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산·강 … 두 발로 천지간을 새기는 황홀한 순례길
부산이 만들고 품은 갈맷길
우리나라 최고 걷는 길 자랑
9개 코스·20개 구간 263㎞
산·강·바다 따라 걷고 풍경 감상 즐거움 넘쳐나
- 내용
▲ 오른쪽에는 산이 굽어본다. 왼쪽에는 바다를 굽어본다. 산과 바다와 강을 끼고 걷는 부산의 갈맷길은 걷기 순례자들의천국이다(사진은 갯내음과 솔향을 함께 맡으며 걸을 수 있는 이기대 갈맷길) 사진·문진우
걷는다는 것은 조금 특별하다. 산과 바다, 강이 펼쳐진 부산에서 걷는 길은 하늘과 땅, 바다의 공기와 바람과 햇살 그리고 천지간에 흐드러진 나무와 꽃과 풀의 숨결을 두 발로 몸에 새긴다는 것이다. 부산에서의 걷기가 조금 특별한 이유, 천지간의 기운을 오롯하게 몸안에 새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봄이 무르익어서 흐드러진다. 걷기 좋은 계절이다. 지금부터 여름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석달 남짓한 기간, 부산은 땅과 하늘과 바다의 기운을 좇는 순례자의 걸음으로 넘쳐난다.
부산은 산을 따라, 강을 따라, 바다를 따라 좀더 즐겁고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았다. 바로 갈맷길이다. 갈맷길은 모두 9코스·20개 구간, 263.8㎞로 이뤄져 있다. 각 코스마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마다 제각각 바다가 내뱉는 나즈막한 숨소리와 산과 강이 부딪치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계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걷기 천국 부산의 갈맷길로 나서보자. 몸과 마음에 부산의 산과 바다, 강의 숨소리를 새길 수 있을 것이다.
▲ 가덕도 갈맷길.
| 부산을 품은, 부산사람 닮은 길
갈맷길 첫 코스는 기장 임랑에서 해운대 문탠로드까지 33.6㎞. 보통 걸음으로 10시간이 걸린다. 하루에 다 걷기는 무리라 두 구간으로 나눴다. 1구간은 임랑에서 기장군청까지 12.2㎞. 4시간이 걸린다. 기장군청이 1구간 종착지이지만 일광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다.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2구간은 군청에서 문탠로드까지 21.4㎞, 6시간 코스다. 이 코스의 미덕을 꼽으라면 길이 갈수록 보드라워지고 푹신해진다는 것. 해를 등지고 걸어야 얼굴이 덜 타므로 오전에 출발하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2코스는 문탠로드에서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까지 18.3㎞, 6시간 거리다. 1구간은 문탠로드에서 수영강 민락교까지, 2구간은 민락교에서 오륙도유람선 선착장까지다. 해운대 문탠로드를 걸어봤다면 미포 유람선선착장에서 출발해도 좋다.
오륙도 선착장에서 태종대 입구까지 갈맷길 3코스를 걸으면 부산바다와 원도심 속살이 제대로 느껴진다.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길이 3코스다. 코스는 모두 세 구간으로 나눈다. 갈맷길 9코스 가운데 세 구간으로 나눈 곳은 4코스와 3코스뿐이다. 37.3㎞에 13시간이 걸린다.
▲ 회동수원지.
| 강·바다·사람이 하나되는 길
갈맷길 4코스는 영도 남항대교에서 낙동강 하굿둑까지. 부산 해안선을 따라 걷거나 해안선을 보며 걷는 길이다. 4코스는 바다에서 길이 열려 강에서 저문다. 해 뜨는 바다를 등지며 걷다가 노을 지는 강에서 멈추는 길이다. 4코스를 다 걸으면 부산 바다가 얼마나 다정다감하고 부산 강이 얼마나 무던한지 알게 된다. 바다를 품고 강을 품은 부산사람이 다정다감하고 무던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갈맷길 5코스는 낙동강하굿둑에서 시작해 가덕도 일주로 끝난다. 42.1㎞, 13시간 거리다. 강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강을 바라보며 걷다가 자기도 모르게 바다로 빠져드는 길이다. 바라본다는 건 마음이 가닿았다는 것. 빠져든다는 건 마음이 가닿았다는 것. 길을 걷는 사람이 강과 바다에 가닿아 강과 바다와 사람이 하나 되는 길, 그 길이 갈맷길 5코스다.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6-04-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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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725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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