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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는 정성으로 60여년 이어 온 ‘진한 장맛’

메이드 인 부산 / 채경석 오복식품 대표
1952년 설립, 부산대표 향토식품기업 … 꾸준한 연구·개발 ‘장맛 비결’

내용

“지난 63년간 간장과 고추장 등 장류 제조에 한 우물을 팠습니다. 최근 해외에서도 김치 못지않게 간장과 고추장, 된장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식품인 장은 '웰빙식품'으로 인기가 높고 또 하나의 한류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부산의 장맛을 지켜온 오복식품이 한국의 장맛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수출 비중을 늘리고 더 많은 연구개발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생각입니다.”

한국산 장류식품, 해외서 김치 못지않은 인기

부산 사하구 감천동에 있는 장류 생산전문기업 오복식품 채경석(67) 대표는 장류식품이 세계인의 식품으로 김치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 대표는 “오복식품은 현재 유럽을 비롯해 미주와 남미, 중앙아시아 등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베를린식품박람회 같은 해외전시회에 나가보면 간장과 고추장 같은 장류식품에 유럽 현지인들이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내수시장 규모가 수출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앞으로는 장류가 김치와 더불어 세계인의 웰빙식품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부산 향토기업 오복식품을 이끌고 있는 채 대표는 지난 40여 년 동안 매일 아침 본사 소재 연구실에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곳에서 30여 분 동안 간장과 된장, 고추장, 쌈장 등 오복식품이 생산하는 20여 가지 제품을 일일이 숟가락으로 떠서 맛을 본다. 채 대표는 “숙성 상태와 미생물 발효상태 등이 조금만 달라져도 장맛은 쉽게 변해 버리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며 “장맛 테스트를 한 뒤에는 늘 연구소 팀원들과 함께 장맛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며 개선 방안을 찾는다”고 말했다.

오복식품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식품기업이다(사진은 채경석 대표가 제품에 대해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장인 정신으로 이어온 '장맛' 철학, 연구·개발 집중 투자

오복식품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식품기업이다. 채 대표의 부친인 고(故) 채동욱 회장이 지난 1952년 중구 보수동에서 회사를 설립했고, 1974년 채 대표가 물려받았다. 2001년부터는 아들인 채용관 부사장이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63년 동안 부산시민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장류 브랜드로 성장했다. 부산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샘표와 대상 등 대기업 장류 생산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꾸준히 연 매출 3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채 대표는 “맛이나 원·부자재는 거의 비슷하다. 그래도 맛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결국에는 미세한 '손맛'에서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오복식품이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60여년간 장류 하나로 부산대표 향토식품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성공 비결을 장인 정신으로 이어온 '맛'에 대한 철학과 연구개발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복식품은 채 대표가 1974년 회사를 승계한 이후 큰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최초로 한국표준협회로부터 1978년 KS표시허가를 취득했으며, 1996년에는 장 내 위해물질인 MCPD(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특허도 획득했다. 회사 자체적으로 연구소를 운영하며 매출액의 많은 부분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고 있다.

오복식품은 이 같은 기술력을 앞세워 품질개선에 힘쓰는 한편 우수한 설비시설 확충을 통해 기업 규모를 날로 키워가고 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하루 40t 생산이 가능한 양조원액공장을 두고 있으며, 김해 장유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럽기술을 도입한 아미노산공장을 가동해 고품질의 장류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부산 감천공장은 간장 포장자동화 시스템 등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다.

정직으로 몇 번의 위기 극복 … 소비자 신뢰 높여

채 대표는 회사 위상이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1980∼90년대 몇 번의 큰 고비도 있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위기는 1970년 중반에 찾아왔다. 채 대표가 선친으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은 1974년, 미원(지금의 대상), 샘표 같은 대기업의 부산 진출로 매출이 매년 20% 이상 곤두박질쳤다. 대리점 점주들이 채 대표를 찾아와 난리를 쳤다. 어렵사리 사태를 수습했지만 이번에는 물을 타고 조미료를 섞은 불량간장이 저가로 시장을 잠식했다. 영업 조직이 인플레이션 효과로 인한 매출 유지에 안주하는 사이, 판매량은 또 다시 몇 년 사이에 20∼30%씩 줄어들었다.

