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부산 도로율 1%p 높이는데 1조3천억원
만성적 도심교통난 해결, 대중교통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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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선언, 교통혁신에 나섰다. 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승용차 이용을 억제해 만성적 도심 교통혼잡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로나 다리 같은 교통인프라 건설에 천문학적 비용을 퍼붓는 대신, 대중교통을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부산이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선언, 교통혁신에 나섰다. 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승용차 이용을 억제해 만성적 도심 교통혼잡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사진은 부산진구 전포동 동천로에 조성된 '대중교통 전용지구').부산이 대중교통 활성화를 핵심으로 하는 교통혁신에 나선 것은 갈수록 심해지는 도심혼잡 때문.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로를 늘리고 다리를 건설해 왔지만, 현실은 교통인프라를 확충할수록 승용차가 늘어나 오히려 교통혼잡이 가중되는 '브래스의 역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 부산의 도로율은 지난 2012년 20.94%에서 지난해 21.48%로 0.54%p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차량등록 대수는 117만5천대에서 121만4천대로 3.2%나 증가했다. 이에 따른 혼잡비용은 1인당 113만원으로 서울 84만원, 대구 63만원에 비해 훨씬 높으며,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현재 21.5%인 도로율을 1%p 높이는 데 1조3천억원이나 들지만, 차량이 더 늘어나 오히려 체증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로를 늘리면 늘릴수록 차량이 늘어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도심혼잡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원규 부산발전연구원 박사는 “승용차 이용자 10%만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교통혼잡비용이 연 2천484억5천만원 줄고, 교통사고 감소 등으로 얻을 수 있는 편익비용이 연간 4천126억7천만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대중교통 더 편리·쾌적하게 적극 투자
부산시는 '대중교통 중심도시' 실현을 위해 올해부터 저효율 고비용의 교통인프라 확충 대신 대중교통 중심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이를 통해 42.4%에 불과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2020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부산시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매주 수요일을 '대중교통 이용의 날'로 정했다(사진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대중교통 이용의 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부산교통공사 직원을 격려하는 모습).시내버스가 도로에서 더 빠르고 편리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가야로, 해운로, 낙동로, 백양로 등 시내 주요도로에 버스전용차로 21㎞를 추가로 신설한다. 내성~송정, 내성~충무동, 서면~사상 구간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 간선급행버스(BRT·Bus Rapid Transit) 체계도 구축한다.
시내버스 노선도 시민편의 위주로 개편한다. 도시철도와 환승편의를 제공하고, 강서·기장산업단지 등 대중교통 이용 불편지역의 시내버스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버스나 도시철도를 많이 이용하는 시민에게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속적인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7월부터 환승요금 200원(청소년 130원·어린이 50원)을 무료화하고, 2017년부터는 교통카드로 매월 일정 금액 이상을 대중교통비(경전철 제외)로 지출하는 시민에게 이용요금의 10%를 할인해 줄 계획이다.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는 정책도 강력하게 편다. 우선 도심 혼잡지역 공영주차장 34곳의 급지를 1~2급지로 높인다. 해운대, 덕천, 사상, 하단 등 신흥 도심 상업지역과 도시철도역 인근 공영주차장 급지를 인상해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각종 대형시설의 교통유발부담금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버스전용차로와 도심 혼잡지역 불법 주·정차도 집중 단속한다. 시내버스 2개 노선 6대에 CCTV를 설치해 버스전용차로·주정차 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버스탑재형 이동단속'을 지난 5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데 이어, 6월부터 시내버스 5개 노선 22대에 단속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해 운영한다. 추가 노선은 9월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10월1일부터 단속을 시작할 방침. 이렇게 되면 CCTV 탑재 시내버스가 버스전용차로 전 구간을 단속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에 차량이 많이 몰리는 황령터널과 동서고가로 등지에서 '나 홀로 승용차'에 대해 교통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시민공청회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동천로, 출퇴근 시간 승용차·택시 등 운행금지
부산시는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심 한가운데 '대중교통 전용지구(Transit Mall)'도 조성했다. 부산진구 전포동 동천로 NC백화점∼더샵 센트럴스타 아파트 740m 구간 도로에 출·퇴근 시간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만 운행토록 하고, 보행자가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든 것. 지난 4월3일 개통한 동천로 대중교통 전용지구는 총사업비 94억3천만원(국비 22억원·시비 72억3천만원)을 들여 차로를 기존 4차로에서 2차로로 줄인 대신 보도를 3m에서 6m로 두 배나 넓혔다. 이 구간 도로에는 오전 7~9시와 오후 5시~7시30분 출·퇴근시간에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만 다닐 수 있다. 승용차는 물론 화물차, 택시도 진입을 금지한다. 동천로 일대 상가에 짐을 운반하기 위해 사전에 등록한 차량과 긴급차량은 예외적으로 다닐 수 있지만, 통행허가를 받지 않은 차량이 출·퇴근 시간 진입하면 범칙금을 부과한다. 승용차 4만원, 승합차 5만원. 부산시는 그동안 계도기간을 거쳐 6월부터 CCTV 등으로 위반차량을 본격 단속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동천로 구간을 다니는 모든 차량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시속 30㎞ 이하로 서행해야 한다.
