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꽃’ 멍게, 향긋한 봄 바다 머금다!
봄철 멍게 수확 한창… 피로회복·노화방지·기관지 질환 효과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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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바다에 살랑살랑~ 봄바람 분다. 온 바다가 달뜨도록 보드라운 산들바람 간질어대면, 급기야 바다는 봄 여인처럼 여린 꽃봉오리로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매서운 겨울을 견디고 달콤하게 터져 오르는 바다의 꽃. 마치 눈 속에 피어오르는 동백꽃 같이 붉디붉은 ‘멍게 꽃’이 한껏 피어오르는 것이다.
멍게는 바다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봄 바다의 전령사’다. 그 붉은 자태가 동백의 꽃봉오리를 닮아 ‘바다의 꽃’으로도 불린다. 동백꽃이 겨울을 이겨내고 눈 속에서 붉게 피듯 멍게는 겨울 바다 거친 조류를 이겨내고 알알이 속으로 붉게 익어간다.
멍게는 바다연안 수심 20여m 내외의 바위 등에 붙어 군집으로 서식하는 생물이다. 세계적으로 1천500여 종, 한국에는 7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노화방지와 피로회복에 좋은 ‘타우린’이 다량 함유돼 있어 봄철 건강음식으로 제격이다.봄 제철 멍게… 피로회복에 좋은 타우린 많아
그 멍게가 이 봄날, 바다에서 송이째 ‘꽃 기둥’으로 솟아오른다. 남쪽 바다 양식장에서 멍게 수확이 한창인 것이다. 굵은 밧줄에 ‘붉은 보석’ 박히듯 줄줄이 올라오는 멍게, 그야말로 ‘멍게 산’처럼 장관을 연출한다.
멍게는 바다연안 수심 20여m 내외의 바위 등에 붙어 군집으로 서식하는 생물로, 세계적으로 1천500여 종, 한국에는 7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 원래는 우렁쉥이가 표준어였으나, 멍게가 더 널리 쓰이자 표준어로 받아들여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1950년대부터 널리 식용하게 된 멍게는 몸에 좋은 성분이 다양해 봄철 건강관리에 큰 도움을 준다. 우선 노화방지와 피로회복에 좋은 ‘타우린’이 다량 함유돼 있어 봄철 건강음식으로 제격이다. 멍게 특유의 진하고 쌉싸래한 맛과 향은 ‘신티올’이라는 성분으로, 숙취해소에 좋아 술안주로 제격이다. 천식이나 기침 등의 기관지질환에도 좋다.
‘프라스마로겐’이라는 성분은 기억력 감퇴와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바나듐’이라는 성분은 신진대사의 촉진과 함께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개선에도 큰 효능을 발휘한다. 또한 혈액순환에도 좋아 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멍게는 주로 속살을 날 것으로 회초장에 찍어서 먹거나, 멍게 살을 잘게 다지듯 썰어 갖은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려 밥과 함께 비벼먹는 ‘멍게 비빔밥’, 멍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금으로 보름쯤 숙성시켜 참기름과 양념으로 버무려 먹는 ‘멍게젓갈’ 등으로 널리 애용된다.날로 먹고, 비벼먹고, 절여먹고 … 먹는 방법 다양
멍게는 주로 속살을 날 것으로 회초장에 찍어서 먹거나, 멍게 살을 잘게 다지듯 썰어 갖은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려 밥과 함께 비벼먹는 ‘멍게 비빔밥’, 멍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금으로 보름쯤 숙성시켜 참기름과 양념으로 버무려 먹는 ‘멍게젓갈’ 등으로 널리 애용된다.
무르익는 봄날 저녁, 조해훈 시인과 자갈치시장 옆 실내포장집을 찾았다.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바로 먹을 수 있어 지인들과 자주 찾는 곳이다. 봄밤을 즐기려는 이런저런 한량들이 다 모였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 왁자하다. 모두들 바다의 봄 것들을 시켜놓고 한잔 술에 불콰해진 저녁이다.
멍게 한 접시를 시키자, ‘잠시 기다리라’며 시장에서 주먹만 한 멍게를 한 바가지 가져온다. 붉은 몸피가 반짝반짝 윤기가 돌고 빵빵한 것이 참으로 실하게 생겼다. “멍게 껍데기로 술잔 몇 개 만들어 주오.” ‘멍게 술잔’을 부탁한다. 멍게 속살을 빼내고 남은 껍데기로 술잔을 만들어 달란 소리다.
잘 드는 칼로 멍게를 손질하는데, 멍게의 붉은 속살이 드러날 때마다 진한 멍게 향이 향기롭게 퍼진다.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멍게 한 접시가 차려지고, 멍게 술잔에 소주가 ‘꼴꼴꼴꼴’ 넘쳐난다.
쌉싸래한 맛 이어 달큰한 맛… 향기도 일품
멍게 한입 입에 넣는다. 봄이 입안에서 피어오른다. 쌉싸래한 첫 맛에 침이 가득 고이고, 곧이어 들큰한 단내가 퍼질 때쯤 입안은 봄꽃 터지듯 봄내음이 톡톡 터진다. 입속에서 다양한 맛의 물결이 넘실거린다. 파도처럼 출렁인다.
멍게만큼 다양한 맛을 가지고 사람 입맛을 희롱하는 음식이 또 있을까? 쌉쌀하다가 달콤하고, 짠맛이 돌다가 살짝 신맛이 감돌고, 떫은 맛 뒤로 알싸한 맛도 나는, 향긋하면서도 오묘한, ‘기기묘묘(奇奇妙妙)’한 맛의 대장정을 보여준다. 다시 한입 입에 넣는다. 코끝으로 향긋한 바닷바람이 살짝 스친다. 상쾌한 봄의 갯내가 물씬하다. 입안으로 짭조름한 맛에 알싸한 맛이 덩달아 어울리며 ‘철썩철썩’ 파도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쌉싸래한 맛에 이어 달큰한 맛이 뒤를 이어 입안에서 꽃으로 피어난다.
멍게로 인해 입안은 바야흐로 봄이다. 살랑대는 봄바람에 꽃이 피더니 자잘한 파도소리가 내내 찰박이고, 따뜻한 햇볕으로 감돌다가 숫제 입안으로 넓디넓은 봄 바다가 온통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멍게 잔으로 술이 몇 순배 돈다. 진한 바다 향이 쌉쌀한 소주와 함께 어우러진다. 사람들 사이로 휘휘~ 멍게 잔이 한 바퀴 돈다. 노래 한 소절도 거방지게 돈다. 이렇게 봄밤의 멍게 한입과 멍게 술잔 속으로, 봄의 ‘희로애락’도 돌고 도는 것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2014년 4월호
- 작성일자
- 2014-04-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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