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일본인 거리
- 내용
- 부산·경남지역에는 상징성과 상품성 등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많은 ‘거리’들이 있다. 상해거리, 차없는 거리, 대학가 문화의 거리, 역사문화 거리, 아트패션거리, 남가람 문화거리 등이 그것이다. 초량동 상해거리는 중국 관광객 유치가 목적이고 부산대앞 차없는 거리는 젊은이들의 휴식공간이다. ▶대연동 대학가 문화의 거리는 유엔공원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것이고 부산진시장 일대 역사문화 거리는 부산 근·현대사의 현장을 시민들에게 체험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중동 달맞이길 아트패션거리는 화랑과 추리문학관 등의 관광자원화를 위해 추진됐다. 최근 부산의 한 자치단체가 ‘일본인 거리’ 조성사업을 발표했다. 이 자치단체는 건물 등 일본의 흔적이 많은 곳에 음식점과 전통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중 절반에 가까운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명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장기간 침체된 상권활성화를 위한 절박한 심경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네티즌들은 ‘종군위안부와 독도, 신사참배 등 과거사가 청산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시기상조’라는 반응과 ‘부산이 국제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 활용하자’는 각각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민족적 수치심 유발 등 국민 정서상 바람직하지 못하다”, “도심공동화 극복 등을 위해 특색있는 거리조성은 필요하다”는 등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일본인 거리 조성사업은 한 일 교류활성화 등을 위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우선 주민들의 동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의 조언도 절실하다. 명칭이 문제라면 근대사의 거리, 역사의 광장 등 대중적 합의를 거쳐 정하면 된다. 무엇보다 사업의 필요성과 그 속에 깃든 시대정신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4-04-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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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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