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 영화만 즐길 건가요?
무료영화 보고 강좌·공연·먹거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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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전당,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이다. 영화의전당에서는 최신작뿐 아니라 예술영화, 고전명작들을 두루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영화의전당에서 영화만 볼 것인가? 무료상영, 할인혜택도 많지만 영화의전당 자체를 누려봄은 어떨까? 영화의전당은 건물 자체가 주는 외적인 매력과 그 안에 품고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이라는 내적인 재미가 있다. 영화의전당을 안팎으로 한번 둘러보자.
영화의전당은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이다. 영화의전당을 찾으면 영화뿐만 아니라 강좌,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사진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시민들이 무료 야외상영을 관람하는 모습).■ 기네스 인정, 빼어난 조형미 건축공학
영화의전당은 먼저 빼어난 조형미로 부산이 자랑하는 건축예술 중 하나다. 건축 관계자, 건축학도에게는 필수적인 견학코스. 3차원으로 꺾인 곡선과 직선, 지붕은 울퉁불퉁, 화강암과 강화유리로 된 외벽은 비스듬해서 비정형적이고 불규칙적이다. 영화의전당은 소위 학사모를 닮았다고도 하는 '빅루프', '스몰루프'의 거대한 지붕과 시네마운틴, 비프힐, 더블콘 3개의 건물, 그리고 건물들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로 이루어져 있다. 더블콘은 말 그대로 살짝 기울어진 아이스크림콘 모양이다. 길이 163m, 너비 61m로 축구장 1.5배 규모란다. 4천t에 가까운 지붕을 더블콘 기둥 하나가 지탱하고 있는 구조는 첨단 건축기술의 결정체다. 빅루프는 기둥을 뺀 지붕의 길이만 장장 85m, 세계최장 외팔보 지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빅루프와 야외극장 지붕인 스몰루프 천정에는 4만2천여개의 LED조명이 설치,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며 북극 오로라 혹은 가늠 없는 우주쇼를 연출한다. 수영강, APEC 나루공원과 어우러진 야간 경관은 라스베가스 부럽지 않다.
빅루프 자락이 끝나는 지점 바로 아래 광장에 높이 10.2m의 스텐리스 조형물이 우뚝 서 있다. 한쪽에서 보면 갈매기, 다른 쪽에서 보면 영락없는 여인의 모습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변신하는 이 작품은 독일의 조각가 랄프 산더가 제작한 '여인-새-변신'이라는 작품이다. 연인과 새가 밤낮없이 광장을 지켜보고 있는 볼 것 많은 이 건물은 가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도시 부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소임에 틀림없다.
빅루프 끝자락 아래 광장에 우뚝 선 '여인-새-변신' 조형물은 빅루프 LED조명쇼와 더불어 영화의전당 명물 중 하나다.■ 365일 주제별 영화가 있는 영상복합문화공간
영화의전당은 '영화도시 부산'의 랜드마크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전용관이자 부산 영화영상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그 자체다. 365일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 영화를 중심으로 공연, 전시, 교육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치는 영상복합문화공간이다.
영화의전당은 영화와 고품격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본관에 해당하는 시네마운틴에는 중극장(413석), 시네마테크(212석), 소극장(212석)과 하늘연극장(841석)이 있다. 3개의 영화관에서는 고전영화, 예술영화, 독립영화 등 일반 상업영화관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영화들을 볼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메이드 인 부산 독립영화제, 배리어프리 영화제 등이 이어진다. 또한 인도영화제, 프랑스영화제, 아랍영화제, 스웨덴영화제 등 각국의 최신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영화사에 남을 감독, 배우 때론 영화음악이나 컨셉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영화를 즐기기도 한다.
관객과 배우의 만남 GV시간(사진은 올해 초 일본 배우 카세 료가 관객들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모습).■ 여름밤 즐거운 야외상영회와 토요야외콘서트
야외극장은 위로는 거대 지붕이 있어 비가 내려도 염려 없다. 좌우로 시원하게 뚫려 속이 후련하다. 영화제 개폐막식과 더불어 매일 저녁 1편의 영화가 야외극장에서 상영된다. 시네마운틴 벽면에 설치된 야외극장 스크린은 가로 24m, 세로 13m 고정 스크린으로는 국내 최대 크기.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의 감동은 각별하다.
