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지 마라, 그리고 관찰하라”
■ 인터뷰-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 내용
JTBC 김제동의 '톡투유'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듣기 싫은 말', '결혼의 의미' 등 세상의 온갖 이야기를 "그에 대한 통계가 있습니다"며 데이터로 풀어내는 사람이 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사진〉 다음소프트 부사장이다. 빅데이터는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마케팅 방향을 설정하는데,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는데, 작은 가게를 여는 데도 활용된다.
지난 7일 부산정책포럼 강연을 위해 부산시를 찾은 송 부사장을 만나 빅데이터에 대해 물었다. 그는 "빅데이터는 우리가 살면서 남긴 흔적들의 총합"이라고 답했다. 현대는 데이터 사회다. 가게에서 물건을 산 것, 인터넷 쇼핑몰에서 클릭해 본 것, SNS에 남긴 말이나 사진 등 모든 것이 데이터로 남고, 그것이 모여 빅데이터가 된다. 그런 방대한 자료에서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바를 끄집어내는 것, 그것이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부사장의 일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직업을 'Mining minds', 즉 사람들의 마음을 캐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중심에는 여전히 자기 생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상대를 모르면 엇갈리게 된다. 가령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에게 좋은 골프채를 선물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빅데이터가 각광받는 이유는 '나'의 의견을 배제한 상대의 진솔한 이야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몇 년 전 모회사에서 출시한 '통근 TV '는 원래 싱글족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구매자는 싱글족이 아닌 모텔이나 펜션 업자들이 대다수였다. 싱글족은 저렴한 가격에 쓸 만한 기능으로 무장한 '통근 TV '보다 70인치 대형화면의 비싼 TV를 더 선호했다. 이처럼 상대는 '나'의 기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한다. 그러니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사실 '상대는 이럴 것이다'라고 상상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송 부사장은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은 실제와 다르다"며 "상상 대신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찰이다. 관찰을 세 번 한 후에야 상상은 빛을 발한다"고 강조한다. "마음을 읽으면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 작성자
- 하나은
- 작성일자
- 2015-12-0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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