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환절기, 일교차가 큰 날씨가 계속되면서 겨울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다. 겨울철 건강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감기 또는 인플루엔자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인플루엔자 유행시기를 앞두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맞을 것을 당부하였다. 독감이라고도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간혹 감기와 같은 병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이는 감기와 인플루엔자가 모두 기침,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다 보니 혼동되거나, 감기가 더 심해져 독감이 된다고 생각하는 오해 때문이다. 그러나 인플루엔자는 감기와는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서 생기는 다른 병일뿐만 아니라 감기보다 증상이 더 심해서 어린이나 노인, 만성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에서 인플루엔자를 잘 치료하지 않으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병들이 악화되거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유행시기가 다가오면 질병관리본부는 유행시기 이전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맞을 수 있도록 홍보하고, 영유아와 노인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집단생활을 하는 유치원에서 중고등학교에 이르는 학생층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올해부터 학생들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우선 대상으로 지정하고 유행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인플루엔자의 유행시기는 보통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인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주사를 맞고 나서 2주 정도가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어서 예방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하고 그 효과가 평균 6개월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이 기간을 고려해서 10월부터 12월 사이에 시기를 놓치지 말고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 만약 고위험군이 제때에 예방접종을 맞지 못했다면 접종 기간이 지난 후라도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우리는 주변에서 종종 예방접종을 맞았는데도 인플루엔자에 걸렸다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효과는 건강한 젊은 성인에서 70-90% 정도이고 고위험군에서의 예방효과는 이보다 더 낮다. 그러므로 10-30%의 사람들은 접종 후에도 인플루엔자에 걸릴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이 예방접종을 맞고 2주가 지나지 않아서 아직 예방효과가 없는 상태에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한다면 예방접종을 하고도 인플루엔자에 걸릴 수 있다. 또 WHO는 해당 연도에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서 백신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 예측이 빗나가서 접종한 백신과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항원 종류가 다를 경우에도 예방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하고 난 후에 인플루엔자에 걸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예방접종의 효과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고,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중증상태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며, 사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끝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인플루엔자 예방수칙을 살펴보면 인플루엔자는 주로 공기 중의 비말 즉 침방울을 통해 호흡기로 전파되거나 환경에 묻어 있다가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수건이나 휴지, 옷소매로 입을 가리고 하는 기침예절을 지키는 것이 호흡기를 통한 전파를 예방하는데 중요하며, 자주 30초 이상 비누를 사용해서 손을 씻는 것은 접촉을 통한 전파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가능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고 늘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으며, 유행시기에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등 의심 증상들이 있으면 빨리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사람들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꼭 받아서 건강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

정동식 교수

동아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부산광역시 감염병관리지원단 자문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