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1987년 건설돼 강과 바다를 갈라놓았던 낙동강 하굿둑이 35년 만인 지난 2022년 2월 18일 수문을 상시 개방해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수역)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 

낙동강 하굿둑이 35년 만에 수문을 상시 개방해 기수역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사진은 낙동강 하굿둑 전경).

낙동강 하구 일대는 우리나라 대표적 철새도래지이자 생태계의 보고다. 하지만 1987년 하굿둑 건설 이후 바닷물이 강 상류로 흘러들지 못하게 되면서 어종이 단순화하고 식생이 변해 철새가 감소하는 등 환경 문제를 불러왔다. 

부산시와 지역사회는 2017년부터 낙동강 하굿둑 수문 시범 개방을 이끄는 등 생태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펼쳤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하굿둑 상시 개방 요구도 끊이지 않았다. 

낙동강 하굿둑 시범 개방 후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인근 농지의 염분 피해 와 안정적 용수 공급에 큰 지장이 없고 뱀장어, 점농어 등 회귀성 어종이 돌아오는 등 생태계 복원 가능성이 확인됐다.

부산시와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2022년 2월 10일 ‘낙동강 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하고 2월 18일부터 수문을 개방했다. 

부산시는 수문을 개방하는 당일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비전 보고회’를 열어 건강한 생태와 행복한 삶이 공존하는 낙동강 하구를 만들어 부산의 미래 중심이 되는 ‘낙동강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바닷물 유입으로 인근 농지 염분 피해에 대한 우려에도, 생태복원 필요성에 공감해준 농민들을 위해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분석, 염분 피해 예방조치 강화 등도 약속했다.

부산시는 수문 상시 개방 이후 기수역 생태계와 기후·여건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생태복원을 추진했다. 낙동강 하류 지역 농·공·생활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굿둑 상류 15㎞까지만 기수역을 조성해 수질과 생태 변화도 관찰했다. 특히 염분이 하굿둑 상류 10∼12㎞에 도달하면 바닷물 유입을 중단해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서낙동강 유역 농경지에 염분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 3년 동안 낙동강 하구에는 연어가 다시 찾아오고 사라졌던 재첩이 살기 시작했다. 기수어종인 숭어, 농어, 점농어가 이전보다 훨씬 많이 관찰되고, 은어, 빙어, 학공치 등 회유성 어종은 하굿둑에서 상류 18㎞까지 서식지가 확대됐다. 국제 멸종위기종인 실뱀장어(새끼 뱀장어)가  낙동강 상류에서 확인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