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이어온 지승공예 멋과 매력 한눈에
지승공예박물관 개관
사는 집 개조해 박물관 만들어… 김금자씨 작품 100여 점 전시
- 내용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는 달맞이언덕에 이색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지승공예박물관(관장 이해원)이다.
지승공예박물관은 우리나라 최고의 지승공예가 김금자(72) 씨가 남편인 이해원(73) 관장과 함께 힘을 모아 만든 개인 박물관이다.
“그동안 만든 작품이 120여 점은 될거예요. 작품 하나하나 너무 힘들게 만들다보니 아까워서 다른 데 시집을 못보내겠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소장 작품이 100점이 넘어버렸어요. 혼자 가지고 있기에는 벅찰 지경이 된거지. 또 나이가 드니까 (내 작품이지만)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우리나라 지승공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지승공예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지승공예가 김금자 씨가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품에 끼고 키운 자식을 세상에 내어놓는 일, 어떤 방법이 있을까 부부가 함께 고민하다 생각한 것이 바로 박물관. 말이 박물관이라지만, 지승공예박물관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부부가 함께 사는 198㎡ 빌라를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부부의 침실과 주방을 뺀 공간을 박물관으로 꾸민 것.
주거공간을 선뜻 잘라내어 낯선 사람들이 오고갈 박물관을 만들기로 한 것은 남편 이해원 관장의 결정이다. 박물관을 만들기로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여의치 않았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단다. 적당한 공간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고, 임대료 관리비 등 여러 가지 제반 문제는 노부부가 감당하기에는 결코 만만찮은 금액이었던 것. 고민하던 이 관장이 결단을 내렸다. “우리 집을 박물관으로 만들자!”
김금자 지승공예가(왼쪽)와 이해원 관장.부부가 손수 넉 달 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어두운 창고에 쌓여있던 작품을 꺼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지승공예박물관이다. 앙증맞고 귀여운 닥종이 인형, 짙은 옻칠을 한 달항아리, 손가방, 다기세트, 찻상 등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번듯한 박물관 유리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차갑게 내려다 보지 않는다. 밥 먹고, 잠자고 생활을 영위하는 집 안의 온기가 더해져 정겹게 사람들을 반긴다. 규방공예의 진수를 전하기에는 번듯한 박물관 건물보다 ‘집’에 놓인 모양새가 더 정겹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지승공예박물관에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뿍 담긴 지승공예 작품의 아름다움을 실컷 볼 수 있다. 여기에 덤으로 서로를 믿고 신뢰하며 한 평생을 함께 해 온 노부부의 사랑까지 덤으로 만날 수 있다.
■ 지승공예박물관 : 해운대 달맞이언덕 안쪽 해운대소방서 바로 옆 달맞이빌라 202호. 방문 전에 미리 전화를 하고 가면 더 좋다. (741-6504)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2-06-1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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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29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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