부산시는 부산진구 전포동 동천로 NC백화점∼더샵 센트럴스타 아파트 740m 구간 도로를 출 · 퇴근 시간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만 운행토록 하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운영한다. 기존 4차로를 2차로로 줄이고, 보도를 두 배나 넓혀 보행자가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들었다(사진은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바뀐 동천로 모습).대중교통 전용지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 휴식·통행·쇼핑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일찌감치 도입해 쾌적한 보행환경과 원활한 교통환경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도심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구시가 지난 2009년 중앙로에 처음 도입했으며,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연세로에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운영해 대중교통 이용객과 보행자 증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부산시는 동천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운영에 따라 이 일대 대중교통 승객과 보행자가 각각 30%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진옥 부산시 대중교통과장은 “동천로 일대에는 카페거리가 형성돼 있고, NC백화점이 최근 문을 열어 대중교통 전용지구 운영이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동천로 대중교통 전용지구에서 주말마다 '차 없는 거리 문화행사'를 열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중교통 활성화 시민 아이디어 봇물
부산을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바꾸는 것은 민·관이 함께 힘을 모으고 온 시민이 동참할 때 가능한 일.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경찰청을 비롯한 공공기관과 대중교통 운수업체, 시민사회단체 등은 지난 3월3일 부산시청에서 '대중교통 중심도시 부산 구현을 위한 범시민 참여 선포식'을 갖고 적극적인 협력을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대중교통 이용 생활화를 위한 범시민운동 캠페인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는 1천167개 공공기관 임직원 6만9천831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솔선수범하는 '내가 먼저(Me First)'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매주 수요일을 '대중교통 이용의 날'로 정해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대중교통으로 출근토록 하고, 공공기관장들도 월 1회 대중교통 출근을 실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 역시 매달 '대중교통 이용의 날' 시내버스나 도시철도로 출근하며 시민들과 만나 대중교통 이용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지역 각 공공기관들도 소속 임직원들의 승용차 이용 억제를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직원 주차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을 찾는 민원인들의 승용차 이용 억제를 위해 1시간 무료주차 폐지도 검토하고 있다.
부산 시민·사회단체들도 '대중교통 이용의 날' 추억의 시내버스 안내양 복장으로 이색 캠페인을 벌이는 등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유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시민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부산시가 최근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기발하고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대중교통 이용자가 정류장 근처에 오면 버스정보를 휴대폰 메시지로 알려주자” “도시철도역에 택배물품을 찾을 수 있는 사서함을 만들자” “기업이 직원들에게 주는 교통비를 교통카드나 승차권으로 지급하자” “시내버스 입석 승객을 위해 흔들림 방지 V형 손잡이를 설치하자” 등 실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 도움이 될 만한 훌륭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부산시는 실현 가능성과 구체성, 창의성,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 아이디어를 대중교통정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5-06-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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