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바다 위에서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2026 기획 연재(3) 해운대 관광유람선 vs 자갈치 크루즈
- 내용
어멋! 부산여행 이건 꼭 타봐야 해
도시여행은 ‘탈것'에서 시작된다. 도시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목적지로 향하는 이동 수단과 과정 그 자체에 있다. 어떤 ‘탈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보는 도시의 얼굴은 달라진다. 그러므로 도시여행에서 다양한 ‘탈것'의 경험은 도시의 역사와 성격, 그리고 시민들의 삶을 이해하는 가장 밀접한 통로가 된다. 오늘 당신이 선택한 ‘탈것'이 훗날 부산여행을 떠올릴 때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부산대표 관광 유람선 해운대 크루즈가 해운대 앞바다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런 게 진짜 부산이지. 한강 유람선보다 훨 나아요.”
”진짜 좋나?”
”예. 이렇게 해 봐요. 여기서 이렇게 하면 완전 타이타닉이잖아.”
언니 집에 놀러 왔다는 서울 사는 처제 부부는 뱃머리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처럼 언니 부부도 같이 따라서 해 보라는 것이다.
”30년 넘게 부산서 살았지만 배는 처음 탔어요. 남해 쪽 섬에 놀러갔을 때나 타봤지, 부산서 배 탈 생각은 못했네요. 그런데 배에서 부산을 보니까 너무 너무 좋네요. 색다르고.”
부산은 바다에서 봐야 제대로 보인다. 해변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부산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 거다. 나머지 절반은 바다 위에 올라서야 보인다. 바다 위에서 부산을 바라본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변에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 위에 올라서서 육지를 바라보는 순간, 부산은 전혀 다른 도시가 된다.
엔진을 켜고, 배에 묶인 밧줄을 풀고, 선착장을 떠난다. 출항이다.
해운대 해수욕장과 엘시티, 자갈치 시장과 송도해수욕장을 등지고 수평선을 향해서 나아갈 때, 그때 비로소 부산이 항만도시라는 사실이 감각으로 전해진다.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부산이 커진다. 가까이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조금 거리를 두면 ‘부산의 진짜 아름다움'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바다 위에서만 볼 수 있는 부산의 얼굴이다. 부산을 제대로 보려면 한 번쯤 부산에서 떠나야 한다. 바다 위로.

△해운대 크루즈 승선 대기실.
△해운대 크루즈에 승선하고 있는 승객들.
부산 대표 관광 유람선 - 해운대 크루즈
유람선(遊覽船)은 말 그대로 ‘유람하는 배'다. 바다 위를 이동하면서 ‘경치가 좋은 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목적인 배다. 이 개념을 관광에 적용하면 도시 인근 해안을 돌아보면서 관광 항해하는 연안 크루즈가 된다.
해운대 관광유람선(해운대 크루즈)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유람선이다. ‘취항 50년'이 다 되어 간다. 1979년에 첫 취항했다.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엘시티 타워 아래, 해운대 미포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부산 해상 관광의 가장 오랜 대표답게 외국인 관광객, 단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노선이다. 주말 평균 400∼500명이 해상 관광을 즐긴다. 예전엔 1천명 가까이 승선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로 승객이 급감했다가 서서히 회복중이다.
”외국인들은 저희 유람선을 타고 바다 위에서 육지의 야경을 보고는 ‘반드시!' 감탄하십니다. 유람선 위에서 드라마·영화 촬영도 많이 하고요. 부산국제영화제 때나 축제 때 영화배우, 연예인, 가수 분들이 부산에 오시면 저희 유람선을 자주 타시곤 해요. 승객들에게 싸인도 해 주시고요.”

△해운대 크루즈에서 본 해운대 야경.
해운대 크루즈는 99t과 90t 2척을 운항한다. 코스는 미포항을 출발해 오륙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오는 낮 시간대의 ‘오륙도 해상투어'와 저녁 바다 위에서 일몰과 야경을 즐기는 ‘광안대교 야경투어' 2종류다.
오륙도 해상투어든, 광안대교 야경투어든 유람선이 선착장을 출항하고 얼마 되지 않아 배 뒤쪽에서는 감탄이 터져 나온다. 유람선이 미포항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엘시티 타워와 주변 풍경이 카메라 렌즈 속으로 쑥 빨려 들어오는 느낌이다. 인생 사진이나 감동적인 동영상을 남기고 싶다면 선착장을 출항할 때 뱃머리보다는 배 뒤쪽에서 엘시티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유람선은 2층 구조로, 1층 실내 객실과 2층 오픈 데크로 나뉜다. 맑은 날에는 2층 데크에 올라서는 것이 정답이다. 갑판 난간에 기대어 바람을 맞는 순간, 그 자체로 여행이 시작된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동백섬을 지나 누리마루 APEC하우스 앞을 거쳐서 곧장 오륙도로 달려 나간다. 배 오른편으로 펼쳐지는 광안대교와 광안리, 이기대 해안을 감상하는 사이에 배 뒤쪽에선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야단이다. 하늘로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 따라오는 갈매기들을 찍으려 여기저기 웃음이 터지고 포즈를 잡느라 정신이 없다.

