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타워서 환상적인 부산 야경 보고 영화체험박물관서 특별한 체험 즐기고
부산 나들이 - 용두산공원·부산영화체험박물관
- 내용
봉래산이 심심했나? 하얀 구름 모자를 썼다가 벗었다 한다. 장관이다! 무더운 여름 용두산공원 야외 데크에 앉아 해무가 피어오르는 영도의 풍광을 바라보면 외국의 유명 휴양지에 온 듯 한 느낌이 든다. 7월 1일 야심차게 재개장한 용두산공원 내 부산타워의 반응이 심상찮다. 용두산공원의 심장인 부산타워가 부산풍경을 360도로 펼치며 단조롭고 심심했던 공간마다 다양한 즐길 거리를 폭죽처럼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 부산영화체험박물관.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7월 재개장
용두산의 맨 처음 이름은 울울창창한 소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인다고 해서 ‘송현산’이라 불렸는데, 산의 형상이 일본에서 건너오는 왜구를 삼켜버릴 기상이라고 해서 ‘용두산’이라 부르게 됐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공원 안에는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큰칼을 옆에 차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꽃시계는 예나 지금이나 ‘똑딱 똑딱’ 과거에서 미래로 꽃향기를 밀고 간다. 부산타워 앞 광장에는 부산타워를 영문으로 표기한 감각적 디자인의 대형 포토존이 눈길을 끈다. 연인들이 까르르 웃으며 상큼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매표소가 설치된 부산타워 1층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미디어 갤러리’가 나온다. 부산항의 옛 모습부터 현재까지, 시공간을 넘어선 부산을 마주할 수 있다. 부산의 근·현대사가 담긴 사진을 미디어 영상으로 표현한 ‘태그 라이브 월(Tag Live Wall)’ 전시장 옆에는 크로마키(화면합성기술)를 응용해 부산 타워를 배경으로 한 합성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5층 전망대에서 확인할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부산의 역사를 한눈에 꿰뚫어 본 뒤, 엘리베이터로 이동해 5층 전망대로 간다. 엘리베이터 천정에는 드론으로 촬영한 아름다운 부산이 펼쳐지는데 120m 높이 전망대 가는 시간이 딱 45초다.
▶ 부산대표 공원 용두산공원 내 부산타워가 지난 7월 재개장했다. 첨단 영상 기술을 접목한 부산타워 전망대와 부산의 특징을 살린 전시관 등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부산야경 배경으로 펼쳐지는 ‘윈도우 맵핑쇼’
아름다운 상상력이 현실이 돼 밤하늘에 꽃을 피운다. 바로 말로만 듣던 ‘윈도우 맵핑쇼’다. 부산타워 전망대 창에 ‘증강현실(AR)’(현실의 배경에 3차원의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 효과로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부산을 상징하는 동백꽃, 불꽃놀이, 등대, 고래, 은하수가 꿈처럼 흐른다. 운영시간은 15분 간격이다. 새로 선 보이는 ‘VR 망원경’ 앞에서 탄성이 터진다. 렌즈에서 눈을 옮길 때마다 살아 움직이는 부산의 명소들이 입체적으로 나타난다. ‘가상현실(VR)’(그래픽을 이용해 현실이 아닌 세계를 현실과 흡사하게 만들어 내는 기술)효과로 망원경을 통해 보는 해운대·태종대·광안리·자갈치시장이 생동감 있게 출렁인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다. 전망대 하얀 계단을 이용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색다른 체험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커넥팅 타워’에서는 대형 스크린으로 ‘부산타워’와 ‘N서울타워’를 연결해 관람객끼리 서로 같은 제스처를 취해 성공하면 푸드 이용권을 준다. 선물을 받는 재미가 쏠쏠하다. 2층으로 내려오면 ‘블랙원더랜드 인 부산’ 전시관이다. 순백색의 벽에 부산의 옛 서점과 극장, 국제시장 등 생활공간이 그려져 있다. 마치 만화 속에 들어온 기분이다. 백색의 세상을 지나면 어둠 속에 화려한 세상이 펼쳐진다. 그곳에는 광안리 야경을 배경으로 불꽃놀이가 한창이다.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블랙원더랜드 인 부산’은 6개의 테마 전시관을 통해 부산만의 독특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라이트쇼, 미디어 파사드, 착시 미술 등으로 세련되고 낭만적인 부산을 각인켜준다. 팔각정은 부산타워와 연결돼 있고, 1층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버거와 스낵류를 판매하고, 2~3층에는 커피와 수제 맥주 등을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있어 편리함을 더한다.
