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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오방색으로 채운 색면회화의 미학

김두례 ‘이미지텔링’전 25일∼7월9일 롯데갤러리
로스코·마티스 닮은 색감으로 작업실 일상 그려

내용

한복 저고리와 치마처럼 7대3의 비율로 분할된 화면에는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오방색이 넘쳐난다. 미국의 색면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와 바넷 뉴먼의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한국적인 정서와 만났다.

롯데갤러리 광복점이 오는 25일부터 7월9일까지 김두례 작가의 '이미지텔링 Image-telling'전을 연다. 전시작품은 여인, 마음 등의 이미지를 색면으로 화폭에 담아낸  추상표현작품 30여점이다. 추상과 구상의 응축, 자연과 인간이 융합된 100호 이상 대작이 많다. 순수하면서 추상적인 색과 면이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에너지를 김두례의 '이미지텔링'에서 만날 수 있다.

김두례 작, 무제.

색이 말을 걸어온다. 색이 이야기가 되어 비극적 감상이나 황홀경을 불러일으킨다. 절제된 구도는 정갈한 기분을, 색과 색의 접점에서는 따뜻한 느낌이 전해진다. 김두례의 그림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두례는 주로 전통적인 한국 색채로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색과 면을 활용한 그림을 그리는 소위 색면회화 화가다. 초창기 인물화, 풍경화, 누드화를 주로 그리다 1999년 뉴욕으로 건너가 미국 추상표현주의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적 추상표현주의' 화풍에 푹 빠졌다.

오방색을 주로 한 원색적인 화면은 전통 채색화에서 보는 문양들과 단순한 색상이다. 또한 혼례복, 색동저고리, 보자기, 민화의 흔적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서양 회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얼핏 앙리 마티스의 작열하는 색채 마술을 떠올리게 한다. 몬드리안의 면 분할처럼 단순하고 경쾌하기도 하지만 마크 로스코의 네모처럼 가장자리는 부드럽고 모호해 깊고 깊은 심연에 빠져즌다. 그러나 색 과 색, 면과 면이 만나는 지점은 이지러지고 서로 섞여들어 찬찬히 가슴에 파고드는 역동적 힘이 느껴진다.

작가가 그림을 그려낸 공간은 주로 자신의 작업실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작업실에 있는 작가 자신의 일상적인 모습 혹은 아들의 모습이다. 인물들은 빨강, 초록 등으로 대비 되는 색채의 스펙트럼 위에서 얼굴 표정은 과감히 생략된 채 가벼운 붓질로 얹혀져 금방이라도 화면에서 사라져 버릴 것 같다.

화면을 채우고 있는 색면은 추상적이지만 인물이나 사물은 구상적이다. 추상과 구상은 빛에 의해 경계를 얻고 단색조의 색 혹은 면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의 색면 추상화들은 절제된 수평, 수직 구도 속에 밑그림에서부터 색이 배어 나오도록 수천 번 칠해 얻어낸 결과물들이다. 그래서 그림은 사색적이고 시적이며, 엄숙하다.

김두례는, 감상은 관람자의 몫이라 여기고 작품에 제목을 잘 붙이지 않는다. '이미지 텔링'을 주제로 한 전시에서 한국의 전통 오방색을 통해 한국적 영감을 시각적으로 표현, 고요한 명상의 세계로 이끈다.

▶롯데갤러리 678-2610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5-06-2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8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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