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모정(母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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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수평선 / 모정(母情)
내가 새 한 마리 죽이지 않고 살아온 것은/엄마의 자애로운 마음이요/햇빛 속에 웃는 나의 미소는/엄마한테서 배운 웃음이다/또 하나 나의 간절한 희망은/엄마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시인 피천득 선생님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모정’의 일부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전후해 우리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 모정에 관한 사연은 대부분 안타까운 것 들이었다.
▶지난 3일 부산 영도에서는 여덟살짜리 아들과 네살짜리 조카가 타고 있던 승용차가 가파른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할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몸으로 차를 막아낸 4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또 같은 날 오후 초량동에서는 일곱살짜리 아들을 구하려 불길 속에 뛰어들었던 20대 주부가 아들과 함께 숨져 이웃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태풍 에위니아 당시 산사태가 발생한 북구 만덕동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아들을 구하러 뛰어들었던 30대 어머니가 숨졌다. 모두가 가슴 뭉클한 사연이다.
▶이에 반해 올 초 전 국민들은 물론 미국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사연은 아름다운 모정이었다. 미국 슈퍼볼 최우수선수 하인스 워드는 영광스런 인터뷰에서 나의 어머니에게서 성실과 정직 사랑 등 모든 가치를 배웠고 무엇을 하더라도 어머니가 베푼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한가위 연휴 각종 사고와 끝없이 이어지는 차량정체 속에 민족의 대이동을 가능케 한 것은 모정 때문인지 모른다.
▶고향의 풍성한 인심과 함께 동구 밖 어귀를 바라보며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의 따뜻했던 마음. 하루 이틀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렇게 좋아하시던 어머니. 자식들이 탄 승용차가 마을을 완전히 빠져 나갈 때까지 손을 흔들며 못내 아쉬워하던 정다운 어머니의 모습. 일상으로 돌아 온 우리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는 원동력이 틀림없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6-10-1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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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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