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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는 연처럼 부산 훨훨 날아오르길

연날리기, 우리 전통 놀이문화
연 날리며 새해 소망·평안 기원
솟구쳐 오르는 연의 기운처럼
올 한 해 부산 힘차게 날아오르길

내용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21호 지연장(紙鳶匠) 배무삼(裵武三). 그가 만들고 날리는 연은  동래연 이다. 동래연은 부산 전통연이다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21호 지연장(紙鳶匠) 배무삼. 

  그가 만들고 날리는 연은 ‘동래연’이다. 동래연은 ‘부산 전통연’이다. - 출처 및 제공 : 권성훈


부산의 인물/배무삼 부산시 무형문화재 지연장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이 유행하는 요즘과 달리 연날리기는 지난날 최고의 겨울철 놀이였다. 새해가 되면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연을 만들어 앞산과 뒷산의 언덕과 들녘으로 달려 나갔다. 하늘 높이 나는 연에 새해 소망과 한 해의 평안을 적어 날렸다. 솟구쳐 오르는 연의 힘찬 기운처럼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전혀 추운 줄 몰랐다. 하지만 그 정겹던 연날리기도 옛말이 되고 우리의 전통 놀이문화는 사라져가고 있다.


부산 전통연(동래연) 만들기 한길

우리나라 전통연은 70여 종에 이른다. 전통연은 크게 사각 장방형의 ‘방패연(防牌鳶)’과 어린이들이 많이 만들어 날리는 가오리처럼 생긴 ‘가오리연’으로 나눌 수 있고, 사람이나 동물 등 창의성에 의해 입체감이 있게 만든 ‘창작연’ 등이 있다.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21호 지연장(紙鳶匠) 배무삼(裵武三·77). 그가 만들고 날리는 연은 '동래연'이다. 동래연은 ‘부산 전통연’이다. 옛날 부산 동래는 바다에 인접해 있어 연을 날리기 좋은 골바람이 많았다. 정월 대보름에는 연날리기를 겨루는 경기가 열릴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동래연은 연의 면을 두 겹으로 배접하고 연살이 납작하지 않고 둥글다. 연의 가벼움을 살리기 위해 둥근 원 모양을 오려 낸 종이를 최대한 이용한 연 문양이 많은 것이 다른 지역 연과 구별되는 특색이다. 동래지역에서 내려오는 이 같은 전통연을 만드는 장인을 ‘지연장(紙鳶匠)’이라 한다.

지연장 배무삼은 동래연 제작 전 과정을 오롯이 손수 해내고 있다. 특히 연의 양 귀에 빨강과 검정 1/4 원 문양을 그린 ‘머리 연’은 ‘부산 배무삼 연’이라고 부른다. 그가 만드는 연의 독창성과 전통성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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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전통예술관 내 배무삼 장인의 전통연을 전시한 공간.   - 출처 및 제공 : 권성훈


“연, 삶의 전부이자 모든 것”

그에게 연은 삶의 전부이자 모든 것이다. 처음에는 연을 띄우는 것이 좋아 연에 매료됐지만, 연과 함께 창공을 훨훨 나는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창공에 연줄을 풀면 하늘 높이 꿈이 솟구치고 연줄을 당기면 그 꿈도 따라 내려와 함께 얼레에 감기곤 했다. 연의 어떤 그 무엇이 끌어당겼는지 그도 잘 모르지만 50여 년 가까이 전통연(동래연)에 빠져 살고 있다.

“연 만드는 데 무슨 기술이 필요하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연 만들기는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댓살의 굵고 가는 정도에 따라, 줄의 길이에 따라 연이 노는 것이 다릅니다. 종이와 댓살의 간단한 만남과 조화에도 과학적 이치가 담겨 있어요.”

그는 “외국 연은 하늘에 가만히 떠 있지만 우리 연은 새처럼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데 묘미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전통연이 바람을 타는 데 반해 외국 연은 바람 세기에 따라 높이 올라가거나 가라앉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 방패연은 위로 솟구치고 아래로 가라앉는 것은 물론 왼쪽 오른쪽 자유자재로 논다. 곤두박질치다 다시 솟구치는가 하면 얼레 잡은 사람의 손놀림에 따라 종횡무진 온갖 재주를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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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무삼 장인이 연을 만들고 있는 모습.  - 출처 및 제공 : 권성훈


어린 시절부터 연 날리면 시간 가는 줄 몰라

지연장 배무삼. 그는 유복자로 일본 야마구치(정확하지는 않다)에서 태어났다. 광복 전후 귀국했다고 들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어머니와 함께 처음에는 아버지 고향인 대구로 갔다. 하지만 반겨주는 친척은 없었다. 일곱 살 무렵 전쟁이 났고 부산으로 향했다. 가족이 정착한 곳은 중구 보수동.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다.