▶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중구 광복동·남포동 일대는 물론 영도구와 서구를 연결하는 남항대교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 용두산공원 내 들어서
‘봄’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산뜻한 건물 안에는 신비한 영화 이야기가 살고 있다. 지난 7월 4일 용두산공원 아래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이 개관했다.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카메라 렌즈와 영사기를 떠올리게 하는 세련미 넘치는 도시적 건축물이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의 로고인 ‘봄’은 ‘영화를 보다’와 ‘부산영화의 봄을 맞이하다’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 영화의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부산에는 많은 이야기의 씨앗이 뿌려져 있다. 6·25전쟁은 부산역을 ‘이별의 정거장’으로 만들었고, 일상의 고된 짐을 짊어지고 오르내리던 40계단과 헤어진 가족을 만나기 위해 애틋한 기다림을 아로 새긴 영도다리, 어린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보따리 하나로 뛰어든 국제시장, 그리고 그곳에 담긴 기쁨·좌절·애환·사랑이 어우러져 소설이 됐다가 다시 영화로 태어났다. 영화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의 집이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는 내가 주인공이 되는 동시에 영화 제작자가 돼 영화의 속살을 은밀하게 만져볼 수 있다. 체험형 공간은 영화의 궁금증을 모두 풀어준다. 체험 후에는 내가 직접 만든 단편영화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짜릿한 감동이 있다. 영화가 우리들의 풍성한 삶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영화 역사와 영화적 고뇌, 그리고 애쓴 결과물이 기쁨으로 보답하는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다. 이처럼 생소하고 개성 넘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 7월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이 개관했다(사진은 박물관 전경).
단순 관람 아닌 직접 체험하고 만들어보는 놀이터 박물관
매표소가 있는 2층 기획전시실 입구에는 붉은 옷을 입은 스파이더맨이 금방이라도 기어오를 자세로 손님을 맞는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미니어처와 피규어들이 화면에서 튀어나온 듯 실감난다. 아이언맨·에일리언 페이스 허거·아톰·반지의 제왕과·터미네이터·스타워즈 등 1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3층으로 올라가기 전 입장료를 내면 체험카드를 준다. 개별 코너의 체험이 서로 연동되어 관람객의 카드에 저장된다. 체험이 끝난 후에는 자신이 제작한 단편영화 영상을 휴대용 저장장치(USB)에 담아 갈 수 있다. 직접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흥미로운 체험장은 3층과 4층에 모여 있다. 9단계의 체험이 끝나면 관람객 누구라도 영화 예고편 분량의 영화 속 주인공이 돼 있다. 영화도시·영화역사의 거리·명작의 광장, 영화학교, 영화공작소 등의 전시실에서는 영화의 과거와 현재, 추억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track:OST)을 만나며 영화의 역사와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기획에서 촬영·편집뿐 아니라 최신 영상기법과 장비를 활용하는 영화 제작과정을 배울 수 있는 뜻깊은 공간이다. 4층은 영화 그 이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공간이다. 영화축제·영화놀이동산·어린이 영화마을·영화의 전당 등 영화의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하는 이색적인 전시관이다. 한 마디로 눈과 귀가 즐거운 신나는 영화 놀이터인 셈이다. 특히 어린이 영화마을에서는 어린이의 상상력과 모험심을 키워주는 명작 애니메이션 놀이가 관람객을 동심으로 데려다 준다.
▶ 특수 영상기술인 ‘타임 슬라이스’를 체험하는 시민 모습.
영화 특수효과·목소리 더빙 등 체험프로그램 다양
3층 영화도시 중앙역 광장에는 무성영상기와 커다란 나팔모양의 축음기가 전시돼 있다. 영화역사의 거리, 부산극장의 역사, 한국 영화의 역사, 영화기술의 변천을 들려준 뒤 명작의 광장으로 관람객을 이끈다. 그곳에는 영화음악에 관해서는 없는 게 없는 레코드 가게와 영화의 원작이 담긴 책들이 전시된 가판대가 있다. 영화학교 광장에 들어선다. 거장의 연구실, 촬영연구실, 감독의 영화철학, 영화제작현장 25시 등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영화공작소는 누구라도 ‘레디 액션(Ready, Action)!’이라고 박진감 넘치게 외쳐 볼 수 있는 장비가 마련돼 있다. 체험공간은 관람객들에게 인기다. ‘타임 슬라이스’를 체험한 관람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매트릭스’의 공중부양 장면에 사용돼 유명해진 기법이 바로 ‘타임 슬라이스’다. 스틸 카메라가 설치된 체험 공간에서 관람객이 점프하면 순간적으로 16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촬영한 후 컴퓨터를 이용해 사진을 연결해 피사체의 정지된 동작을 360도로 보여주는 기법이다. 영상 동작의 극대화를 보여주는 ‘타임 슬라이스’뿐만 아니라 ‘크로마키 기법’(두 가지 화면을 따로 촬영해 한 화면으로 만드는 합성 기법)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크로마키 체험에서는 모니터의 4가지 배경 중 하나를 선택하고, 같은 방법으로 소품을 선택한 후에 스크린을 배경으로 관람객이 직접 모니터 앞에서 연기하면 선택한 화면과 촬영한 영상이 합성된다. 녹화된 영상에 배경음악을 입히고 효과음을 넣으면 영상제작의 입체감이 완성된다. 아주 특별하고 멋진 체험공간이다. ‘용두산 부산타워’와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을 구경한 후 인근에 있는 자갈치시장과 남포동 ‘비프 광장’을 걸어본다면 부산의 진짜 체취를 흠뻑 맡을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시장의 끈적거리는 삶의 땀방울을 자갈치의 갯바람이 훔쳐 준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치열한 이야기가 영화처럼 떠오르는 여름밤, 지금이 바로 폭염을 시원하게 탈출하는 순간이다.
- 작성자
- 이영옥
- 작성일자
- 2017-07-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8월호 통권 130호 호
- 첨부파일
-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