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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583호 전체기사보기

태양 또는 소나무, 개성 넘치는 두 작가 동반전시회

부산 대표 서양화가 2인 ‘구명본 신홍직’전
다음달 3일까지 루쏘갤러리

내용

서양화가 구명본·신홍직 씨는 부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서양화가 2인이다. 두 명의 작가는 공통점이 꽤 많다. 우선 나이가 같다. 1960년생으로 올해 53살 동갑이다. 두 사람 모두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들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절친이다.

막역한 친구 사이지만 두 사람의 작품세계는 사뭇 다르다. 구명본 작가가 선(禪)의 세계에 닿아있다면, 신홍직 작가는 동(動)의 세계와 가까이 있다. 그림 소재와 색채, 붓의 결까지 서로 다른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두 작가가 함께 전시회를 열고 있다. 루쏘갤러리(해운대구 중동)에서 지난 21일 시작한 '구명본 신홍직'전이 그것. 평소 두 작가를 잘 알고 있는 미술계 안팎에서 이번 전시는 곧바로 화제가 됐다. 서로 상반된 두 작품세계가 한 공간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궁금할 뿐 아니라, 혹여 불협화음을 내지나 않을는지 걱정스러운 까닭이다. 그러나 전시는 뜻밖에 묘한 조화와 화합의 묘미를 선사한다. 서로 다른 세계가 한 곳에서 조용히 뿜어내는 독특한 개성이 서로 밀어내지 않고 스며들며 서로의 작품 세계를 빛내주는 까닭이다.

구명본 'Pine Tree'.

구명본 작가는 줄기차게 소나무를 그리고 있는 소나무 작가로 알려져 있다. 구명본 작가의 소나무 그림은 유화로 그리는 문인화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한국적인 정서와 색채를 캔버스에 구현하고 있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수년간에 걸쳐 소나무라는 주제로 그 속에 숨겨진 한국적인 정서와 정체성을 찾아가려는 작업을 집요하게 추구해 오고 있다.

반면 신홍직 작가는 원색의 화려한 색채와 거친 붓 터치를 통해 원시의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는 작가다. 과감한 원색의 정물과 꽃그림, 생명을 머금고 꿈틀거리는 거친 붓질은 금방이라도 캔버스에서 생명이 뛰쳐나올 듯 생동감으로 넘친다.

신홍직 '가족'.

최근 소나무 연작을 통해 한국적인 정서와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는 구명본 작가의 작품은 "초연한 소나무를 닮고 싶다"고 하는 그의 말처럼 고귀한 선비의 품격 높은 문인화를 보는 듯한 잔잔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대상에서 느끼는 즉흥적인 감흥을 빠른 붓놀림으로 표현하는 신홍직 작가는 강렬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는 그가 유럽여행에서 체험한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풍경과 생동감 넘치는 정물화를 선보이고 있다.

구명본 작가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당당한 기개를 펼쳐 보이며 서있는 소나무를 즐겨 그려왔다. 한국의 산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오랜 역사를 같이 하며 한국인의 정신을 대변해온 친근한 나무다. 늘 푸른 모습이었기에 강건하고 고고한 인품을 상징하기도 했다. 회화적 대상으로 소나무가 주는 미감은 다른 식물에 비해 거칠고 딱딱하고 투박하다. 한마디로 남성적 이미지가 강하다.

신홍직 작가는 예전 작품보다 훨씬 강렬한 색채와 붓놀림이 눈에 띄는 작품 8점을 출품했다. 신 작가는 지난해 다녀온 유럽 여행이 작품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고 한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보다 과감한 감정의 표현이 여행을 통해서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유럽 여행에서의 풍경에 자신의 생각, 자신의 느낌을 담기도 하고, 대변항과 해운대의 풍광을 화폭에 담고 있다.

평소 추사 김정희를 존경해온 그는 완당체와 같은 자유로움을 그리고 싶다 밝히며, "그 속에 담긴 미묘한 세계, 넓고 깊은 그림의 맛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새롭게 맞은 그림 세계에서 첫 문을 여는 전시다. 보다 자유로워진 작가의 창작혼을 만날 수 있다.

▶ 루쏘갤러리 기획초대 '구명본 신홍직'전 7월 3일까지. (747-5511)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3-06-2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8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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