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에서 가장 인기 높은 촬영장소는 '광안대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지난 23일 발표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3년동안 부산에서 촬영된 331편의 장편영화 촬영장소 1527곳(중복 포함)을 분석한 결과다.

부산영상위에 따르면 1999년 12월 20일 설립 이전 부산에서 찍은 영화가 연 1~2편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한국영화  촬영의 30%를 책임지는 영화 도시로 변모했다. 2000년 10편의 영화가 부산 촬영을 시작한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07년 43편 등 연간 30~40편씩 촬영되고 있다.

광안대교 야경.

지난 13년간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한 곳은 광안대교로 2003년 준공 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시작으로 '태풍' '무적자' '해운대' '간첩', 최근작인 '박수건달'까지 모두 25편의 영화가 촬영됐다.

이처럼 광안대교가 영화 촬영 장소가 높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광안대교는 부산의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광안대교의 야경뿐만 아니라 바다와 주변 도시경관도 뛰어나 드라마와 각종 CF, 뮤직비디오 등의 단골 촬영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광안대교에 이어 두 번째 인기가 높은 곳은 모두 23회 촬영한 부산항으로 나타났다. 부산항은 독특한 분위기의영향으로 주로 액션, 스릴러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다. 이밖에 부산의료원과 부산도시철도가 각각 19회로 공동 3위, 요트경기장이 16회로 5위에 올랐다.

인기 촬영지를 카테고리 별로 살펴보면, 상업·번화가가 19.5%(335회)로 가장 많았으며, 공공시설이 12.2%(209회)로 2위, 교통시설이 11.5%(198회)로 3위를 차지했다. 인기 촬영지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 부산의료원, 자갈치시장, 롯데호텔 부산, 그랜드호텔 등이 상업·번화가 카테고리에 속한다. 이번 통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촬영 협조가 쉽지 않은 병원 촬영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병원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미적 감각을 살린 병원 건축물과 야외 산책로를 갖춘 자연경관, 그리고 첨단 의료시설 등으로 2010년 7월 개원 이래 현재까지 5편의 영화가 촬영됐다.

촬영허가가 쉽지 않은 공공시설도 주요 촬영지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시청을 비롯해 경찰서, 법원, 소방서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주효했다. 12차선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도심한복판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전복되고, 터널에서 역주행 질주 등 쉽게 촬영허가가 나기 어려운 장면도 부산시를 비롯한 유관기간의 적극적인 협조로 촬영이 이뤄져 도로, 고가도로, 터널, 지하철, 공항 등의 교통시설 촬영이 많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