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11월 11일 오전 11시. 세계 각국의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부산 UN기념공원을 향해 일제히 묵념을 올린다.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11시 영연방국가(영국, 캐나나, 호주, 뉴질랜드)와 미국, 프랑스, 터키 등 세계 각지에서 부산을 향해 일제히 묵념을 올리는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 추모식을 여는 것이다. 부산 UN기념공원에는 11개국 2천300명의 6·25전쟁 참전용사가 영면해 있다.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이자 영연방국가의 현충일. 미국 제대군인의 날(Veterans Day)이기도 하다. 올해 7회째를 맞는 이 추모행사는 2007년 캐나다의 빈스 커트니(6·25전쟁 종군기자) 씨가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인 UN기념공원을 향한 추모행사 개최를 제안한 것이 출발점이다.

뉴질랜드 참전용사들이 추모식에서 헌화하는 모습.

부산행사는 이날 오전 11시 UN기념공원 유엔군전몰장병 추모비 앞에서 참전용사 추모묵념을 시작으로 UN기념공원 안장자 유가족 대표 및 참석내빈 헌화,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 추모사, 학생대표의 감사편지 낭독, 추모공연 순으로 진행한다.

캐나다 참전용사 레오 드메이 가족이 아버지 묘소에서 자신이 쓴 책(War Ripples, 전쟁의 잔상)을 손녀인 딸이 읽고 있는 모습.

행사에는 영연방 4개국 대사관 관계자, 참전용사, 학생, 군인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정전 60주년을 맞아 공원에 안장돼 있는 영연방 4개국 참전용사의 유가족 30여명을 초청했다. 추모식 후 유가족 30여명은 UN기념공원에 안장된 자신들의 아버지 묘역을 찾아가 60년 만에 애틋한 마음을 전한다. 특히 이날 추모행사 이후 영국군 참전용사인 윌리엄 워드 씨를 그리며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다 숨진 부인의 유골이 남편이 묻힌 곳에 함께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UN기념공원에 안장된 영연방 4개국 전사자 유족을 지난 7일 초청했고, 이들은 이날 UN기념공원 추모행사 이후 판문점 등 분단의 현장을 견학한 뒤 오는 13일 각자의 고국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