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고철 모으기
- 내용
- 철은 일찍이 인류문명을 꽃피운 씨앗이었다. 철은 오늘날 문명 발달의 열쇠이다. 역사상 철은 `힘의 논리'의 대명사였다. 철을 잘 다루는 민족은 강했다. 당연히 세계를 지배하며 국부를 쌓았다. 산업혁명 이후 세계사를 주도한 영국, 19C말의 독일, 20C 미국이 산업대국 행세를 한 것은 다 철의 힘이었다. 오늘날 철은 말 그대로 `산업의 쌀'이다. ▶한국이 현대적 의미의 `제철'에 나선 지도 어언 30년. 포스코(옛 포항제철)가 용광로를 가동한 그 역사이다. 한국이 제철공장을 갖기도 쉽진 않았다. 포항 영일만에 제철공장이 들어선 것을 `기적'이라고들 했다. 다행히 포스코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현재 생산규모·품질·가격 경쟁력에서 세계최고 수준이다. 한국이 세계 조선업계 1위, 가전부문 세계 2위, 자동차부문 세계 5위에 이른 것도 포스코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제철산업의 앞길은 멀고도 험하다. 불과 1년여전 한국은 철강 수출을 걱정했다. 세계적인 공급 과잉에다 각국의 보호주의, 중국의 추격 때문이다. 이제 한국은 원자재난을 걱정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며 산업용 원자재를 독점하고 있다. 당연히 국제 고철은 품귀상태에 값도 엄청 뛰고 있다. ▶부산시가 `고철 모으기'운동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심각한 철강재난으로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란 걱정이다. 시는 시민 1인당 1㎏씩 총 3천800t을 모은다는 목표이다. 양으로야 지금의 원자재난을 극복하기에 턱없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믿어야 한다. 한국이 살기 위해선 철은 더 소중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금 모으기'를 통해 IMF 관리체제를 극복할 의지를 다졌다는 사실을. `고철 모으기'의 뜻은 그래서 한층 중요하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4-03-1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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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104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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