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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16년 7월호 통권 117호 부산이야기호 전체기사보기

시원한 물회 한 그릇 … 여름 무더위 사르르

I♥Busan / 부산을 맛보다! /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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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에 대한 기억 한 자락.

어느 해, 한여름. 지인들과 해안 길을 걷던 중, 작은 포구마을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던 포구, 늘그막의 어부 몇이서 그물작업을 하다가 일손을 놓고 새참을 챙기기 시작했다. 배의 물 칸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잡어를 꺼내 숭덩숭덩 회를 뜬다. 그리고는 큰 양푼에 야채와 함께 넣고 고추장과 찬물을 풀어 쓱쓱 비비는 것이다. 곧이어 막걸리 한 잔 들이켜고는, 벌겋게 물이 든 양푼 속 물회를 큰 숟가락으로 입이 미어져라 떠먹는 것이다. 그 모습이 너무 먹음직스러워, 일행은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한참을 바라보는데, 이런 우리의 꼴이 안쓰러웠던지 “이리 와서 한 술 뜨소!” 한다. 염치불구하고 그들이 주는 ‘뱃사람 물회’를 너무 시원하게, ‘게 눈 감추듯’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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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회는 어부들이 갯가에서 손쉽게 얻을 있는 해산물에 냉수를 부어 만들어 먹던 음식이다

 

 

차가운 해산물과 자극적인 양념 조화 … 여름철 별미

물회는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주로 발달했다. 해안가 어부들이 일을 하다 출출할 때 한 그릇씩 먹는 ‘새참음식’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어부들이 갯가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해산물에 냉수를 부어 설렁설렁 만들어 먹던 음식이 물회였던 것. 특히 더운 여름철 시원하게 먹는 물회는 그야말로 별미 중 별미이다. 풍부한 영양을 가지면서도 찬 성질의 해산물을 섭취해 몸도 식히고, ‘맵고, 시고, 달콤한’ 자극적인 양념으로 여름 입맛까지 돋우는 지혜로운 음식이 물회다. 

물회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갓 잡아 올린 생선이나 해산물을 생으로 잘게 썰어서, 파, 마늘, 고춧가루 등 양념으로 버무린 뒤, 물을 부어서 먹는 음식’으로 정의하고 있다. 보통 바다를 끼고 있는 곳에서 발달한 음식으로 부산, 제주와 함께 포항이나 속초 같은 동해안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물회로 먹을 수 있는 해산물은 다양하다. 가자미, 우럭, 자리돔, 눈볼대 등 생선 종류는 대부분 물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생선뿐 아니라 해삼, 멍게, 오징어, 한치, 전복, 소라, 성게 알 등도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회의 고급화로 각종 해산물을 섞어서 만드는 ‘해산물 모둠 물회’도 유행하고 있고, 참치나 소고기 육회로도 물회를 만들어 먹는 등 젊은이들 사이에 ‘퓨전물회’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방색 뚜렷 … 지방마다 다른 재료 다른 조리법

물회의 기본양념은 뭐니 뭐니 해도 고추장이나 된장. 동남해안 지역에서는 고추장을, 제주도와 남해 일부 지역에서는 된장을 주로 쓴다. 여기에 식초와 설탕 등을 더해 맵고 들큰하고 새콤한 맛을 가미한다. 거기에다 오이와 무 같은 야채와 배 등을 채 썰고, 살얼음 육수나 냉수를 부어 시원하게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산지역 등 몇몇 곳에서는 육수나 냉수를 넣지 않고 야채에서 나오는 물만 자작하게 먹기도 한다. 

동해식 물회는 새콤달콤한 살얼음 육수를 부어 시원한 맛을 낸다. 제주식 물회는 냉수에 된장을 풀어 고소하고 담담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은 주로 고추장으로 양념을 해 맵고 자극적인 편이다. 이처럼 각 지역마다 즐겨먹는 물회는 제각각이다. 물회의 재료와 조리법이 다양하고도 특징이 있다. 그 중 각 지역의 대표 물회로는, 동해안의 ‘가자미 물회’와 ‘오징어 물회’, ‘해산물 모둠 물회’가 있고, 제주도에서는 ‘자리물회’와 ‘한치물회’, ‘전복물회’, ‘소라물회’가 유명하다. 남해안의 ‘멍게·해삼 물회’와 서해안의 ‘굴 물회’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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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식 물회로 통용되는눈볼대 물회 맛있게 먹고 있는 식객들

 

속살 부드러운 눈볼대, 부산대표 물회

부산은 ‘자리물회’나 ‘가자미물회’, ‘오징어·한치물회’, ‘소라·전복물회’, ‘해산물 모둠 물회’ 등 전국 대부분의 물회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지역이다. 동해권과 제주권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에 그러하다. 그래도 부산식 물회를 굳이 꼽으라면 일명 ‘빨간고기’라는, 살이 부드러운 ‘눈볼대’를 사용한 ‘눈볼대 물회’가 ‘부산식 물회’로 통용되고 있다. 눈볼대는 농어목 반딧불게르치과의 물고기로 눈이 크고 체색이 전체적으로 붉다. 부산에서는 ‘아까무쓰’로 통용되기도 한다. 살이 부드럽고 고소해 구이, 조림, 탕 어느 재료로 이용해도 용이하다. 

영도 남항동에 있는 ‘물회집 골목’에서 맛보는 ‘눈볼대 물회’도 그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이곳은 ‘부산식 물회’의 원조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여름이면 부드러운 눈볼대 회와 갖은 야채가 새콤달콤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나른한 몸과 입맛을 깨우고, 시원한 눈볼대 생선국과 곁들여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나면, 여름 한철 거뜬히 나는 음식이 바로 ‘물회’인 것이다.

가난한 시절 팔고남은 적은 양의 해산물로, 시장기를 달래기 위해 채소와 함께 넣어 양을 늘려 먹었던 음식. 물회는 해안가 사람들에게는 시장기를 잠시 속이는 ‘새참’이자 ‘노동식’이었다. 갯가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해산물과 야채를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넣고, 부뚜막의 양념으로 설렁설렁 비벼 먹었던 ‘고난의 음식’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무렴 어떠랴. 이런 물회가 오늘에 이르러서는 여름철 별미로, 널리 사랑받고 귀한 대접을 받고 있음에랴. 이제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든다. 시원한 물회 한 그릇으로 시원하고 건강한 여름을 맞이하는 것도 괜찮겠다.
작성자
최원준
작성일자
2016-06-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16년 7월호 통권 117호 부산이야기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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