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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아이가, 맞제, 그쟈~

재미있는 우리 부산말 ⑥ 정감 화법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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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그래픽·서상균

 


'내가 널 사랑해'를 부산말로 나타내면 무엇일까? 사랑한다? 아니다. '알제?'이다. 서울말로는 '내 맘 알지?'인데 부산말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말로 나타내지 않은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현은 서로 마음을 잘 안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 사람보다 관계 중심적 언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부산 사람도 이러한 속성을 갖고 있다. 서양 사람은 상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상대가 표현하지 않으면 마음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상대를 잘 알기 때문에 상대가 표현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양 사람은 사랑한다는 말을 수시로 표현해야 사랑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표현하지 않더라도 내 마음을 상대가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산에서는 수도권에 비해 서로의 유대를 전제로 언어생활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그래왔던 것도 있지만 타향이라는 이질적 요소를 결합하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표현으로 '아있나, 아이가, 맞제, 그쟈' 등이 있다. '아있나'의 경우, '가(그 아이) 아있나?'와 같이 '있지 않느냐?'라는 반문(되물음) 형태로 주로 사용하며 상대와 공유하는 정보에 기반을 둔다. '아있나'는 '너그 아부지 아있나, 어제 아있나, 맛있는거 억수로 사왔데이'와 같이 문장 속 어느 위치에서든 습관적으로나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특징이 있다. 비슷한 표현으로 '아니냐?'라는 뜻의 '아이가'도 있다. 부산사람은 '내가 무봤다 아이가. 근데 맛이 영 아이라'와 같이 정보뿐 아니라 자신의 행동도 상대와 공유한다. 


'맞제?'라는 표현도 유사하다. '맞제'는 서울말로 '맞지?'에 해당한다. '니꺼 맞제?'에서처럼 상대에게 정보를 확인할 때 사용하는 것은 물론, '영도다리 뱃고동에 마음 설레면 봄인기라, 맞제?'와 같이 자신이 확신하는 정보를 상대에게 재차 확인할 때도 사용한다. 이는 상대를 의심해서 확인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의 공유성을 유지하려는 대화의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쟈'도 마찬가지이다. '그쟈'는 서울말로 '그렇잖니?'에 해당하는 표현이다. '봄날이 오면 뭐하노, 그쟈?', '우리는 괜찮다, 그쟈?' 등과 같이 끊임없이 상대와 정보를 공유하고 확인하려는 언어 습관이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되물음이 우리가 남이 아니라는 확신을 확인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남이가, 그쟈?'는 이러한 확신을 넘어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표현이다. 


언뜻 들으면 무뚝뚝하게 느껴지는 부산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와 끊임없이 공유하고 연대하며 깊은 정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쟈?


이근열

부산대 국어교육과 강의교수

작성자
강아랑
작성일자
2022-06-30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21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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