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문 활짝 열고 시민과 소통하다
호기심 자극하는 어린이전시 ‘똑똑 여우야 뭐하니?’전 등
명작 미술 다큐 무료 감상…미술의 원류 찾는 강좌도
- 내용
부산시립미술관이 즐겁다. 살랑살랑 봄바람과 함께 엄마와 아이, 친구와 연인이 함께 미술과 놀 수 있는 놀이터로 변신했다.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회부터 세계 회화사를 펼쳐 보이는 다큐멘터리 상영까지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어린이미술관 '여우야 뭐하니?'전
부산시립미술관 지하1층이 환한 파스텔톤으로 새 단장했다. 보통의 경우, 지하는 음침하고 눅눅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볍고 유쾌하게 날리는데 성공했다. 산뜻한 색조만으로는 무엇인가 부족하다면, 조금만 기다려보시라.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재잘대는 소리와 환한 웃음소리가 밀려올 것이다. 어린이들의 습격이 시작된 것. 밝고 활기찬 어린이들의 발소리가 어린이미술관으로 몰려올 때면 이곳은 비로소 살아있는 미술 세상이 열린다.
지금 이곳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어린이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어린이미술관에서 올해 첫 전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시회 제목도 기발하다. '함께 자라는 아이들-똑똑! 여우야 뭐하니?'이다.
어린이미술관에서 기획한 '소곤소곤, 내 얘기를 들어봐'전. 깜찍한 캐릭터를 닮은 그림이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함께 자라는 아이들'은 어린이들이 서로 관심을 가지고, 함께 꿈꾸며, 만들어가는 세상을 의미한다. '똑똑! 여우야 뭐하니?'는 사람, 나무, 동물 등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표정을 읽고, 생각을 읽고,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가상의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오감을 열고,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어린이의 감성에 맞춘 전시는 미술이라는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을 감성과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동화책에 단골로 등장해 어린이들에 친숙한 지혜로운 동물인 여우에게 발을 걸 듯, 미술의 재미를 가득 느껴보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소곤소곤, 내 얘기를 들어봐'전의 주인공 토끼. 어린이들에게 미술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준다.전시는 두 개 전시실에서 각각 다른 주제로 열린다. 전시실 1은 '표정 찡긋(인물 표정을 소재로 한 작품-표정 관찰하기), 마음 활짝(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소재로 한 작품-마음으로 말하기), 귀 쫑긋(동물이나 사물을 소재로 한 작품-친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기)'을 주제로 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 13점을 걸었다. 박항섭, 나카가와 가즈마사, 중광, 안창홍, 하세가와 토시유키 등이 그린 다양한 얼굴 표정 그림이 반긴다.
전시실 2는 스토리가 있는 전시가 관객을 반긴다 . '소곤소곤, 내 얘기를 들어봐'를 주제로 김한나의 작품 23점을 감상할 수 있다.'소곤소곤, 내 얘기를 들어봐'는 연작으로 그린 10여 개의 그림을 재미있는 스토리로 엮어, 그림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알려준다.
이 전시는 관람 순서가 정해져있다. 첫 출발은 작가의 질문을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나와 토끼는 언제나 함께 다닌다. 27년이 지난 2040년에 나와 토끼는 어떻게 지낼까'라는 질문을 따라 연대기순으로 훑어보게 되어 있다. 귀여운 토끼 그림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레 소통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성장과 변화의 과정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끈다. 어른이 보면 철학적이고 무거운 주제이지만, 어려운 주제를 귀여운 토끼 그림에 담았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스토리로 그림과 그림을 연결한 구성이 탁월하다.
재미있는 체험활동도 아이들을 기다린다. '부산시립미술관을 소개합니다.'(초등부 단체), '나의 단짝 친구'(유치부 단체), '내 마음속의 자연'(초등 가족), '그림으로 만든 이야기'(초등 개인) 네 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체험 프로그램 참여는 시립미술관 홈페이지(art.busan,go.kr)를 참고하면 된다.
전시기간 오는 7월28일까지. 전시작품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다. 시립미술관은 오후 8시까지 개장하지만, 어린이미술관은 6시까지만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 미술 애호가와 호흡하는 시민강좌
깊이 있는 내용으로 유명한 시민강좌도 시작된다.
부산시립미술관 시민강좌는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린다. 상반기는 오는 18일 개강한다. 상반기 시민강좌는 ▷특별강좌 ▷미술이론강좌I ▷미술이론강좌II로 구분, 다양한 주제와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된다.