△해운대 크루즈를 타고 본 오륙도와 오륙도 등대.오륙도는 예로부터 부산의 상징이다. 등대섬의 하얀 등대는 부산항의 문지기 역할을 해 왔다. 대한민국의 관문 부산항을 드나드는 선박은 반드시 오륙도 등대를 알현해야 한다. 일제강점기 때인 1937년에 건립되었다가 시설이 낡아 1998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새롭게 지었다.
5개로 보였다가 6개로도 보이는 신비한 섬 오륙도. 파도의 포말이 닿지 못하는 섬의 암벽엔 바닷새들이 그들만이 아는 암호로 하얀 벽화를 새겨 놓았다. 오륙도는 육지보다는 유람선을 타고 가까이서 감상하는 것이 훨씬 감동적이다.

이기 부산인기라 - 자갈치 크루즈

△자갈치시장 옆 자갈치 크루즈 승선장. 뒤쪽으로 영도대교가 보인다.자갈치 크루즈는 가장 부산다운 곳을 둘러보는 코스다.
부산의 대표 전통시장이자 관광지인 자갈치시장. 새벽부터 사람과 생선이 뒤섞이는 이 부두에 흰색 대형 유람선이 정박해 있다. 총톤수 379t, 대형 관광버스 4대를 이어붙인 길이에 300명 안팎의 승객이 한 번에 탈 수 있다. 운대 관광유람선과는 규모부터 다르다. 3층 구조에 훨씬 크고, 더 안정적이며, 내부 시설도 충실하다. 꽤 웅장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1층은 객실과 공연장, 2층은 매점과 휴게실, 3층은 야외 테라스. 1층에 있는 공연 무대에선 색소폰 연주와 승객들의 노래자랑 등 이벤트가 열려 선내에서 먹고 쉬고 즐기면서 90분의 항해를 즐겁게 소화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관광버스 타고 온 단체 관광객들이 많다.
투어 종류는 남항 선착장을 출발해 자갈치시장 주변 풍경과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송도, 태종대의 해안 절경을 즐기는 ‘주간 크루즈', 오후 6시에 출항해 붉은 빛으로 물든 바다의 석양과 장관을 이룬 묘박지(바다 위 선박들의 주차장)에 줄지어 떠 있는 대형 선박들의 불빛과 원도심의 야경을 즐기는 ‘노을 크루즈', 밤바다의 짙은 낭만과 아름다운 야경에 취하는 ‘밤바다 크루즈' 3종류다.

△자갈치 크루즈 승선장 옆의 포토존.
△자갈치 크루즈를 타는 승객들.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출항하는 크루즈는 선상에서 영도대교가 들려올라가는 도개 장면을 관람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인기가 높다.
자갈치 크루즈는 부산 남항 일대를 관광하는 해양 관광유람선이다.
부산 남항은 대한민국 근현대 수산업의 역사를 간직한 상징적 공간이다. 부산 사람들의 역동적인 삶과 정신을 품은 ‘부산의 어머니와 같은 바다'다. 수많은 대형 선박들이 수리나 정박을 위해 머무는 가장 부산다운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남항을 빠져나온 크루즈는 넓은 바다로 나가 태종대 인근 해상으로 향한다. 태종대 등대와 절벽이 보이기 시작하면 승객들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실내에 있던 승객들도 갑판 쪽으로 쏟아진다. 고래를 닮은 태종대 ‘고래등'을 비롯해 바다 위에서 태종대의 절벽 전체를 한눈에 본다는 건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파도가 세게 치는 날이면 절벽에 부딪힌 파도가 10m 이상 솟구치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돌고래가 노는 걸 볼 수 있다. 그 장관을 바다 위 갑판에서 직관한다는 것은 육지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감각이다.

△자갈치 크루즈에 탄 승객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
△부산항을 빠져나가는 자갈치 크루즈.비교 불가 몰입감
야경(夜景)에 취하다
어느 시인은 그랬다. ”나는 내 말만 하고 / 바다는 제 말만 하며 / 술은 내가 마시는데 /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부산에선 다르다. 나는 말을 잃고 / 바다는 말을 안 하고 / 술은 바다가 마시는데 / 취하긴 하늘과 사람들이 취한다.
왜 그런가? 일몰 시간대에 해운대 관광유람선, 자갈치 크루즈에 승선해 보면 안다.
붉은 포도주 빛으로 물든 하늘과 취한 듯 붉게 일렁이는 바다 물결에 사람들은 모두 말을 잃고, 아름다운 야경에 취해서 연신 카메라만 터뜨리며 감탄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해운대든 자갈치든 부산 크루즈 관광의 압권은 단연 야경(夜景)이다. ‘비교 불가 몰입감!'에 빠져 든다.
해운대 관광유람선의 광안대교 야경투어가 화려한 시티뷰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랑한다면 자갈치 크루즈는 마치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하는 노랫말처럼 날것의 순수함과 낭만이 느껴진다.
해운대 관광유람선, 자갈치 크루즈, 같은 바다 위에 있지만 경험의 결이 완전 다르다. 부산 바다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 두 가지 ‘탈 것'을 모두 타보길 권한다. 부산은 바다에서 봐야 제대로 보인다.
글 원성만
<Tip>예매와 이용 안내는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할인 혜택이 있다.
부산 해운대 유람선 온라인할인예약센터(www.mipocruise.co.kr), 051-742-2525
자갈치 크루즈(www.jagalchi-cruise.com), 051-241-0909
운항시간은 오전 11시부터이지만 날씨와 인원에 따라 변동이 있기 때문에 미리 전화로 출항시간을 문의하는 것이 좋다. 신분증이 있어야 배를 탈 수 있다.
- 작성자
- 조현경
- 작성일자
- 2026-07-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202607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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