시원한 여름밤에 무료로 즐기는 '영화의전당 야외상영회'는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다양한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영화의전당 대표적인 공익 프로그램이다. 올해 야외상영회는 지난달부터 시작되어 오는 9월까지 지정 수요일 오후 8시에 야외극장에서 개최된다. 지난달 오드리 헵번 영화 '로마의 휴일' 상영 때는 무려 2천2백명의 시민들이 무료영화를 즐겼다. 이달에는 요리를 소재로 한 '음식 영화' 3편을, 7월에는 '찰리 채플린'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품들을 선별하여 각각 상영할 예정. 8월에는 여름 방학 시즌을 맞아 '한국 애니메이션'을, 9월에는 '인도 영화'를 상영한다.
야외무료 공연 두레라움 '토요야외콘서트'도 지난 5월부터 문을 열었다. 오는 9월 1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마련된다. 두레라움윈드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김성진 지휘와 정두환(음악평론가)의 해설로 매회 주제를 선정하여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올해 새롭게 명품예술단 시리즈 연주회가 생겼다. 유쾌한 타악앙상블인 '잼스틱',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 지원작인 '미스터 브라스', 캐나다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민속음악 혁명가들로 유투브 스타인 '레몬버켓오케스트라' 등이 참여해 영화와 관련한 신나는 음악을 들려준다.
■ 무료영화라서 좋고 반값이라 즐거워
만 60세 이상의 관객들을 위한 영화 무료상영 프로그램인 시니어극장도 인기다. 여전 활동적인 시니어들 대상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영화 한 편을 선정해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 오전 10시에 시네마테크관에서 무료로 상영한다. 매주 월요일 저녁 다양한 장르의 독립영화들을 상영하는 '인디스데이',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는 한국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사랑방'도 무료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관람료 50% 할인된 값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주 수요일 '와이드 스크린 데이 (Wide Screen Day)'는 영화의전당 중·소극장 상영작 중 화면비 '2.35:1'의 시네마스코프 또는 '1.85:1'의 비스타비전을 갖춘 작품을 중극장에서 최적의 상영 사이즈로 감상할 수 있어 영화감상의 몰입도가 뛰어나다. 또한 청소년 토요문화정착을 위해 만들어진 부산토요스쿨프리패스카드를 활용하면 학생과 동반 부모 2인이 반값으로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 한편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영화자막과 화면해설이 포함된 최신 한국 영화를 상영하는 배리어프리는 월 1~2회씩 운영하며 관람료는 별도로 3천원.
■ 찾아가는 영화관과 맘스 데이(Mom's Day)
영화의전당 밖에서도 영화를 만난다. 매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영화관'은 스크린 시설을 가지고 직접 찾아가 영화를 상영하는 관객 서비스 프로그램이다. 극장이 없어 영화를 보러 다른 지역으로 가야하는 곳이나 거동이 불편하여 영화관을 가지 못하는 분들에게 영화 관람의 기회를 주고 있다.
맘스 데이는 자녀가 아직 어려 마음 편히 영화 보기 힘든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영화를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매월 첫째 주, 셋째 주 수요일 한 회 차씩 중극장 상영관을 좀더 밝게 하고 사운드를 줄여 아이들이 부담없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한다.
■ 공연, 전시도 꾸준히
하늘연극장에서는 매월 둘째주 화요일 오전 11에 만나는 '마티네 콘서트'가 열린다. 저녁시간대 활용이 어려운 중년 여성들과 오전 시간이 자유로운 관객들에게 여유 있는 오전을 선사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 올해 마티네 콘서트 시즌4는 색다른 만남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주제 아래 서로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만나 색다른 무대를 연출하고 있다. 둘째주 화요일인 오는 9일에는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음악의 발견'에는 셈세한 피아노 연주와 더불어 유쾌한 입담이 화요일 오전을 즐겁게 해준다. 그 외에도 하늘연극장에는 클래식 연주회, 연극, 뮤지컬, 오페라,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열린다.
비프힐 1층 넓은 라운지는 기획전시가 열린다. 지난달부터 9월6일까지 '오드리 헵번, 뷰티 비욘드 뷰티'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영화배우로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의 모습과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남은 인생을 봉사한 고귀한 모습들이 각종 자료들과 함께 전시, 힐링과 감동의 시간이 되고 있다.
■ 영화의전당의 숨겨진 보물 영화전문자료실
비프힐 건물 2층에 있는 영화자료실, 영화의전당의 숨겨진 보물로 아는 사람만이 찾는 곳이다. 1999년 시네마테크부산 개원 이래 영화 관련 총 22,400종에 달하는 자료가 소장되어 있다. 국내외 영화 관련 서적과 논문, 영화 시나리오, 전 세계 영화제의 카탈로그 등. 한국영상자료원 VOD 전용 열람석에서 고전영화 1,449편, 독립영화 1,648편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일반 시민에게 무료로 공개되어 있어 안내데스크에 신분증을 제시하면 바로 이용 가능하다.
