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박물관에서 지난 9월 30일부터 열리고 있는 대규모 교류기획전 ‘거장의 비밀: 셰익스피어부터 500년의 문학과 예술’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내년 1월 18일까지 111일간 진행되는 이 특별전은 아시아 최초로 영국의 문학 거장 78인의 삶과 작품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전시로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박물관에서 내년 1월 18일까지 열리는 교류기획전 ‘거장의 비밀: 셰익스피어부터 500년의 문학과 예술’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사진은 전시포스터와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 모습). 사진제공·부산일보

압도적인 규모의 희귀 자료 국내 첫 공개

‘거장의 비밀’ 전의 가장 큰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NPG)과 협력을 통한 압도적 규모의 희귀 소장품이다. 

부산시립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NPG와 협력해 셰익스피어부터 제이케이(J.K.) 롤링까지 시대를 초월한 영국 문학 거장 78인의 초상화와 친필원고, 편지, 초판본 등 총 137점을 선보인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첫 희곡 전집 ‘퍼스트 폴리오(First Folio)’는 1623년 셰익스피어 사후 동료들이 그의 희곡을 집대성해 출간한 책으로, 세계 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의미를 지닌다. 전 세계에 단 230여 권만 남아있는 희귀본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친필원고,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시리즈 ‘베일을 쓴 하숙인’ 친필원고, J.K. 롤링의 친필 삽화가 담긴 ‘해리포터’ 초판본 등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거장의 인간적 고뇌와 열정 조명

이번 전시는 단순히 희귀본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작가들의 삶과 문학적 여정, 그들이 마주했던 수많은 도전의 순간을 5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본다는 점도 인기의 비결이다.

첫 번째 주제 ‘작가를 찾아서: 글, 초상, 그리고 삶’에서는 초상화, 원고, 편지를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모습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살펴본다.

두 번째 ‘위대한 여정: 거장이 되기까지’에서는 문학 거장으로 성공하기까지의 시련과 노력, 출판 과정,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성취에 이른 순간을 소개한다. 

세 번째 ‘억압과 검열, 그리고 저항: 장벽에 맞선 작가들’에서는 정치적·사회적 억압과 편견 속에서도 목소리를 내고자 한 작가들의 도전과 저항을 조명한다. 당시 여성들의 글쓰기 활동 제한으로 남성 필명 뒤에 숨어 활동해야 했던 브론테 자매의 사연 등이 포함된다. 

네 번째 ‘명성: 빛과 그림자’에서는 명성이 성공의 상징인 동시에 작가들이 벗어날 수 없는 제약이 되기도 한 양면성을 다룬다. 특히,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스 캐릭터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고뇌가 풍자 삽화와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끈다. 

다섯 번째 ‘글의 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에서는 ‘유토피아’의 토머스 모어부터 반전 시인, 여성 해방과 이민자의 목소리를 대변한 작가들과 작품을 소개하며 글쓰기의 사회 변혁적 힘을 보여준다.

 찰스 디킨스 친필원고와 J.K.롤링 초상화.  사진제공:부산박물관

금·토·일 도슨트 프로그램 진행

‘거장의 비밀’ 전은 유료다. 성인 관람료 1만5천원. 부산시민에게는 현장 구매 시 2천원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주 목·금‧토‧일요일 오후 2시 도슨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부산박물관 누리집 (museum.busan.go.kr/busan) 또는 전시회 사무국(051-610-7154)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