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등대길 “시처럼 그림처럼 정말 멋져요”
시인과 함께 등대길 걸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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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 '고독', 이생진이생진 시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등대를 소재로 한 자작시 ‘고독’을 낭송한다. 그 순간 300여 명의 시민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파도소리, 갯내음, 등대에 푹 빠졌다.
이생진, 강은교, 전다형, 박정애, 김 요아킴, 김찬식, 김성배, 동길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등대길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300여 명의 시민들도 감동했다.
부산관광컨벤션뷰로와 부산해양항만청은 지난 2일 시인과 시민이 함께 기장 동암마을에서 해안길을 따라 기장 대변등대까지 약 8km를 걷는 ‘시인과 함께하는 등대길 걷기’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뷰로가 지난 2년간 남해안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관광코스 중의 하나다.
이 코스는 아름다운 기장 해안길을 걸으면서 곳곳에 있는 등대에 얽힌 이야기와 주변 역사 흔적을 스토리텔링하여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관광상품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지난 3월 부산관광컨벤션뷰로가 발행한 등대 시집 ‘등대가 그리울 때’에 참여한 시인들이 대거 동참했다.
부산관광컨벤션뷰로와 부산해양항만청은 지난 2일 ‘시인과 함께하는 등대길 걷기’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300여명이 참가, 기장 동암마을에서 대변 등대까지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등대길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사진은 행사 후 가진 기념촬영).행사는 기장군 국립수산과학관에서 열린 작은 문학회를 시작으로 이생진, 전다형, 강은교 시인의 등대 시 낭송과 오카리나 연주단 ‘소리샘’의 합주, 김성배 시인의 젖병등대를 춤으로 승화시킨 춤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등대와 시와 춤과 노래가 하나가 된 것이다.
행사에는 국립수산과학원 손재학 원장, 육군 제7508부대 김태현 중령, 부산해양항만청 공현동 과장, 기장 문인협회 이해웅 회장, 김비태 뷰로 사무처장 등이 참가, 시민들과 함께 8km를 완주했다.
등대길 걷기 코스는 기장 국립수산과학관에서 동암마을 방파제를 거쳐 해안도로를 끼고 걸으면 육군 7508부대가 나온다. 평소에는 군부대 문이 닫혀있고 초병들이 보초를 서고 있지만 시민 편의를 위해 군부대 측에서 문을 열어주었다. 군부대를 지나면 오랑대와 해광사가 나온다. 이어 해변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젖병등대, 월드컵등대, 장승등대, 장어등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연화리를 만난다. 다시 신암마을 해안길을 따라 가다보면 기장시장을 지나, 어느 듯 최종 목적지인 대변등대.
대변등대에서 열린 시 낭송과 작은 음악회에는 시인 김 요아킴 씨와 박정애 시인의 시 낭송, 김찬식의 색소폰 연주, 팝페라 가수 손영희 공연 등이 펼쳐졌다. 등대와 문학이 하나가 됐다.
시민 성영은(여·26) 씨는 “부산에 살면서도 이렇게 멋지고 이야기가 많은 길은 처음”이라며 “등대와 문학이 이렇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낼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시인 동길산 씨는 “단순한 볼거리만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 들일 수 없다”며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많은 기장 등대길은 한국을 대표하는 길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 작성자
- 글·사진 최부림 부산관광컨벤션뷰로 실장
- 작성일자
- 2012-06-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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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2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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