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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3관왕 도전하는 `부산 열정맨'

2022 부산장애인기능경기대회 금상 수상자 박재우 씨

내용

"몸이 안 좋다고 절대 좌절하지 마세요. 희망을 가지고 간절히 찾아보면 도움받을 곳이 있고,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월에 열렸던 `2022 부산장애인기능경기대회' 워드프로세서 직종 금상 수상자 박재우 씨. 사실 그는 2017년 `제34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이하 전국대회)' 인테리어 디자인 직종 금상, 2021년 제38회 전국대회 건축제도 CAD 직종 금상을 수상한 실력자다. 10여 년 전만 해도 그는 장애인기능경기대회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에게 덮친 2009년의 사고는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기장군에 있는 건축 인테리어 회사에서 디자인 실장으로 일하면서, 올 9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리는 `제39회 전국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났다.

20-1cw18_박재우씨 정면사진
▲박재우 씨는 기장군의 건축인테리어 회사에서 디자인 실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3년간 식물인간처럼 지내


"출장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대학 졸업하고 건축 인테리어 일을 할 때였죠. 3년간 병원 침대에 누워서 그냥 식물인간으로 있었어요. 치료를 받으면서 차츰차츰 회복은 됐지만 혼자 휠체어를 몰지 못할 정도로 오른쪽 편마비가 심했습니다. 지적·뇌병변 3급 장애 판정을 받았는데 그 뒤로도 심각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있었죠."


대학 전공을 살려 건축 인테리어 업계에 취업해 내일의 꿈을 키우던 그에게 불행이 닥친 건 2009년이었다. 강원도로 출장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3년을 꼼짝도 못하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장애에 고통받았다. 너무 힘든 생활과 자책감에 자살까지 시도했다.

"처음에는, 솔직히 이런 말 그렇지만 처음에는 진짜 죽고 싶었어요. 정말 절망적이더라고요. 온몸에 주삿바늘을 꽂고, 인공호흡기를 달지 못하고 기관지를 절개해서 약물을 넣었는데, 하루는 휠체어로 병원 옥상에 갔다가 간병인 아주머니께 잠시 내려가 계시라 해놓고 옥상에서 떨어져 죽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 혼자 힘으로는 옥상 난간을 못 넘는 거예요…."


사회로 다시 첫발 내딛게 해 준 장애인 직업교육

다행히 차츰차츰 몸은 회복되어 퇴원은 했지만 극심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계속 그를 괴롭혔다. 병원에서도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라고 했다. 그런 그를 사회로 다시 첫발을 내딛게 한 곳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부산직업능력개발원'이다. 부산직업능력개발원은 국가가 설립한 장애인 전용 교육훈련 기관. 부산, 울산, 경남지역 장애인들의 직업 능력 개발과 직업생활을 통한 자립을 돕고 있다.


20-2cw13_박재우씨 작업중 

▲박재우 씨가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처음엔 커피 관련 일을 배우러 갔는데 상담하시던 선생님이 `박재우 씨는 예전에 캐드를 했으니까 다시 캐드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그때 제가 캐드 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한 번도 안 해봤던 건데 하면서 막상 해보니까 손에도 붙고 점점 기억이 되살아나는 거예요. 그리고 저보다 훨씬 심각한 장애를 가진 분들도 기술을 배우려고 노력하는데 내가 이렇게 절망에 빠져 있으면 되겠냐는 생각이 들었죠."


열정·도전 앞에 장애 문제 되지 않아

열정과 도전 앞에 장애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그 길로 박재우 씨는 더 적극적으로 인테리어 디자인과 건축 캐드를 파고들었고, 전국대회에 나가 2개 직종에서 각각 금상을 거머쥐었다. 부산직업능력개발원의 소개로 지금 다니는 직장도 구했다.

"여기 다닌 지 5년 정도 됐거든요. 이제 자리를 잡은 거죠. 저희 회사 대표님 너무 괜찮으신 분이고, 동료분들도 다들 좋으세요. 대표님께서 뭐든 열심히 하는 걸 좋아하셔서 이번에 부산대회에 나가서 워드 금상도 수상하게 된 거죠. 저를 장애인으로 보지 않고 똑같은 인격체로 대해주세요."

20-3cw8_박재우씨 금상상장 

▲부산장애인기능경기대회 금상 메달과 상장.


그는 올해 결혼도 했다. 마흔을 훌쩍 넘긴 늦깎이 결혼이라 `러브스토리'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저를 10년 넘게 지켜보면서 손수 치료해주셨던 간호사입니다. 통원 치료하면서 제가 먼저 고백을 했어요. `나는 이렇게 어려운 고비도 겪었는데 앞으로 인생을 더 돌파할 거다. 좀 지켜봐주지 않을래요?' 그랬죠. 제가 너무 아플 때 옆에서 주사도 놔주고 하니 너무 고맙죠."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 10명 가운데 9명은 `후천적 원인'으로 장애를 갖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언제라도 사고나 질환으로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몸이 안 좋다고 절대 좌절하지 말라. 희망을 가지고 간절히 찾아보면 도움받을 곳이 있고, 지원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 박재우 씨는 소원대로 실내 인테리어 업계에 취업해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장애인 기능명장이 된 것이다. 그의 열정과 도전 정신은 이미 금메달이다.


글·사진 원성만

작성자
조현경
작성일자
2022-08-1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21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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