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에 그린 일상의 아름다움
김덕용 등 중견작가 8인 부산 첫 전시 ‘Memories of Nature’전
- 내용
국내외에서 주목받으며 미술시장에서 주요한 작가들로 손꼽히고 있는, 허나 부산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중견작가 8명이 부산에 왔다. 오는 22일까지 소울아트스페이스가 마련한 개관 9주년 기념 ‘자연의 기억들(Memories of Nature)’ 전이다. 참여작가는 김덕용, 도성욱, 브레드 하우, 손봉채, 영신, 임상빈, 이정록, 황주리 등이다. 회화, 사진, 조각 등 다양한 장르 40여 점을 통해 현대미술의 진수를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캔버스가 아닌 나무 위에 그림을 그리는 작가, 김덕용은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다. 직접 수집한 나무에 온화하고 한국적인 일상의 미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봄날처럼 아련한 추억을 머금은 김덕용의 작업은 단아하고 고전적이며, 고풍스럽고도 정겹다. 그는 현재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가 주목하는 인기작가다.
김덕용 작 '봄의 시작' 나무에 단청.‘생명나무(Tree of Life)’ 연작으로 이름난 사진가 이정록은 사물을 다소 권위적으로 바라본 작품을 내놓았다. 생명의 기운을 전하는 황금빛 나비는 신화적이고 영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팝송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로 유명한 이글스의 보컬 조 월시가 그의 작품을 소장하면서 화제가 되어 이후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소나무 그림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꾸준히 해 온 작가 도성욱의 작품은 자연 속 빛의 온도와 시간 그리고 대기를 감싸는 기운들로 가득하다. ‘글 쓰는 화가’ 황주리가 캔버스에 풀어낸 애틋한 사랑의 감정은 한 편의 소설과 같다.
손봉채는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에 가는 붓으로 그림을 그려 중첩되지 않은 레이어 5장을 만들었다. LED 불빛을 통해 은은하게 비춰지는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인 양 입체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기하학적인 라인과 색의 변화를 구사하는 재미교포작가 영 신(Yong Sin)의 작품은 미국의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하우스’, ‘CSI 마이애미’ 등에도 등장한 바 있다. 화려한 색채와 패턴으로 리듬감 넘치는 조각을 만드는 작가 브래드 하우(Bread Howe)의 작품은 현대적인 도시에 적합한 환경조형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 외 다양한 각도에서 수백 장 촬영하여 합성하고 조합하는 ‘디지털 콜라주’의 작가 임상빈은 ‘남극 프로젝트’로 메시지를 전한다. 대자연의 장엄함에서 생의 아이러니와 고독한 나르시즘, 미의 이면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연의 기억이라는 제목처럼 전시 작품들이 지닌 제각각의 빛깔과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따스한 시선은 겨울날씨가 무색할 만큼 신년 온기를 나누는 전시로 미술팬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소울아트스페이스 731-5878.
- 작성자
- 박성미
- 작성일자
- 2015-01-0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662호
- 첨부파일
-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