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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심<從心>에 닿은 건반 위의 구도자, '그가 피아노다'

문화회관 기획 '백건우 리사이틀'

내용

마침내 도달했다. 여기까지 오는데 칠십년이 걸렸다. 어쩌면 끝일 수도, 어쩌면 시작일 수도 있는 역설의 나이, 종심(從心)에 도달한 한 남자가 있다.

종심(從心)은 '논어' '위정편'에 나온다. 공자는 "나이 일흔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고 했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하여도 어떤 규율이나 법도·제도·원리 등을 벗어나지 않고 일정한 법도가 있다는 뜻으로, 공자가 최종적으로 도달한 성인(聖人)의 경지가 종심(從心)이다.


건반 위의 순례자 혹은 건반 위의 구도자라고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해 칠순을 맞았다. 피아노라는 구도의 길에서 치열하게 매진해 온 그에게 종심(從心)이라는 단어보다 더 적확한 표현은 찾기 어려울 듯하다. 피아노라는 순례의 길을 떠돌았던 그는 일흔의 나이가 되어 마침내 '종심'에 도달했다. 이제 우리는 삶과 피아노의 중심에 그윽하게 뿌리 내린 그가 들려주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 된다. 그가 피아노 건반 위에 손가락을 뻗을 때마다, 흑과 백의 건반이 품고 있는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소리들이 손가락을 타고 그의 몸 안으로 퍼져 올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의 몸 안에서 붉은 피아노의 심장으로 영근 후에야 다시 그의 손끝을 타고 피어날 것이다. 이제 그는 스스로 피아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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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7월 7일 부산을 찾는다. 이번 공연은 피아노의 거장 부조니 탄생 150주년을 맞아 마련된다. 1969년 부조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골드 메달을 수상, '우리 시대의 부조니'라는 평가를 받은 백건우가 부조니의 대표곡을 연주할 예정이어서 음악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백건우의 연주로 만나는 부조니는 이탈리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바흐 음악의 고유함을 지키면서도 독창적 색감을 부여해 격조 높은 음악으로 승화시킨 거장으로, 베토벤과 더불어 백건우가 오랫동안 붙들고 있는 음악적 화두이기도 하다. 부조니의 곡을 '우주를 뒤흔드는 음악'이라고 평가하기도 한 백건우는 이번 무대에서 부조니의 '엘레지 BV249' 중 제2곡 '이탈리아로!'(나폴리 풍으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를 따른 환상곡 '아버지의 추억에 부침' BV253, '엘레지 BV249' 중 제4곡 '투란도트의 규방'(간주곡), 소나티네 제6번 '카르멘에 실내악 환상곡' BV284 등 부조니 곡으로 1부 무대를 꾸민다. 2부 무대에서는 라벨 '소나티네'를 비롯해 드뷔시 '프렐류드 제1권' 중 제3번, 6번, 7번, 쇼팽의 '스케르초 제1번작품 20', '스케르초 제2번 작품 31'을 들려준다.


7월 7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V석 12만원, R석 9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 B석 2만원.


문의 (607-6066)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6-06-0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73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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