첫 강좌인 특별강좌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연다. '21세기, 문화가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특별강연한다. 문화체육부 장관 재임시절 추진했던 문화정책과 21세기를 향한 미래지향적 문화방향에 대하여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줄 예정이다.
▷미술이론강좌I은 '한국미술의 근대화'를 주제로 오는 25일부터 5월 30일까지 모두 여섯 차례 진행된다. 우리나라에 서양화가 도입되는 과정에서부터 한국·현대미술의 변천과 근대미술의 형성과정을 개괄한다.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비롯, 미술사학자 이중희, 강민기, 김현숙, 옥영식, 월간미술 편집장 이건수 씨 등 근·현대미술 전문가가 강연한다. 특히 옥영식 씨는 부산에 서양미술이 들어온 배경과 과정을 당시 부산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강의할 예정이다. 부산미술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술이론강좌 II는 '명화 속의 일상'이 주제다. 오는 6월 20일부터 7월 18일까지 열린다. 총 6회. 미술이론가뿐만 아니라 미술이외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가를 초청, 새로운 시각에서 미술과 일상과의 관계를 조명한다.
그림 속에 그려진 인물의 피부를 통해 앓고 있던 피부병을 알아보고, 한의학적 진단도 해보는, 의학적 시각으로 그림을 분석해보는 강좌는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화면에 담긴 정물과 음식에 숨겨진 의미와 상징, 알레고리를 분석하는 도상학 강의도 열린다.
피부과학 전문의 이성낙, 한의학자 김민호, 전시기획자인 정준모, 아트인컬쳐 발행인 김복기 씨 등이 참여한다.
시민강좌는 오는 18일부터 7월 18일까지 열린다. 매주 목 오후2~4시. 부산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강료 무료. 수강신청 등 자세한 내용은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art.busan.go.kr)를 참조하면 된다.
■ 수요일에는 무료 영화 상영
수요일에는 무료로 영화도 볼 수 있다. 지난 3일부터 '수요무료영화상영' 행사가 시작된 것.
부산시립미술관 수요영화는 작품성을 인정받는 대중영화와 함께 평소 접하기 어려운 미술 다큐멘터리를 패키지로 묶어서 보여준다. 대중적인 재미는 물론이고 미술에서 출발한 영화와 영상으로 확산되는 미술의 상관관계까지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프로그래밍이 돋보인다.
상영작은 '완득이', '천국의 속삭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극영화 9편, '르네상스 아트1·2·3', '바로크와 로코코 1·2·3', '모던아트 1·2·3' 등 미술 다큐멘터리 '뮤지엄 오디세이' 시리즈 9편을 상영한다. '뮤지엄 오디세이' 시리즈는 시중에서는 다소 보기 어려운 미술 전문 다큐멘터리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한 극영화와 미술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무료영화상영'은 4·5월 두달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2시 미술관 시립미술관 강당에서 만날 수 있다.
■ 부산시립미술관 시민강좌 일정
-특별강좌
횟수 일정 강좌주제 강사 1 4월 18일 21세기, 문화가 국가경쟁력이다 유인촌(전 문화체육부장관) -미술이론강좌I : 한국미술의 근대화
횟수 일정 강좌주제 강사 1 4월 25일 동아시아에 서양미술도입과정
(서양화를 중심으로)이중희(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2 5월 2일 동아시아에 서양미술도입과정
(동양화를 중심으로)강민기(미술사학자) 3 5월 9일 조선미술전람회와 관전양식 김현숙(〃) 4 5월 16일 세계지형도 속에서
한국의 모더니즘 형성과정이건수(월간미술 편집장) 5 5월 23일 한국근대작가가 본 부산의 풍경 옥영식(미술이론가) 6 5월 30일 한국근대미술: 도입과 전개(총론) 오광수(미술평론가) -미술이론강과II : 명화 속의 일상
횟수 일정 강좌주제 강사 1 6월 20일 초상화 속의 피부의학 이성낙(피부과학 전문의) 2 6월 27일 그림 속의 식탁 노성두(미술이론가) 3 7월 4일 영화 속의 그림읽기 정준모(〃) 4 7월 11일 조선의 어진(御眞)으로 본 사상체질 김민호(한의사) 5 7월 18일 그림 속의 욕망 박희숙(미술이론가) 6 7월 25일 그림 속의 가족 김복기(아트인컬쳐 발행인)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3-04-1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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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72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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