그는 “가난에 찌든 생활이었지만 연을 날리기 위해 언덕을 넘고 들판을 헤매면 어느덧 서산에 해가 걸리곤 했어요. 코끝과 두 귀가 빨개지고 파랗게 언 손이 얼레를 잡을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곤 했어요.”

그 시절 모두가 어려웠지만, 어머니의 헌신과 자신의 엄청난 노력으로 모두가 부러워한 부산의 명문 고등학교(경남고)를 졸업할 수 있었다. 어려운 형편에도 대학(동아대 야간부)까지 들어갔으나 졸업은 꿈조차 꿀 수 없었다. 입대와 함께 학업을 포기했다.


1973년 운명처럼 다가온 연과의 만남

그는 본시 화가가 꿈이었다. 손재주가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생활 형편은 화가의 길을 허락하지 않았다. 군 제대 후 많은 일을 전전한 끝에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일했다. 급료도 꽤 돼 먹고살 만했다. 그러다 1973년 그의 운명이 바뀌었다.

“1973년 부산지역 한 방송국 주최로 연날리기 대회가 열렸어요. 어릴 때 재미 삼아 연을 만들어 날려 보기는 했지만 대회까지 나갈 실력은 안 됐죠. 보기 좋게 떨어졌어요. 하지만 다음 해도 또 나갔어요. 한창 연을 만들어 날리고 있는데 어르신 두 분이 운명처럼 저를 불렀어요.”

그 당시 그를 부른 어르신들은 ‘부산민속보존협회’의 문장원·천재동 선생이었다. 그는 문장원·천재동 선생의 손에 이끌려 ‘부산연 동호회’에 가입했다. 거기서 ‘연 할아버지’로 불리던 한태정 선생을 만나 동래연 제작과 연날리기 기량을 익혔다.

1978년부터는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연에만 매달렸다. 집에는 알리지도 않았다. 아내는 그때까지도 회사에 출근하는 줄로만 알았다고 한다. 이후 연을 만들고 보급하는 일에만 매달렸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 했던가, 그런 그를 아내는 원망하지 않았다. 응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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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무삼 장인이 삼락공원에서 연을 날리고 있는 모습. - 출처 및 제공 : 권성훈


2014년 부산시 무형문화재 반열 올라

배무삼 장인이 지금까지 만든 연은 줄잡아 한 해 평균 3천여 개, 40여 년 이상 만든 연이 12만여 개를 훌쩍 넘는다. 화가가 꿈이었던 만큼 연에 그림도 직접 그린다. 이골이 날 만도 하지만 지금도 댓살을 잡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운명처럼 시작된 연과의 인연은 지난 2014년 1월 부산시 무형문화재 지정으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1987년 일본 도쿄 국제연날리기대회 창작부 최우수상, 1996년 대전국제연날리기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미국 시카고와 뉴욕에서 부산 전통연 전시회도 열었다.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을 찾아 우리 전통연의 우수성도 알렸다.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도 부산연(동래연)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부산민속연보존회를 사단법인으로 발돋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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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9년 9월 독도에서 열린 연날리기 행사 모습.  - 출처 및 제공 : 배무삼


올 새해도 연 날리며 부산시민 행복 기원

배무삼 장인, 그가 전통연을 만드는 공간은 부산전통예술관(수영구 수영로521번길 63) 내 부산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입주 공방이다. 그곳에서 주로 만드는 연은 방패연이다. 방패연 가운데서도 동래지역에서 전승되어온 ‘귀머리장군연’을 만든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연이다. 어른용(65×90㎝) 방패연 하나를 완성하는 데 꼬박 하루, 거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연은 하루가 더 걸린다.

그는 요즘도 주말이면 삼락공원을 찾아 연을 날린다. 연 동호인들과 창작연을 날리며 우리 연을 알린다. 그는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 아침에도 부산의 새해 소망을 담은 ‘소망연’을 날려 보낼 생각이다. 코로나19로 힘겨웠던 액운을 날려 보내고 부산시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한 해를 기원하는 것이다. 그가 날리는 소망연에 올해 부산의 가장 큰 소망인 ‘가덕신공항 건설’의 꿈도 함께 실려 있을 것이다.

※참고 : 부산전통예술관 발간 ‘부산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전수교육관’ 소개 자료

     부산시 발간 부산이야기 ‘부산의 인물’ 편

작성자
조민제
작성일자
2020-12-28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10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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