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공항 수요조사 기준도 엉터리
전환·잠재·환승수요 모두 제외…국토부 최소 300만명 축소
인천공항 밀어주기 꼼수…4년째 영남 승객 경유자료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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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공항 건설에 따라 발생하는 전환수요와 잠재수요, 환승수요를 모두 빼고 엉터리 항공수요조사를 계획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법무부는 또 동남권 신공항 건설요구가 정점에 달했던 2009년부터 4년째 인천공항을 통해 출입국한 영남권 승객의 기·종착지(OD·Origin/Destination) 자료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OD를 분석하면 김해공항의 국제선 부족으로 인천이나 일본·중국을 경유해 최종 목적지로 가는 전환수요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신공항 수요예측을 위한 객관적 근거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승객 통계누락, 인천공항 밀어주기 같은 꼼수로 미래의 예상 승객수요를 줄여 신공항 건설 명분을 무력화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수요조사 합의서'를 요구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수요조사 모델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지난 23일 부산시청에서 '신공항 전문가그룹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자문회의에는 전국의 각계 전문가 11명이 참석했다. 김영식 부산시 교통국장은 "국토부의 '신공항 수요조사 용역 과업지시서'는 과거승객 증감추세로 미래수요를 예측하는 과거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며 "인천공항이나 일본을 경유하는 승객들이 신공항으로 발길을 돌리는 전환수요는 빠졌다"고 설명했다.
시가 한국항공대에 의뢰한 '김해공항 가덕 이전 타당성 용역'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께 김해공항 예상승객은 1천619만명이지만 가덕신공항이 생기면 1천906만명으로 증가한다. 현재 기준으로 300만명에 가까운 전환수요가 수요조사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과거 승객 추세에만 의존하면 정확한 미래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항공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 실제 국토부는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 지난해 김해공항 수요를 782만명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승객은 15% 많은 919만5천명에 달했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신공항 건설논리 개발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러 OD 공개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국항공대 유광의 교수는 "인천공항 이용객의 OD를 알아야 신공항 건설에 따른 수요예측이 가능하다"며 "김해공항 국제선 확대를 비롯한 지방공항 정책수립에도 OD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시의 '김해공항 가덕이전 타당성 용역'을 맡고 있는 항공대는 전환수요 예측에 애를 먹고 있다. 항공대가 최근 중간 용역보고서에서 2030년 가덕신공항 건설에 따른 전환수요를 2008년과 비슷한 287만명으로 잡은 것은 근거자료가 없기 때문. OD를 마지막 공개한 2008년 김해공항 직간접권에 거주하는 국제선 이용객 중 절반에 가까운 245만6천여명이 인천공항을 경유해 출입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시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2차 영남권 5개 시·도 교통국장회의에서 OD공개를 다시 요구키로 했다. 또 이날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나온 전환·잠재·환승 수요를 신공항 수요조사 기준에 명시하고, 신공항 건설을 반영한 수요조사 필요성을 국토부에 강력 요청키로 했다.
- 작성자
- 박재관
- 작성일자
- 2013-05-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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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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