또 영화의전당 아카데미는 영화제작을 배우는 곳. 30여개의 상설강좌와 다수의 특별강좌를 통해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론·실기강좌 및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학도들은 물론 일반인 모두 신청 이용 가능하다. 다큐멘터리 제작워크숍 2015는 '카메라, 렌즈, 시선 그리고 시각'이라는 컨셉트로 오는14~8월27일까지 열린다. 완성된 작품은 시네마테크 상영관에서 공개상영회와 GV시간도 가진다. 오는 27일~7월12일까지 총6강에 걸친 영화평론가 특별강연도 있다. 거장의 잊혀진 영화들 또는 영화적 섬광의 순간을 찾아 떠나는 이번 강연은 마이클 치미노, 오슨 웰즈, 장 르느와르의 명작을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자세히 들여다 보는 시간이다.
비프힐 지하 1층의 부산아시아필름아카이브와 필름시사실은 국내외 영화 필름 수장고로 휘귀 영상 자료들을 DVD로 제작, 판매도 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예술감상교육 '연극아 놀자'는 몸과 마음을 열고 상상력 키우고 연극적 움직임을 배우는 시간이다. 놀이를 통해 예술을 경험하고 나아가 연극을 만들어보는 청소년 참여프로그램이다.
■ 먹거리 쉴거리 넘치는 문화휴식공간
더블콘 2층에 지난해 10월에 문을 연 '식당120'은 영화의전당 먹거리를 담당하는 한식뷔페 식당이다. 120여 가지 식재료의 향연이 펼쳐지는 새로운 개념의 식(食)의 세계라는 의미. 2천640m² 넓이의 내부는 더블콘을 지탱하는 수십 개의 기둥과 목재, 한지를 이용, 한국적인 멋이 풍긴다. 매일 직접 도정한 쌀로 밥을 지어 식감 자체가 다르다. 식당120의 대표적인 특징은 제면소와 방앗간 코너. 면 장인이 직접 반죽해 뽑아낸 다양한 면 요리와 금방 쪄낸 따끈따끈한 떡을 맛볼 수 있다.
영화의전당에는 휴식과 만남의 공간이 넉넉하다. 비프힐 1층에 위치한 '카페 라온'과 시네마운틴의 '카페 뤼미에르', 더블콘 1층 라운지가 있다. 시네마운틴 6층의 시네라운지는 쾌적한 공간으로 일반 영화관과는 다른 쉼터를 준다. 영화의전당 건물 전체를 아우르는 드넓은 광장은 휴일이면 보드를 타는 학생들로 활기가 넘친다. 야외무대 2천석의 객석 또한 여름밤 가족들이 쉬어가거나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더할 나위 없다.
비프힐 2층에 자리한 한식뷔페 `식당120'. 120가지 식재료로 만든 한식을 맛볼 수 있다.■ '영화도시 부산'의 랜드마크
영화의전당 프로그램 담당을 맡고 있는 정금용 팀장에게 영화의전당 매력을 물었다. "영화의전당이 멀티플렉스 상영관보다 극장 수는 적을지 모르만 일일 상영 프로그램은 12~15편으로 선택의 폭이 오히려 더 넓다. 최신 인기 상영작에 치우치지 않고 관람 후에도 오래 여운이 남는 영화를 선정, 상영하고 있다. 또한 감독이나 배우 등이 관객과 만나는 시간인 GV나 영화해설을 들려주는 시네도슨트 등은 이제 고정 관객층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을 만큼 일반 영화관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그는 이어 '구름다리를 걸어 봤냐'고 물었다. 더블콘을 휘돌아 시네마운틴을 잇는 우아한 곡선 형태의 구름다리. 굽이지는 길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의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의 전경이 보인다고. 한적하고 주위경관이 좋아 데이트 코스로 그만이라고 귀뜸 한다. 야외무대나 광장에 큰 행사가 있을 때를 빼고 상시로 개방돼 있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영화의전당. 영화만 볼 게 아니라 유려한 건물을 돌아보고 누려보자. 어느 공원 못지않게 환상과 매력이 넘치는 영상복합문화공간임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작성자
- 글·박성미/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15-06-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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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682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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