 에이허브를 선(善)으로, 고래를 악(惡)으로 간주하고 악이 승리하는 구도로 보는 이가 있다. 반면 고래를 자연의 상징으로 보고 자연에 대해 복수의 집념에 사로잡힌 에이허브를 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구약성경에서 요나를 삼킨 큰 물고기도 선이냐 악이냐 하는 문제를 거론할 때 단골로 등장한다. ▶에이허브가 죽기살기로 `모비딕\"\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면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았을 것이고 고래가 요나를 뭍에 내려준 것을 생각할 때 고래를 악으로만 간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고기와 기름을 제공하는 등 고래의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측면을 볼 때 마구잡이로 고래사냥을 하지 않는 한 고래가 인간에게 해를 끼칠 까닭은 없어 보인다.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고래잡이는 성업을 이뤘다. 그러나 무분별한 남획으로 고래는 자취를 감췄다. 86년부터 고래잡이가 전면 금지됐으나 등 돌린 고래는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나마 90년대 들어 이따금 목격됐으나 불법포획과 암거래로 세계야생물기금으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다. ▶최근 동해와 남해 일대에 11만 마리의 고래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헌데 이 발표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상업포경 재개를 목적으로 쿼터 확보를 위한 조사일진대 중요한 사실이 누락됐다는 이야기다. 멸종위기에 처한 고래보호 차원에서 포획 및 거래가 가능한 고래의 수치를 발표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몇 해 전 국내에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60% 가량이 국제적으로 거래가 금지된 종류라는 시민단체의 조사결과를 다시금 되새겨 볼 때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0-06-0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8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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