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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으로 표현하는 부산말의 효율성

재미있는 우리 부산말 ⑤부산말의 높낮이

내용

블루베리 스무디. 이 제품의 발음으로 경남 방언권에 있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해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높낮이의 단계를 1, 2, 3단으로 보면 '블2루2베3리2 스2무3디1'와 같이 나타나는 사람이 부산(경상)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발음에서 '니가 가라 하와이'와 같은 높낮이가 느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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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그래픽 서상균


이와 비슷한 예로 서울 사람은 '2의e제곱' '2의2제곱' 'e의2제곱' 'e의e제곱' 등과 같은 발음을 구별하지 못하지만 부산 사람은 높낮이로 잘 구분한다. 또 실제 수의 일과 활동의 일도 높낮이로 구별한다. 서울 사람은 수의 일은 짧게 발음하고 활동의 일은 길게 발음할 뿐 높고 낮음을 인식하기 어렵다. 이것은 수의 일은 옛날 거성(높은 소리)이고 활동의 일은 상성(낮다가 높아지는 소리)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부산 사람은 발음을 쉽게 할 수 있지만,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가 짧은 음으로 바뀌고 낮다가 높아지는 소리가 긴소리로 바뀐 서울말에서는 당연히 짧고 긺으로 인식한다. 


그런데 서울 사람이 숫자 일과 행동 일의 높고 낮음은 구별하지 못하면서 '블루베리 스무디'와 '니가 가라 하와이'는 어떻게 높낮이를 인지했을까? 바로 어조(仙劀), 단어의 높고 낮음이 실제 발화에서 나타나는 가락의 차이 때문이다. 높낮이는 단어를 구분하기 위해 단어의 특정 음절에 얹히는 소리의 높고 낮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연결돼 발음할 때 음의 연속에서 느껴지는 말의 리듬을 어조(가락)라고 한다. 


서울말에서 어조는 주로 말끝에서 나타나는데, '어디 가'처럼 끝을 내리면 구체적인 장소를 묻는 말이 되고 '어디 가?'처럼 끝을 올리면 가는 행위에 초점을 두는 말이 된다. 부산말에서도 '어디 가노'와 '어디 가나'처럼 뒤쪽을 높이면 가는 행위에 초점을 두고 높이지 않으면 구체적인 장소를 묻는 말이 된다. 


부산말에는 억양을 대신할 수 있는 구체적인 표지가 더 있는데, '-나'와 -'노'이다. '밥 묵나? 뭐 묵노?'처럼 판정물음(예, 아니오로 답하는 물음), 물어보는 단어가 없으면 '-나', '뭐'라는 물어보는 단어가 함께 나타나거나 설명물음(물음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물음)은 '-노'를 쓴다. 


서울 사람이 '블루베리 스무디'를 '니가 가라 하와이'와 같다고 인식한 것은 어조의 높낮이를 인식한 것이다. 이러한 어조는 패턴으로 존재하는 일종의 틀이다. 그렇기 때문에 높낮이가 다른 단어를 넣어도 일정한 형태로 나타난다. 부산 사람은 '4음절+3음절'로 이뤄지는 문장에서는 늘 이와 같은 패턴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내가했다 아이가?', '빨주노초 파남보', '야쿠르트 아줌마'와 같은 것도 '블루베리 스무디'와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부산 사람이 높낮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모음을 적게 발음하면서도 그 뜻을 쉽게 구별하기 위한 것이다. 부족함을 메우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다. 발음하기 힘든 모음을 발음하기보다 높낮이로 이를 구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부산 사람에게 효율적인 높낮이는 다른 지역 사람에게는 시끄러운 말이나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일부 사람은 부산의 역동성을 느끼는 다이내믹한 요소로 생각한다.



이근열

부산대 국어교육과 강의교수



작성자
강아랑
작성일자
2022-05-27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20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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