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광역시가 올 겨울 유례없는 한파로 동사 위험에 처한 노숙인 지키기에 나섰다. 최근 최저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이어짐에 따라 '혹한기 위기 노숙인 응급보호팀'을 꾸려 노숙인 안전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노숙인 응급보호팀에는 시·구·군 공무원, 전문의, 간호사, 경찰관, 119구급대원, 사회복지사, 인권활동가, 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날씨가 다소 풀리는 오는 3월15일까지 부산역 광장 등에서 노숙인을 찾아 보호시설이나 응급잠자리 입소를 유도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전문의와 경찰의 동의를 받아 강제 보호조치를 취한다. 이 과정에서 인권침해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권단체의 지원을 받는다.

부산시가 노숙인 응급보호팀을 꾸려 한파로 동사 위험에 처한 노숙인 지키기에 나섰다(사진은 부산적십자사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3일 동구 부산진역 광장에서 노숙인 등에게 떡국을 대접하는 모습). 사진제공=부산일보

노숙인 응급보호팀의 강제 보호조치는 기존 방식대로 보호시설 입소 유도만으로는 노숙인들의 안전 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 노숙인들은 알코올중독이나 정신질환 등으로 자기보호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고,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노숙인 쉼터 같은 보호시설 입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를 방치할 경우 추운 날씨에 동사 위험이 매우 높다.

실제 최근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노숙인들이 저체온증으로 인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노숙인 응급보호팀은 현장대응반과 사례관리반 2개 반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공무원, 전문의, 경찰, 인권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현장대응반은 현장에서 노숙인을 발견하면 응급치료, 입원, 보호시설 입소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사회복지사, 간호사, 지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사례관리반은 노숙인들을 관찰하고 상담을 해주며 보호시설 정착 등을 지원한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경우 전문의 진단을 통해 입원과 요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긴급주거 제공, 기초생활보장 신청, 자활사업 참여, 일자리 알선 같은 지원을 해준다.

신규철 부산시 사회복지과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노숙인 밀집지역과 사고위험지역 순찰을 강화해 응급보호가 필요한 노숙인 20여명을 추적 관리하고 있다"며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문의:사회복지과(888-2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