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깜빡깜빡 … 건망증?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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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까지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어디다 뒀는지, 냉장고 문을 열고 무엇을 찾으러 왔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 경우 우리는 ‘건망증’과 ‘치매’를 사이에 두고 걱정한다.
건망증이란 뇌의 기억능력에 문제가 생겨 잘 잊어버리는 상태를 말한다. 더 자세히 말하면 의식의 혼탁과 지능이나 지적기능의 장애가 없는 정상적인 의식 상태에서 기억력의 장애를 보이는 경우를 뜻한다. 보통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방금 듣거나 말한 이야기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 등 최근 기억에 대한 것이 두드러지며 오래전부터 익숙한 기억이나 자전거타기 등과 같은 작업 기억 등은 대체로 잘 보존돼 있다. 대개 이전 기억에서 어떤 정보를 끄집어내어 적절하게 사용하는 데 문제가 생겨 잘 잊어버리는 형태인 회상능력의 문제가 많지만 등록 및 저장능력의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출산·폐경 인한 호르몬 변화, 여성 환자 많아
건망증은 노화에 따른 원인, 즉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주 깜빡깜빡하는 양성 노인성 건망증이 가장 많다. 다음 원인으로는 만성적 음주나 폭음, 비타민 결핍, 두부외상, 수술처치, 저산소증, 단순 포진성 뇌염 등이 있다. 또한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긴장, 큰 충격 등 정신적인 문제도 뇌세포를 피로하게 해 뇌가 많은 기억을 감당하기 힘들게 돼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지적 활동이 낮거나 신체적 움직임이 아주 적은 경우에도 나타난다. 대개 여성과 남성 비율이 6:4 정도로 여자가 높은 편이다. 특히 주부의 경우 80%정도가 건망증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이는 출산, 폐경 등으로 인한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더불어 가사와 육아라는 반복된 단순 노동에 매이면서 집중력이 저하되고 두뇌활용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안, 우울, 화병 등의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건망증 증상을 여러 번 경험하고 나면 ‘혹시 내가 치매에 걸린 건 아닐까?’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건망증과 치매는 다른 질환이다. 단순 건망증은 인지기능 중 기억력에 국한돼 문제가 나타나는 것에 비해, 치매는 뇌의 기질적 변화 및 병변으로 인해 기억력뿐만 아니라 판단력·지각·언어·사고·행동 등의 다양한 인지장애가 발생되고 일상 및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만약 건망증 등 기억장애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판단력이 떨어지거나 일상생활에 문제가 잦아진다면 치매의 가능성이 높다. 치매와 건망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 건망증
사건의 세세한 부분만 잊는다
귀띔을 해주면 금방 기억한다
기억능력 외의 인지기능은 대개 정상적이며, 일상생활능력이 유지된다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메모 등으로 기억력을 보완하려고 노력한다
● 치매
사건 자체를 잊는다
귀띔을 해줘도 기억 못한다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언어장애, 행동실수, 시공간감각장애, 계산력저하, 이상행동, 성격변화 동반 일상생활의 장애가 생긴다
생활습관만 고쳐도 건망증 증상 완화 가능
그렇다면 건망증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심각한 건망증이 아니라면 평소의 생활습관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두뇌 활동으로 뇌가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래와 같다.
▷긍정적이며 적극적 사고를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좋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한다.
▷규칙적인 운동 : 이는 긴장을 풀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뇌의 활동을 돕는다.
▷독서와 공부 : 머리를 거의 쓰지 않는 경우도 두뇌의 기억 능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책을 읽거나 한 가지 분야의 공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머리를 쓰는 취미생활 : 단순하게 반복되는 노동은 두뇌의 활동을 막는다. 바둑이나 체스처럼 머리를 쓰는 취미를 갖는 것이 좋다.
▷금연과 절주는 필수 : 술과 담배, 카페인이 많이 든 기호식품을 과다 섭취하면 뇌세포 기능저하 및 파괴를 가져온다. 술, 담배, 커피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 : 수면이 부족하고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몸의 리듬이 깨졌을 때 기억력이 떨어진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 몸이 피곤하지 않아야 두뇌 활동도 활발해진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 : 건망증에는 비타민C와 E 섭취가 중요하다. 이들이 부족할 때에도 두뇌가 기억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호두, 땅콩 등 견과류와 참치, 꽁치 등의 등푸른생선의 섭취도 도움이 된다.
▷메모하는 습관 :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기억도 잘 할 수 없다. 한 번에 한 가지씩 처리하면서 해야 할 일이나 기억할 것들을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
그래도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몰라 걱정이 된다면 의학적인 검사를 통해 판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우선 건망증이 단순 양성 건망증인지 다른 질환에 의한 기억장애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기억장애 정도와 그 외 부가증상이 무엇이 있는지를 개인면담, 가족면담, 신경심리검사 등의 도구를 통해 측정하고, 필요하면 신체질환이나 뇌의 기질적 이상 평가를 위해 각종 혈액검사, 뇌 MRI 등을 시행한다. 정상 노화를 포함한 정상 범위 내의 상태로 판정되면 앞서 언급한 예방법을 숙지시킨다. 기억장애가 지속되면서 중요한 사건도 간간이 잊어버리는 정도의 경도 인지장애로 진단되면 뇌기능개선제 및 비타민 복합제 등을 사용한다. 치매로 진단이 되면 항치매약 및 이상심리행동증상 치료제를 사용한다. 또한 불안, 우울, 수면장애 등에 의한 경우도 빈번해 이에 대한 평가 및 처치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동기좋은강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작성자
- 이동기/좋은강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작성일자
- 2017-03-3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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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4월호 통권 126호 부산이야기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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