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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739호 전체기사보기

그림과 사진, 경계 혹은 융합

소울아트스페이스, 두 개의 사진전 눈길

내용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열고 있는 두 개의 사진전 '김수강 전'과 '하현선 전'은 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서 새로운 조형미를 모색하는 '검 바이크로멧'의 세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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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강 'Bojagi'
 

김수강은 검 바이크로멧 프린트 방식을 채택, 수공예적 작업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보자기, 수건, 그릇 등 일상의 사물을 다룬 연작에서부터 신작 'Egg' 시리즈까지 검 바이크로멧 프린트가 보여주는 새로운 평면예술을 선보인다. 전시작품 2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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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형선 'Open Road'.
 

판화지 위에 고무액(Gum Arabic)과 중크롬산염(Bichromate), 물감을 섞은 유제를 바르고 말린 후 필름을 밀착한 후 빛을 쪼인 뒤 현상하는 과정을 수차례 거쳐야하는 검 프린트 기법은 수고로운 작업이지만 하나하나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수공예적인 질감을 획득하게 된다. 지난한 과정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사물의 모습은 카메라에 의해 만들어진 형상에다 작가의 감수성을 온전히 담은 색이 입혀져 객관적으로 기록된 사물이 아닌 새로운 오브제로써의 가치로 거듭난다.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사소한 것들, 누구나 하나쯤 지니고 있는 사물들을 천천히 바라보며 시간의 흔적, 형태의 아름다움, 삶의 자취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발표하는 'Egg'시리즈는 미니멀한 이전의 'Stones'나 'White Vessel'시리즈보다 더욱 미니멀해진 모습이다. 이 작업은 김수강의 사진 속 사물에서 드러나는 '숭고함'의 간극을 최대한 넓혀보기 위해 시작됐다. 냉장고를 열면 늘 한켠에 줄지어있는 작고 별 것 아닌 달걀은 모노톤으로 이루어진 화면 중앙에 놓여 조금씩 다른 형태를 띠고, 빛에 의한 최소한의 선과 음영으로 표현됐다. 금세 깨질 것처럼 연약해보이지만 얇고 단단한 껍질로 생명을 품고 있는 알은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매일 먹는 한 알의 달걀이 아닌 우리 삶을 이루는 1초, 1분, 1시간, 하루의 숭고함을 이 작은 알 안에서 경험하게 되길 바란다고 작가는 말한다.  
 

'하형선 전'은 대표작인 'Window'시리즈와 신작 및 미발표작 'Open Road' 시리즈 등 총 2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미발표작 'Open Road #01170737'은 멀리 나지막한 산 뒤로 붉게 깔린 노을이 보이고, 속력으로 인해 흐려진 지평선은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모습이다. 화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휑한 하늘 위로 날아가는 한 마리 새의 날개 짓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곧 그의 세계관이기도 하다. 길 가에 무심코 지나쳐버릴 풍경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예리한 감수성이 마치 드라마를 닮은 삶의 이미지들로 완성됐다. 높은 산 위에 우뚝 자리하고 있는 골프장의 화려한 조명,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무성하게 자라난 풀 더미, 추억처럼 아련한 햇살 속에 빛나는 갈대 등 작가가 이동하며 바라보았던 순간의 장면들이 차분하지만 뭉클하게 기록하고 있다. 

'Open Road'는 지금이라는 순간을 깨어서 인식하고 바라보려는 작가의 의지가 표현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시기간 8월 23일까지. 문의(731-5878)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6-07-2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73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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