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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208호 전체기사보기

'국회부산도서관'… 드디어 시민 품으로

카페 같은 열람석·어린이 자료실 … 남녀노소 즐기는 힐링 복합문화공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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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의 첫 번째 분관인 국회부산도서관이 지난 3월 31일 부산 강서구 명지에 들어섰다(사진은 자료실에서 책을 읽는 시민들).


1952년 임시수도 부산과 함께했던 국회도서실이 70년 만에 `국회부산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부산시민의 품에 돌아왔다. 국회와 지방의회 관련 자료는 물론이고 서울 본관에 없는 도서 대출서비스와 가족친화형 `어린이실'로 부산시민의 삶을 한층 더 풍성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안덕자(동화작가)/사진·문진우

70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온' 국회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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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부산도서관 전경. 층층이 쌓인 책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높은 아파트가 즐비한 명지 신도시 근처 드넓은 들판에 툭 던져 놓은 듯 거대한 책 모양의 건물이 있다. 층층이 쌓인 책과 책의 켜가 휘어진 모습을 모티브로 설계했다니 딱 봐도 도서관을 연상케 한다. 주변에 다른 건물이 없어 그런지 네모나고 웅장한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온다. 하얀색의 멋진 건물 뒤로는 낙동강과 더 멀리는 겹겹이 보이는 낮은 산들이 건물을 한층 더 도드라지게 한다. 바로 올해 3월 말에 문을 연 `국회부산도서관'이다.


"웬 국회도서관? 서울에 있어야 할 도서관 아닌가?" 하는 분도 있겠지만, 국회도서관은 1952년 6·25전쟁 때 임시국회의사당으로 쓰던 부산 서구 경남도청에 처음 들어섰다. 당시 도서 3천600권과 사서 한 명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2년 뒤 휴전이 되고 국회가 서울로 가면서 국회도서실도 함께 옮겨 갔다. 부산에 국회도서실을 연 지 70년 만에 113만 권의 장서를 가지고 다시 돌아온 것이다.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도서관이고 국회도서관이라는 다소 거리감 있는 이름이지만 호기심이 발동! 거대한 책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아직 시민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야외 주차장은 비교적 한산하고, 도서관 주변의 넓은 도로로 오가는 시내버스도 많지 않았다. 그때,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몰고 와 거치대에 걸었다. 아이들은 숨을 할딱거리며 웅장한 책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이들을 뒤따라 얼른 들어갔다.

태양계 행성에서 책 즐기는 `어린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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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과 2층 자료실을 연결하는 `책 읽는 계단'.


1층에는 종합자료실, 어린이실, 전시실, 세미나실 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종합자료실은 확 트인 열린 공간으로 주로 인문학 분야의 도서가 꽂혀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잡은 것은 신간 코너와 서평 코너, 그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2층 높이까지 펼쳐진 `책 읽는 계단'과 정성을 기울인 `어린이실'이었다.


`책 읽는 계단'에 앉아있는 아빠와  아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아빠 옆에서 잠시 책을 보는가 했더니, 다른 곳에 마련된 테이블로 옮겨 가서 다시 책을 읽었다. 2층 높이까지 설치된 서가에는 국회 각 상임위원회의 연구 보고서나 자료들이 꽂혀 있었다. 이런 서가를 보니 이곳이 일반 도서관과 다른 국회도서관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어린이실. 아동문학을 하는 필자이다 보니 아무래도 도서관에 가면 어린이실을 중요하게 보게 된다. 이곳 어린이실을 보는 순간 국회도서관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졌던 다소 딱딱한 느낌이 모두 사라졌다. 어린이실은 서울 본관에 없는 곳인데, 태양계 행성들을 불러내 서가마다 커다랗게 붙여놓았다. 사서에게 의미를 물었더니 어린이가 십진분류로 책을 찾기는 어려워서, 즐겁고 쉽게 책을 찾을 수 있도록 행성 이름을 붙여놓고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를 찾고 싶으면 수성으로, 종교는 금성으로, 전통문화·속담은 지구별로, 공룡 책은 화성으로 찾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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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실은 태양계 행성의 이름을 붙여 아이들이 책을 찾기 쉽게 하고, 다양한 의자와 쿠션을 마련했다.


유아실에서는 아빠가 아이를 안고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고, 어떤 가족은 텐트 크기의 조그마한 모형 집에 들어가 책을 보고 있었다. 공공도서관마다 어린이실이 많아지고 시설도 좋아지고 있는데 국회부산도서관도 어린이실에 애정을 많이 쏟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국회부산도서관이 서울 본관과 다른 또 한 가지는 일반 도서관의 도서 업무도 하는 것이다. 국회 자료를 포함한 일부 자료는 열람만 할 수 있지만, 일반도서는 대출도 할 수 있다. 1인 5권까지 15일 동안 대출이 된다. 대출받은 책은 소독해 가져가도록 책 소독기가 마련돼 있었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부산 출신 작가들의 책 코너도 있어 반가웠다.

