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박물관을 다녀와서

 

사이버체험관을 열어 다시 한 번 추억을 되새기며.....

질문내용
제가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에 다녀온 후로 다소 시간이 흘러서인지 기억이 많이 흐려졌어요^^;;새벽에 일어나서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너무 희미하고 몽롱하게 글을 전개한 것은 아닐까 싶어 사이버체험관을 열어 다시 한 번 해양사박물관에 방문한다 생각하고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글을 써보게 됬어요. 양해 부탁드릴게요^^;;


햇빛이 뜨겁게 내리쬐는 오후.....학교에서는 금강공원에서 사생대회를 한참 개최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상을 받고 싶은 마음에 혼자 막무가내로 친구들과 떨어져 앉아 그림을 열심히 그렸고 내가 그림을 제출하고 금강공원을 벗어나 잠깐 주위를 활보하고 있을 때에는 이미 친구들은 집에 돌아가고 나 혼자 남아서 길거리를 걷고 있었다. 어느 정도.....어느 길로 걸었는 지는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름대로 혼자의 고독을 즐기고 싶었나보다. 나는 그렇게 잘 알지도 못하는 거리를 음악을 들으며 걷고 있었다.

음악은 세상을 즐겁게 보는 시각을 가져다 주는 것만 같다. 나는 정처없이 걸었던 것 같고 어느덧 내가 발걸음을 들여놓은 곳은 부산해양사박물관이었다.
박물관이라고는 가본 기억이 잘 없던 내가 어째서 혼자 부산해양사박물관에 혼자 갈 생각을 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자부심' 그렇다, '나는 혼자 박물관을 관람할 줄 아는 문화를 아는 시민이다.'라는 자부심이 나를 그렇게 부산해양사박물관으로 인도했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우습다고 생각이 되지만
'뭐, 그 때의 나는 지금 생각하기에 어린애 였으니까.....'

해양사박물관에서 나를 처음 반겨준 것은 꽃 이었다. 돌 사이에 울긋불긋 피어있는 꽃들.....그리고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귀에서 들려오는 상쾌한 음악 이 모든 것이 나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어 주었고 꽃 에게 다가가서 꽃 향기를 맡아보는 약간은 무모한(?)행동 까지 이끌어 주었던 것 같다. 조금 더 가보니
'귀엽다'라는 느낌을 주는 해양사박물관이 세워져있었다. 어째서 귀엽다라는 느낌이 들었을까? 지금 다시 한번 해양사박물관의 건물 모형을 바라보니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레고 블록'같다고나 할까? ㅎㅎ 들뜬 마음으로 박물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 1 전시관의 3층에서는 참고래아래턱뼈가 덩그러니 나를 맞아주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고래가 턱이 있었던가?' 였다 ㅎㅎ 고래 몸의 구조도가 자세히 고래의 몸에 대해서 알려주었고 고래턱뼈를 조금 살펴보고 옆의 화석관으로 시선을 돌리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화석은 역시나 공룡똥화석!!!!! 어렸을 때부터 공룡에 대해 관심이 많아 공룡발자국화석을 보러 가기도 했고 공룡대박람회 등 공룡에 큰 관심을 가지던 나에게 공룡똥화석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공룡똥화석.....피식 웃음이 나왔다. 공룡똥화석은 태어나서 처음 본 새로운 화석이어서인지 더욱 관심이 갔다. 딱히 공룡이 아니었더라도 그 때 나는 똥화석이라는 그 자체에 관심이 더욱 갔던 것 같다.ㅎㅎ

제 2 전시관의 3층에서는 악어관,거북관,도마뱀관,뱀관이 있었고 나의 흥미를 가장 끌던 전시관 이기도 했다. 거북관에서 못생긴 늑대거북의 눈매를 가만히 쏘아보고 옆의 악어관에서 무시무시한 악어들을 바라보며 악어 가죽 핸드백을 상상했던 내 모습이 조금 우스웠다. 나를 가장 들뜨게 만든 것은 뭐니뭐니해도 도마뱀 관!!! 공룡과 닮은 도마뱀들을 좋아했던 나는 도마뱀 하나하나에게 탄성을 질렀고 특히 '퀴즈탐험 동물의 세계'에서 나왔던 목도리 도마뱀은 정말 멋있었다. 도마뱀들이 나무를 타는 모습은 아직까지도 내 뇌리를 떠나지 않고 머리속을 휘젓는 것만 같다. 뱀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인지 가만히 눈으로만 뱀들을 관찰하고 서둘러 2층으로 행했다.

