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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94호 전체기사보기

스무 살 BIFF가 사랑한 영화 만나볼까?

[박성미의 영화 즐기기] 미리 보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BIFF 선정, 아시아 최고영화 ‘동경 이야기’&한국영화 황금기
BIFF는 파리를 품고…‘프랑스 특별전 : 내가 사랑한 프랑스영화’

내용

가을, 영화의 계절이 찾아온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 달 남짓한 영화제 준비에 한창이다. 영화제는 초청 인사, 상영작 편수나 화제작 여부에 따라 규모가 정해진다. 지난 25일 영화제 개·폐막작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올 BIFF 기간 진행할 프로그램을 하나둘 내놓기 시작했다.

개인 취향에 따라 기억에 남는 영화는 제각각일 터.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 발전을 기저로 하는 만큼 최고의 아시아영화는 무엇일까? 이번 영화제가 그 순위를 가려봤다. 이른바 부산국제영화제 20주년 기념 특별전 ‘아시아영화 100’. 아시아영화의 역사적 자취와 가치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최고의 걸작과 감독 100위를 가려 뽑았다. 놀랍게도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 ‘동경 이야기’가 영화·감독 부문 각각 1위를 차지했다. 과연 그 영화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그 궁금증을 미리 풀어봤다.

‘아시아영화 100’은, 아시아영화의 가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증명하고 보존하기 위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영화의전당이 손잡고 준비한 프로젝트. 이후 5년마다 새롭게 업데이트한다. 영화의전당은 아시아영화 100에 선정된 작품을 수집, 보관하며 아시아 영화 아카이브 역할을 한다. 아시아영화의 미학과 역사에 대한 중추 역할을 하며 나아가 아시아의 숨겨진 걸작과 감독을 발굴하는 일을 맡는다는 것이다.

순위 선정을 위해 아시아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전세계 73명의 심사단을 구성했다. ‘조너선 로젠봄’ ‘토니 레인즈’ ‘하스미 시게이코’ 등 각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들과, 칸영화제 등 세계유수 영화제들의 집행위원장 및 프로그래머, ‘모흐센 마흐말바프’ ‘봉준호’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아시아영화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뽑은 아시아영화 및 감독 베스트 10을 토대로 최종 100위에 오른 총 113편의 작품과 106명의 감독(공동순위포함)이 발표됐다.

■1위 ‘동경 이야기’  한국영화 ‘하녀’ 10위

이번에 선정된 100위의 아시아 거장들의  작품 중 과연 어떤 작품들이 상위 베스트 10에 올랐을까? 영예의 1위는 영화사에서 영향력 있는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전설 같은 걸작 ‘동경 이야기’가 차지했다. 2위에 오른 ‘라쇼몽’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6위 ‘7인의 사무라이’에도 동시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3위는 영상미학의 선두자, 홍콩의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4위는 인도 영화의 아버지 사티야지트 레이 감독의 ‘아푸 3부작’, 5위와 7위는 대만 최고의 두 거장 허우 샤오시엔 감독 ‘비정성시’와 에드워드 양 감독의 대표작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 각각 차지했다. 공동 8위로는 페이 무 감독의 ‘작은 마을의 봄’과 지아 장 커 감독의 ‘스틸 라이프’, 마지막으로 공동 10위에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클로즈 업’과 함께, 한국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베스트 10에 포함 된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가 선정됐다.

베스트 10에 선정된 총 11편의 작품은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아시아영화 100’이라는 이름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1위 '동경이야기'( 영화의전당 제공)

■특별전 : 아시아영화100 - 베스트10 (공동순위 포함 총 11편) 상영작 리스트

순위 영화 제작연도 감독 나라
1위 동경 이야기 1953 오즈 야스지로 일본
2위 라쇼몽 1950 구로사와 아키라 일본
3위 화양연화 2000 왕가위 홍콩
4위 아푸 3부작 1955 사티야지트 레이 인도
5위 비정성시 1989 허우 샤오시엔 대만
6위 7인의 사무라이 1954 구로사와 아키라 일본
7위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1991 에드워드 양 대만
8위(공동) 작은 마을의 봄 1948 페이 무 중국
스틸 라이프 2006 지아 장 커  중국
10위(공동) 하녀 1960 김기영 한국
클로즈 업 1990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

아시아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베스트 10의 면면을 보면 1위에 오즈 야스지로 (일본), 2위 허우 샤오시엔 (대만), 3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 4위 구로사와 아키라 (일본) 5위 사티야지트 레이(인도) 감독이다. 6위 공동으로 왕가위(홍콩) 감독과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순위에 올랐다. 8위도 공동으로 지아 장 커 (중국), 미조구치 겐지(일본), 에드워드 양(대만)이다. 한국 감독은 10위순에 들지 못했다.