그림 같은 풍경·편안한 의자 어우러진 `열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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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한 조명이 돋보이는 열람석.


책 읽는 계단을 거쳐 2층으로 오르면 경제, 경영, 사회, 자연, 기술·과학 분야의 도서가 비치돼있는 주제 자료실과 의회자료실이 있다. 의회자료실은 국회부산도서관의 의미가 가장 잘 나타나 있는 곳이다. 국회 활동 자료가 연도별로 정리돼 서가에 꽂혀있다. 물론 지방의회 자료도 열람할 수 있다. 반가운 것은 주제 자료실의 특색있는 열람석이다. 아주 멋진 카페 수준의 열람석이 있다. 머리까지 기댈 수 있는 편안한 소파에서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창밖으로 파란 하늘과 구름, 그리고 물빛 반짝이는 낙동강이 보인다. 더 멀리에는 낮은 산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책을 읽다 한참 동안 창밖을 바라보면 "책 읽다 말고 딴청이냐" 하겠지만 아름다운 순간이 반대로 한 문장의 글이 되고 그 글이 모여 책이 된다. 이렇게 낙동강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는 창가에는 2인석, 4인석, 다인석이 있어 그날의 느낌에 따라, 읽을 책의 맛에 따라 골라 앉을 수 있다.


책 속에만 파묻히고 싶으면 독서실 칸막이형의 1인 열람석을 추천한다. 조명도 열람실의 분위기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 현대적 감각의 조명, 아늑한 분위기의 조명. 도서관 전체 열람석은 447석이라고 한다. 책 읽는 계단까지 합치면 더 많다. 두 젊은이가 국회 본회의장 전경이 붙어있는 커다란 벽 아래에서 책을 보고 있고, 노부부는 지붕이 있는 2인용 벽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고 싶지 않을 땐 2층 야외 테라스에 나가 낙동강을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된다. 가슴 속까지 후련해진다. 조금 더 날씨가 따뜻해지면 빌린 책을 들고 나가 책 읽는 언덕에서 읽어도 좋고 산책로와 분수대를 걸어도 좋다.

다양한 공간·교육 프로그램 … 시민 복합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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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회부산도서관에서는 의정정보, 정책자료 등 다양한 의회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사진은 자녀에게 의회에 대해 설명하는 시민).

2. PC석은 방해받지 않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했다.


요즘 도서관은 책만 읽으러 가는 공간이 아닌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 국회부산도서관에도 세미나실, 스터디, 소모임 등 그룹 활동 공간이 1·2층 모두 다섯 곳 있다. 국회도서관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한다. 디지털 국회 체험은 어린이나 어른 모두에게 흥미 있는 체험일 것 같다. 앞으로 의회민주주의 교육, VR을 활용한 국회 체험, 어린이 진로 탐색, 청소년 모의국회 체험, 민주시민 아카데미 등의 교육을 운영할 예정이다. 어린이·청소년·성인·가족 등 다양한 눈높이에 맞는 독서문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문화교실은 5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니 기대된다. 요즘 인기 있는 유튜브 촬영 등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인 미디어창작실과 학술연구·독서토론회를 위한 세미나실도 운영한다. 대한민국 국회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전시실도 있다. 우리 국회 역사를 전시 중이다. 3층은 국가문헌보존실과 디지털 보관실 공간이라 일반인 출입은 되지 않는다.


이밖에도 부산시와 협약을 통해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도 조성할 계획이다. 두 기관이 협력해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국회부산도서관은 국민이 잘 모르는 국회나 지방의회 자료를 가까이서 열람하고, 선거·정치 관련 도서와 자료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국회부산도서관이 앞으로 복합문화시설로서 부산, 경남, 울산의 메가시티 광역권에 사는 시민에게 풍요로운 문화를 접할 기회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홈페이지:busan.nanet.go.kr
▶ 가는 법: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 4번 출구 → 58-2, 168, 1009번 버스 환승 → 법원경찰서사거리 하차(부산시 강서구 명지국제1로 161)
▶ 운영시간
 종 합 자 료 실 평일 오전 9시∼오후 9시(주말 오후 5시까지)
 어린이자료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주말 오후 5시까지)
 화요일·법정공휴일 휴무
▶문의전화: 051-608-8114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2-04-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208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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