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쓰레기… 제발!
부산진구, 14~16일 서면 청소 안하기로
- 내용
“어지럽히는 사람 있고, 치아는 사람 따로 있나!!!”
거실에 누워 TV를 보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에게 어머니가 큰 소리로 외칩니다. 쌓여있는 설거지 거리들과 이리 저러 널브러진 양말. 걸다 만 남방. 이렇게 화가 난 어머니는 '집안 청소 보이콧' 선언을 해버렸습니다.
"집 꼬라지가 이게 뭐꼬! 내 이래가 못산다. 이제부터 어지럽힌 건 알아서 치우소!"
이렇게 3일. 집안은 난리가 났습니다. 깨끗한 속옷은 한 장도 없고, 마른 수건 한 장 없어 머리를 말리기도 어려웠습니다. 그제사 남정네들은 어머니의 청소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소중한 것은 없어져 봐야 그 가치를 알게 된다는 간단한 이치.
이것과 똑~~같은 상황이 부산 한복판에서 일어납니다.
부산의 중심지 서면. 주말 밤만 되면 불야성을 이루는 이곳은 매일 밤, 쓰레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나눠주는 전단지, 먹다 버린 캔, 담배꽁초, 껌….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양만 하루에 3t. 이에 관할 구청인 부산진구(구청장 하계열)가 뿔이 났습니다. "치우는 사람 따로 있소!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부전동 서면 1번가 골목 150여m와 서면복개로(2차로) 1㎞를 청소안합니다!" 라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다만 종량제 봉투에 버린 쓰레기는 정상 수거합니다.)
부산진구가 오는 14~16일 서면 번화가 청소를 하지 않기로 나섰습니다. 쓰레기로 더럽혀진 서면을 본 시민들에게 자성하길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사진은 서면 일대 모습).이번 청소 보이콧은 거리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쓰레기로 엉망이 된 거리모습을 보고 심각성을 함께 느껴보자는 의미로 진행합니다.
부산진구는 청소 파업 바로 다음 날인 17일 지역 단체·주민들과 함께 '봄맞이 대청소'를 벌여 쌓인 쓰레기들을 치웁니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9일부터 해당 지역 상가들에 '가로 청소 안하는 날' 일정을 알리고, 오는 13일엔 "부산의 중심거리가 이렇게 더러워져서야 되겠습니까?" 등의 문안을 적은 현수막을 복개로 등에 내걸 계획입니다.
사실 이번 청소 안하는 날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2년 9월 10일, 부산진구는 이 같은 '가로 청소 안하는 날'을 실시해 큰 효과를 봤습니다. 하루 동안 청소를 하지 않았더니 다음날부터 무단투기 쓰레기가 40%가량 줄어든 겁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가 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쓰레기가 다시 늘어난 겁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젊음의 거리, 문화로, 메디컬 스트리트 등 수백억원을 들여 서면거리를 조성했지만 주말이면 각종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다"며 "일종의 '충격요법'이라는 의미로 청소 안하는 날을 3일로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의 중심지 서면이, '쓰레기투성이 서면'이 되지 않도록, 다 같이 깨끗한 서면 만들기 동참해요!
- 작성자
- 조현경
- 작성일자
- 2015-03-1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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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670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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