“우리도 물을 타자”, “세금을 절반만 신고하자”는 대리점 점주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채 대표는 고심 끝에 거절했다. 대신 대리점 점주들에게는 판매량 그래프를 공개하고 “여기서 문을 닫든지, 힘을 합해 다시 해보자”고 배수진을 쳤다. 채 대표의 이 같은 결단에 회사는 빠르게 안정화에 진입했다. 매출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몇 년 뒤 검찰의 불량간장 일제단속으로 영세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채 대표는 “정직이 오복을 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기는 또 다시 찾아왔다. 1980년대와 90년대 두 차례 간장파동이 있었다. 첫 번째는 양조간장 논란이다. 80년대 중반 한 언론사가 “국내에는 발효방식의 100% 양조간장을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없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실제로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까다로운 양조간장 제조설비가 없었다. 경쟁업체가 외국에서 설비를 수입해 손쉽게 생산을 준비하는 사이, 채 대표는 오복의 명운을 걸고 직접 설비개발에 뛰어들어 국내 최초로 설비 국산화와 양조간장 생산에 성공한다.

끊임없는 기술개발, 오복식품 성장 밑거름

세 번째 위기는 90년대 중반 MCPD 파동이다. MCPD 파동은 혼합간장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MCPD 성분이 국제식품첨가물전문위원회(JECFA)로부터 '불임 및 발암 가능성이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로 규정되면서 발생했다. MCPD 파동으로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채 대표는 MCPD 파동을 먼저 겪었던 일본 후쿠오카장류조합에서 이 성분의 분석법을 기술전수 받은 뒤 MCPD 성분을 0%대로 거의 완벽하게 제거하는 기술을 전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했다. 오복은 이 신기술을 시장에 무상으로 공개했다.

한 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 채 대표는 매일 아침마다 장류를 맛보며 검사를 하는데 하루는 맛이 이상했다.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직감한 그는 탱크에 가득 찬 간장 1만8천ℓ를 몽땅 폐기했다. 직원들이 재처리해서 팔자고 했지만 “소비자를 속이는 사업을 해선 절대 안 된다”며 끄떡도 하지 않았다. 소비자에 대한 이 같은 신뢰와 정직,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이 오복식품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채 대표는 확신한다.

채 대표는 매일 아침 본사 소재 연구실에서 간장과 된장, 고추장, 쌈장 등 오복식품이 생산하는 20여 가지 제품을 일일이 숟가락으로 떠서 맛을 본다.

유럽·러시아·미주 등으로 장류 수출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킨 채 대표의 오복식품은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러시아와 유럽, 북남미 등에 수출되고 있는 제품의 구색을 강화해 장류가 한국을 대표하는 웰빙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수출 비중을 늘려 나가는 것이다. 더불어 향토기업으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복식품은 현재 동서대, 신라대 등과 산학협력 관계를 구축해 지역인재의 산업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실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 중식봉사 총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부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감천문화마을 지원과 장애인 고용 확대에도 모범을 보이고 있다.

사오복식품은 현재 러시아와 유럽, 북남미 등에 수출하고 있다. 제품의 구색을 강화해 장류가 한국을 대표하는 웰빙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수출 비중을 늘려 나가는 것이 목표다(사진은 채경석 대표가 출하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지역사회 공헌 활동 더욱 넓혀나갈 것 약속

채 대표는 “전국구인 샘표간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향토제품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대구의 삼화간장, 마산의 몽고간장, 호남의 대상 등 향토제품이 지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은 향토제품의 시장 점유가 50% 정도라며 부산시민이 오복식품을 조금만 더 사랑해주고 밀어준다면 부산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 대표는 반세기가 넘게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오복식품이 아직 향토기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부산시민들이 많다며 오복식품을 향토제품으로 더욱 알려나가고 더 많은 시민의 사랑도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채 대표는 다른 분야 진출에 대한 제안이 많이 있었지만 오복식품은 한 눈 팔지 않고 장류전문기업 한 우물만 팔 것이라며 부산과 함께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작성자
조민제
작성일자
2015-06-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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