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하고 담백한 꼼장어 … 진짜 별미네!
기장 갯마을에서 즐겨 먹던 음식…
짚불 · 양념 · 소금구이 먹는 방법 다양
- 내용
짚단에 화르륵~ 불을 놓는다.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한창 불붙은 짚불 속으로 갓 잡은 '먹장어'를 툭툭 던져 넣는다. 곧이어 구수하게 '꼼장어' 굽는 냄새가 '타닥타닥' 퍼져난다. 그렇게 '짚불 꼼장어'는 맛있게 익어가는 것이다.
부산의 대표 먹거리 가운데 서민과 가장 친숙한 음식 중 하나가 꼼장어다. 먹장어의 껍질을 벗기고, 빨간 속살을 철판이나 석쇠, 짚불 등에 구워 먹는 꼼장어 구이는 맛있기도 하지만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기장 대표 먹거리, 어려운 시절 끼니 대용
부산의 대표 먹거리 하면 여럿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친숙한 부산음식 중 하나가 '꼼장어 구이'다. '먹장어'의 껍질을 벗기고, 빨간 속살을 철판이나 석쇠, 짚불 등에 구워 먹는 '꼼장어 구이'는 맛있기도 하지만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우선 갖은 야채와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려 구워내는 '양념구이', 껍질을 벗긴 먹장어를 그대로 석쇠나 돌판에 구워 소금에 찍어 먹는 '소금구이', 먹장어 통째로 '짚불'이나 '솔가지불'에 구워먹는 '통구이' 등이 있다. 그 외 돌판 등에 먹장어 채로 쪄서 먹는 '통찜', 먹장어 껍질로 만든 '꼼장어묵' 등도 나름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조리방식이 특별해 오래도록 '꼼장어 구이' 원형의 맛을 지키고 있는 음식이 기장의 '꼼장어 짚불 통구이'다. '짚불 꼼장어'로 널리 불리며, 기장을 비롯한 많은 지역의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바람 거세고 추웠던 기장의 갯가마을. 한 끼 끼니 구경하기도 힘들었던 그 시절, 배가 포구로 들어오는 날이면, 양철집 넓은 마당에서는 청년들이 짚불을 쌓아놓고 '꼼장어'를 구웠다. 말 그대로 '꼼장어'로 동네잔치가 벌어지는 것이다.
기장 앞바다에서 지천으로 잡히던 '먹장어.' 그 시절만 해도 먹장어의 판로가 별로였던 터라, 잡으면 대부분 동네잔치용으로 내놓았다. 뜨거운 짚불 사이로 동네 사람들이 한데 모이고, 짚불을 뒤적여 검게 그을린 꼼장어 한 마리씩 집어 들고 배를 채웠던 음식.
'맛도 좋고 근기가 있어서 '꼼장어' 3마리면 하루 종일 배가 안 고팠을 정도'였다고 하니, 보릿고개 때 구황음식 역할도 톡톡히 했던 모양이다. 특히 삼월 삼짇날 전후가 제철로 그 때는 집집마다 짚불 피운다고 온 동네가 구수한 연기로 뒤덮이다시피 했단다.
'짚불 꼼장어', 원재료 맛 간직한 것 특징
기장의 대표적인 '먹장어' 요리인 '짚불 꼼장어'는 조리법이 간편할 뿐 아니라, 짚불의 높은 열로 조리하기에 재료 원래의 맛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먹장어를 통째로 '짚불'에 던져 넣듯 굽는, 단순하면서도 원시적인 조리법이지만, 그러하기에 더욱 신선하고 자연에 가까운 맛을 볼 수가 있다.
시커멓게 그을린 '짚불 꼼장어'를 껍질 채 접시에 담아 주는데, 화력이 좋은 짚불에 굽기 때문에 '꼼장어'가 탱글탱글 하다. 처음 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흉물스러운 모습이기도 하지만, 한 번 먹어본 사람들에게는 구수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으로 잊을 수 없는 맛의 향연을 느끼게 해준다. 먹는 사람들이 직접 목장갑을 끼고 껍질을 벗겨 먹기도 하고, 주인장에게 벗겨달라고 하면 벗겨서 차려 나오기도 한다.
목장갑을 끼고 껍질을 벗긴다. 짚불을 뒤적여 검붉게 그을린 '꼼장어' 껍질은, 의외로 미끄러지듯 쉽게 벗겨진다. 그 속에는 하얀 유백색 살이 모락모락 맛있게 익어 있다. 군침이 절로 돈다. 한입 집어 소금에 콕 찍어 먹는다. 다른 '꼼장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구수하고 쫄깃하다. 그리고 육즙이 진하게 입 안 가득 퍼져난다. 기름장에 살짝 찍어먹으니 '몸보신' 하는 느낌이 든다. 특히 통구이이기에 '꼼장어' 쓸개가 씹히기도 할라치면, 쌉쌀한 맛이 입 안을 바짝 긴장시켜 주기에 이 또한 좋다.
'양념구이'도 시킨다. 붉게 양념된 것이 구미가 당긴다. 맵게 해달라고 하니, 마늘, 양파, 땡초가 제대로 들어가 매운 내가 풀풀~ 난다. 몸을 뻐팅기는 먹장어에 제대로 매운 맛의 마늘, 양파, 땡초가 적절히 버무려져서 아주 환상적인 맛을 낸다.
한 입 집어 먹어보니. 우선 '꼼장어 살'이 '올깃' 하고도 '쫄깃'하다. '꼼장어'가 입 안에서 꿈틀대는 느낌이다. 매운 맛에 입안이 '화끈화끈'하다. 달콤하면서도 양념의 매운 맛이, 사람 마음마저 기분 좋게 해준다.
매콤·달콤한 양념구이, 구수한 소금구이
이참에 '소금구이'도 시켜본다. 알루미늄 호일에 '꼼장어'와 다진 마늘, 참기름, 후추 등속을 넣어 불에 얹어준다. 먹장어가 뜨거운 불판 위에서 불에 덴 듯 '화다닥'거린다. 마치 양철지붕에 빗소리 듣듯 소란스럽다. 곧 이어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한입 집어 참기름소금장에 찍어 먹어본다. 참기름의 들큰한 맛과 '꼼장어' 본래의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깔끔 담백'한 풍성함이 제대로다. 약간의 후추 향과 마늘향이 입안을 신선하게 자극한다.
식당에는 못 먹고 서러웠던 시절의 '꼼장어' 맛을 추억하는 사람들로 왁자하다. 부산이 음식의 시발지인 '꼼장어구이.' 서럽고도 배고픈 시절에 먹어왔던 음식이기에, 먹는 이들의 눈가가 아련해진다. 끼니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먹던 그 음식에, 지금 그들은 무한한 사랑과 그리움의 말들로 이를 추억하고 있는 것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2014년 5월호
- 작성일자
- 2014-05-1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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