제 1 전시관 2층에서는 어류관과 한국수계자원관이 있었는데 어류관에서 나는 내가 아는 물고기가 얼마나 있나 한번 둘러보았으나 한 마리도 보이지 않자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수계자원관은 그 어려워보이는 이름때문에 들리지 않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이버체험관에서 다시 한번 둘러보니 쥐가오리니 개복치니 지금도 약간의 흥미를 조장하는 다양한 생물들이 많아 볼만한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들러서 정말 자세히 관찰해보고 싶다.

제 2 전시관 2층 박제된 어마어마한 해양생물들이 대거 집합해있는 곳이다. 두족류/극파류관에서 불가사리랑 성게를 유심히 본 것 같다. 불가사리를 만져서 오돌토돌한 느낌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데 이 곳에서 만졌는 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해양생물공예품장에서는 아름다운 자개로 무늬를 낸 가구들을 볼 수 있었고 대형어류관에서 돛새치와 철갑상어 박제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탄성을 지르고 민망해서 옆을 둘러보니 한 어머니와 꼬마가 철갑상어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꼬마가 철갑상어를 손짓하며 탄성을 지르는 것이 보였다. '인간은 역시 징그럽고 큰 생물이 가장 인상깊게 들어오는 건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또 흥미가 가는 파충류관과 상어관을 유심히 관찰하고 다른 관들을 가만히 둘러본 뒤에 1 층으로 향했다.

제 1 전시관 1층에서는 시각장애인관과 패류관, 특별전시관이 있었는데 패류관이 역시나 가장 눈에 잘 들어왔다. 정말 많은 종류의 조개들을 볼 수 있었고 귀여운 모습의 고둥들도 많았다. 시각장애인관은 몇 몇 해양생물들을 만져볼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 시각장애인들은 이 곳 까지와서 눈으로 이 아름다운 생물들을 볼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안타까웠다. 그리고 또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해준 부산해양사박물관이 조금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각류관에서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가재라던지 꽃게도 있었지만 다리에 털이 숭숭 난 게라던지 거미다리 게라던지 보면 징그러운 생물들도 많았다. 이제 슬슬 끝이 보이는 구나 싶어서 벌써부터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제 2 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는 국내/외 여러 해양관련된 특별한 전시품들을 전시해놓았다. 이 곳은 정말 박물관 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여러가지 그림들을 보고 있으니까 왠지 교양이 싹트는 듯한 그런 기분도 들었다. 한번 쭉 둘러본 뒤 마지막으로 영상과학관을 빼꼼히 바라본 후에 해양자연사박물관을 나왔다.

이제 슬슬 뜨거움이 사라진 햇빛과 꽃들이 나를 맞아주었고 해양자연사박물관을 나와 집으로 향한 내 발걸음은 아주 가벼웠다. 예의 그 '나는 내 의지로 박물관에서 여러가지 관람을 한 문화시민이다.'라는 자부심 때문이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 스스로 박물관을 찾아가 관람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기에 나름대로 뿌듯할 만 했던 것도 같다. 다시 한 번 사이버체험관을 열어서 박물관을 관람하여 보니 역시 흥미만을 쫓아 관람하기 바쁘던 그 때와는 다른 시선으로 관람할 수가 있었고 다시 한 번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로 최선을 다해 관람해보고 싶다.

현재에 아이들의 놀이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놀이동산이며, 영화관, 오락실, pc방 여러가지 상업용 요소들이 아이들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박물관을 찾는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드는 것 같다. 확실히 가족끼리 단란하게 놀이공원에 소풍겸 가는 것도 물론 좋은 일이다. 나 역시도 어렸을 때 수 없이 놀이공원에 소풍 삼아 자주 놀러 갔다. 그러나 지금 나에게 놀이공원에 갔던 그 기억들은 잘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어렸을 때 부터 관심이 많던 공룡박람회나 공룡발자국 화석을 본 기억, 그리고 공룡화석을 박물관에서 본 기억들은 아직까지 새록새록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아이들이 저렴한 입장료만 지불하면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는 박물관들을 좀 더 관람하는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다.

부산해양사박물관의 사이버체험관 오픈 축하드리구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모습의 부산해양사박물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꼭 들리겠습니다. 부산해양사박물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