순위 감독 국가
1위 오즈 야스지로 Ozu Yasujiro 일본
2위 허우 샤오시엔 Hou Hsiao-hsien 대만
3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Abbas Kiarostami 이란
4위 구로사와 아키라 Kurosawa Akira 일본
5위 사티야지트 레이 Satyajit Ray 인도
6위(공동)  왕가위 Wong Kar Wai 홍콩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Apichatpong Weerasethakul  태국
8위(공동)  지아 장 커 Jia Zhang Ke  중국
미조구치 겐지 Mizoguchi Kenji 일본 일본
에드워드 양 Edward Yang 대만  대만 

■동경 이야기, 라쇼몽, 하녀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 이야기’(1953)는 ‘시민 케인’과 더불어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로 손꼽는 작품이다. 영화는 노부부의 동경 여행기다. 2차 세계대전 후, 도쿄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노부부가 상경한다. 장남과 둘째 딸은 부모님의 방문이 부담스러워 바쁜 일상을 핑계로 부모님에게 소홀하지만, 막내 며느리 ‘노리코’ 만은 노부부를 극진히 모신다. 전후 일본 사회상의 변화와 전통적인 가족의 붕괴를 이야기한다. 스토리는 아주 단순하고 영상 역시 아주 단순하다. 다다미에 앉아 인터뷰만 했나 싶게 카메라는 움직임이 별로 없다. 진부하지만 그런 만큼 보편성을 획득하기에 그 가치를 인정을 받고 있는 영화다.  

2위 ‘라쇼몽’(1950)은 구로사와 아키라를 본격적으로 전세계에 알린 영화다. 헤이안 시대, 황폐해진 도읍 라쇼몽에 비를 피하러 들어온 한 남자에게 나무꾼과 스님은 최근에 겪었던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플래시 기법을 통해 한 가지 사건을 다양한 관점으로 그려냈다. 어떤 사건에 대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소위 라쇼몽 효과라고 불리는 기억에 대한 진술을 사무라이와 그의 아내, 산적의 시각을 통해 한 사건에 대한 다른 세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을 말한다. 3위,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2000)는 감독 특유의 세련된 감각, 섬세한 감성이 영화음악과 더불어 최고조를 이룬 작품이다. 홍콩 지역 신문 편집장 ‘초 모완’과 수출회사 비서로 일하는 ‘수 리첸’은 상하이 한 아파트에 같은 날 각자 이사를 온다. 부부가 따로 떨어져 지내는 두 남녀의 외로움은 낯선 서로를 점점 가까워지도록 만든다. 이룰 수 없어 더욱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공동 10위에 든 ‘하녀’(1960)는 김기영 감독의 아홉 번째 작품이자 한국문예영화사 제1회 작품이다. 영화는 어느 날 하녀가 집에 들이면서 한 가정이 파국을 맞게 되는 이야기. 동식은 쇠약한 아내를 위해 하녀를 고용한다. 하지만 하녀는 동식을 유혹해 관계를 맺은 후 임신을 하고, 아내가 하녀를 강제로 낙태 시키자 하녀는 점점 난폭해지기 시작한다.

강렬한 서스펜스와 심리 묘사에 탁월한 김기영 감독은 한국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독창적인 영화미학을 구축한 감독으로, 1997년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김기영은 한국영화 전성기로 불리는 1960년대에 신상옥, 유현목과 함께 한국영화를 주도하는 트리오를 형성했다. 김진규, 엄앵란, 주증여, 안성기 등이 출연했다. 국민 배우 안성기가 출연할 당시 11살이었다.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한 ‘하녀’는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참가하고 각종 한국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5-08-2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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