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야기 - 도심 속 역사 유적 '배산성지'를 걷다
거칠산국부터 주민을 지키던 '배산성'의 발자취를 따라
- 내용
연제구는 기존의 연산동과 거제동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부산광역시청을 비롯해 부산광역시의회, 부산지방법원, 부산지방검찰청 등 지역의 주요 관공서가 밀집해 있는 부산의 행정 중심지다. 또한 배산(盃山)을 중심으로 고대 부족국가의 흔적이 남아있다. 연산동 고분군에서 삼국시대의 고분과 유구가 다량 출토되면서 고대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역사문화벨트로도 인정받고 있다.

△배산성지. 사진제공-연제구시민들이 즐겨 찾는 '배산 둘레길'을 걸었다. 배산 초입부터 깔딱고개와 만난다.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니다. 주택들이 둘러싸고 있는 도심 속 작은 산이라 쉽게 봤는데, 시작부터 숨이 턱까지 찬다. 아름들이 상수리나무와 도토리나무가 큰 숲을 이루며 가을의 무게를 못 이긴 채 도토리 열매를 툭툭 떨어뜨린다. 깔딱고개를 넘어서니 바람도 쉬어간다는 바람고개가 나온다. 군데군데 체육시설과 정자 등 쉼터가 잘 조성돼 있는 것도 주택가 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약수로 목을 축인 뒤 갈림길에서 배산 정상으로 다시 가파른 길을 오른다. 땀이 쉴 새 없이 흐를 정도로 한참을 정신없이 오르다보니 전망대와 만난다.
전망대에 서니 가슴이 확 뚫린다. 광안리 앞바다와 광안대교, 금련산, 황령산, 행경산 능선이 일필휘지(一筆揮之)하고, 그 사이로 주택들이 알알이 자리하고 있다. 어느 풍경 하나 거칠 것 없이 펼쳐진다. 여기서부터 배산 둘레길. 오솔길이 정말 아름답다.
잠시 오르막을 거치니 배산 정상이다. 연제구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멀리 금정산이 큰 능선을 이루고, 도심 사이로 마안산, 옥봉산, 그 뒤로 윤산 등이 도시를 병풍처럼 떠받치고 섰다. 발 아래로 아파트 단지가 줄을 이어 서 있고, 왼편으로는 연산동 고분군의 고분들이 초록의 봉분을 편안하게 누이고 있다.
배산 정상을 중심으로 배산의 허리둘레까지 외부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흙으로 성을 쌓았는데 그 성이 바로 배산성이다. 현재는 다 허물어져 기초부분 등 일부 유적만 남았기에 배산성지라 부른다. 배산성지는 1972년 부산시 기념물 제4호로 지정돼 있다.
배산성을 언제 쌓은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신라가 이곳을 통치하기 이전 토착 세력 집단이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곳의 옛 지명인 거칠산국(居漆山國)의 유적으로도 이야기하고 있다. 성은 흙으로 쌓은 토성의 형태로, 배산을 중심으로 산의 허리 부분과 정상 부근 등에 각각 쌓은 것으로 보인다.
△배산성지 집수지 발굴 현장 모습. 사진제공 : 국제신문산 정상 바로 아래에는 폭 2m의 웅덩이가 있는데, 당시 성안 사람들의 식수를 모아두는 집수지로 추정하고 있다. 급경사의 하산 길에 있는 집수지 공사는 완성됐다. 배산성지 집수지 현장을 보니, 언뜻 돌무덤 같기도 하고 집수지의 유구 같기도 한 돌무더기가 주위로 흩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성지 주변 곳곳에는 그릇 조각과 기와조각들이 많이 발견돼 배산성이 오랜 시간 성안 사람들을 지키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글 조익제(동래구 명장동)
- 작성자
- 조현경
- 작성일자
- 2026-01-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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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601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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