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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신간 골라주는 할머니

시니어 라이프⑨ 사상시니어클럽 ‘소년소녀책방’

내용


떡 만들기 ‘수강생’에서 지금은 ‘강사’로 활동·봉사
끊임없는 호기심과 적극적인 마인드 ‘행복·감사’

“나는 책이 정말 좋다. 책이 귀한 시절에 살았다.
어릴 때 항상 책을 빌려 봤다. 무리하게 빌려와 밤을 새워 읽었던 그리운 책들이 있다. 이제는 그 귀했던 책들 속에 둘러싸여 근무하는 시니어가 됐다. 책방에 처음 근무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이를 어쩌랴, 나이 들고 보니 이제는 눈이 문제다. 책을 오래 보면 눈이 피로하고 아프다. 그래서 속독하듯 쓱 책장을 넘긴다. 읽다 보면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와닿는 대목이 있다. 생선 싼 종이는 비린내가 나고, 향을 싼 종이는 향내가 나듯, 책과 함께 한 공간 속에 있으니, 나에게도 책 내음이 배려나 싶다.” - 소년소녀책방 지기 박유진 할머니


17면 시미어라이프3 


덕포초등학교 담벼락에 ‘소년소녀책방, 노인 일자리 책방이 오픈했다’는 현수막이 색바래져 걸려 있다. 노인 일자리 책방의 상호가 ‘소년소녀책방’이라니. 설렌다.
‘소년소녀책방’은 사상구 시니어클럽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운영하는 서점이다. 건물 1층은 할매손김밥, 2층은 소년소녀책방이다.
소년소녀책방 상호는 ‘책방 안에서만큼은 걱정 없던 소년·소녀 시절로 돌아가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책방은 지난해 4월 부산도서관 인근에 문을 열었으나 같은해 9월 사상구 옛 덕포파출소를 리모델링해 책방을 옮겼다. 부산사상시니어클럽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함께 국유건물을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한 ‘나라On시니어일터’ 1호점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책방에 들어서면 조명과 거울, ‘소년소녀책방’ 나무 입간판 그리고 어린 시절 추억이 묻어나는 노란 정류장 의자까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책방 테마에 맞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쾌적하다. 책방 사용 설명서에는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책방이니 계산 속도가 느리다며 너그럽게 기다려 줄 것도 당부한다. 12명의 어르신이 3시간씩 교대로  도서 정리, 손님 응대, 계산 및 포장 등의 일을 한다. 만 60세 이상의 사상구 주민이면서 기초생활수급, 장기 요양 등급,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아니라면 누구나 일자리를 신청할 수 있다. 책 판매 수익금은 책 구매 및 일자리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사용한다. 운영이 어려운 시기도 있었으나 지역주민과 업체가 책방을 많이 찾아줘 위기를 넘겼다.


신작 소설부터 에세이, 요리책까지 다양하다. 책만 읽다가 가도 좋다. 정가의 10% 할인 판매하며 구매 요청 도서는 무료 배송한다. 독서 모임 등을 위한 공간도 대여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불을 밝힌다.
신간 읽는 할머니가 꿈이라는 책방지기 박유진 씨(72세‧사진)를 만났다. 그는 행복하고 좋다고 늘 얘기하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여기다 끊임없는 호기심과 적극적인 마인드로 책방을 이끌고 있다. 2010년 평생교육원 ‘떡 만들기’ 수강생에서 지금은 떡 강사로, 사상구 생활사박물관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참 소중하고 즐거운 일”이라며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소년소녀책방에서 구입한 책으로 하시길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문의:부산사상시니어클럽 051-302-2210
 

작성자
이귀영
작성일자
2023-10-3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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