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잘 때 코를 곤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곤해서 코를 고는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은 코를 고는 사람이라면 주목해야 할 질병이다. 코골이 문제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약 70%가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등도 이상의 수면호흡장애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면호흡장애’는 단순 ‘코골이’부터 ‘수면무호흡증후군’에 이르는 수면 중의 모든 호흡장애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이름이다. ‘수면무호흡’은 수면 중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을 말하고, 수면무호흡증후군은 수면 중 심한 코골이, 무호흡과 더불어 주간기면(주간졸림증), 심혈관 질환 등의 수면장애로 인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를 말한다. 

‘수면무호흡’ 심혈관 질환·뇌졸증 발생 위험 높여

코골이는 수면 중 호흡기류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좁아진 인두와 기도를 통과하면서 생긴 기압차 때문에 주위 구조물들이 진동하면서 생기는 호흡 잡음을 말한다. 코골이는 30∼35세 남성의 20%, 여성의 5%에서 관찰되며,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남성 60%, 여성40%가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 비만한 경우에는 3배 이상 빈도가 높다. 습관적인 코골이는 타인의 수면을 방해해 부부나 단체 생활에 지장을 준다. 특히 심한 코골이 환자 가운데 35%는 수면무호흡이 동반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는 아침에 일어나기가 매우 힘들고, 몸과 정신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로 깨게 된다. 아침에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낮에 매우 졸리며, 정신 집중이 힘들고, 기억 장애도 초래한다. 일상생활에 장애가 오며, 화를 잘 내고 불안 증상이나 우울 증상을 보여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이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오래되면 부부생활에도 문제가 생기고, 혈압이 올라가며 심부전·부정맥·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 중에 숨을 멈추는 현상이 있으면, 수면장애 클리닉을 방문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단순 코골이의 경우 환자의 병력과 신체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감별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GS)가 필수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무호흡을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검사이며, 검사기계를 부착한 채로 잠을 자고 나면 저장된 기록을 바탕으로 수면 양상을 분석하는 것이다.

수술치료 효과 커 … 생활습관도 개선해야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법과 수술적 치료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보존적 치료·약물치료·지속적 양압기 등의 호흡 보조장치, 구강내 장치 등이 포함되며, 수술적 치료법으로는 다양한 비인두부 수술과 악안면 수술, 기관절개술 등이 시행되고 있다. 지속적 양압 공급장치(CPAP)는 코를 통해 상기도에 일정 압력의 공기를 보내 상기도를 항상 양압으로 유지, 수면 중 상기도 폐쇄를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고가의 장비이고, 사용 중단 시 재발하게 되고 매일 밤마다 장착해야하는 번거로움 및 휴대의 불편감이 있어 널리 사용하지 않는다. 약물 요법으로 항우울제 등을 처방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불분명하고 부작용으로 불면증, 악몽을 포함한 지속적인 꿈, 변비·요실금·성기능 장애 등이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코골이를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 특허 상품들이 300종류 이상 개발됐다. 이들 기구나 장치들은 일시적인 코골이 감소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는 구강장치가 있다. 부작용으로 과도한 타액분비, 구강 건조 등이 있으며 사용이 불편하고 환자의 순응도가 낮은 편이다. 수술적 치료는 수면무호흡의 원인이 수술적으로 교정 가능한 이상을 가진 환자에게 적용된다. 다른 비수술적 치료에 성공하지 못했거나 거부한 환자, 수술적 치료를 원하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 코골이 환자는 일반적으로 편도선이 크고, 구개점막의 근육이 일반인에 비해 아래쪽으로 처져 있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편도절제술’과 함께 ‘구개수(목젖) 구개인두 성형술’을 시행하면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의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코골이가 심하지 않은 사람은 아래와 같이 평소 생활습관과 체중관리를 통해서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예방·개선법

•옆으로 누워서 잔다

인후두에 있는 구조물들이 뒤로 미끄러져 기도 폐쇄를

방지한다.

•술과 약물을 금한다

술, 진정제, 수면제 등은 호흡을 느리고 얕게 만들어 인후 

주위의 근육들을 이완시켜 기도를 좁게 한다.

•체중을 줄인다

과체중은 목 조직과 폐에 압력을 가해 호흡을 어렵게 한다.

•규칙적인 운동

운동은 체중감량, 근육의 탄력유지, 폐의 활동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장 질환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인 만큼 환자의 병력, 신체검진,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검사 및 진단이 필요하다. 환자의 연령, 임상검사 소견과 직업 등의 사회적 여건들을 고려해 치료법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정도가 심한 환자는 한 가지 치료법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위에서 설명한 여러 치료법들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어 치료를 받은 후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이호민 

좋은강안병원

이비인후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