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감독, 당신의 매직을 보여 주세요”
[조민제의 야설] 초반 반짝하던 롯데의 추락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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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승리의 롯데~” 하는 롯데팬의 함성이 정녕 안들린단 말입니까?!! 연일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회생을 기원 또 기원합니다.
평균지름 70㎜, 평균중량 130g, 재질은 코르크, 감싼 겉은 소나 말의 가죽. “아, 주라~, 아, 주라~.”
예, 바로 야구공입니다. 공 하나에 울고 웃는 우리 부산사람들. 지구촌 최고의 응원부대라는 자부심 속에 부산시는 사직야구장 갈매기들의 응원 문화를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까지 만든다고 하는데…. 요즘 롯데자이언츠 성적, ‘거인’이라는 이름과 거리가 먼, 한 마디로 “영 아니 아니올시다”입니다.
시즌이 개막하고 무섭게 선두를 질주하던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기대가 컸습니다. 잘 하면 이젠 가을야구가 아닌 어쩌면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기대해도 좋겠다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어어’ 하는 사이 어느새 뒷걸음질만 치다 최근 들어서는 동네북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 함성과 열기를 가득 담아 승리의 롯데~~!야구라는 종목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감독의 역할이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합니다. 단체경기이면서 개인경기이다 보니 감독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단언합니다. 단 한번의 역할 때문에 야구는 어느 종목보다도 감독의 책임이 막중하고 절대적입니다.
시즌 초반 너나 할 것 없이 롯데 선수들이 잘 나갈 때는 몰랐습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내세운 소통의 리더십, 온화한 리더십이 이제 조금씩 선수들 사이로 녹아들어 양승호식 야구가 꽃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대로만 쭉 가면 올해는 오매불망 그리던 한국시리즈도 보고 700만 관중시대를 부산이 앞장서 연다는 자부심도 있었습니다.
“양승호 감독, 당신의 매직을 보여주세요~~” 롯데 자이언츠의 양승호 감독입니다. 장기레이스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는 법. 확실한 리더십을 통해 롯데가 기사회생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세요!!하지만 최근 텔레비전에 비춰진 양 감독의 불안, 초조, 근심어린 표정을 보면서 왜 좀더 과감하게, 치밀하게, 자신 있게 팀을 이끌고 나가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요즘, 롯데 야구 한 마디로 표현하면 엇박자 야구 그 전형입니다. 투수들은 경쟁적으로 초반에 점수 주고, 타자들은 악착같은 근성이 없는 대신 꼭 2사 후에 안타, 안타, 그리고 아웃. 한 마디로 안 되는 집 안, 망할 집 안의 모습입니다. 패배 뒤에도 분에 삭이지 못해 울분을 토해내는 선수나 코치, 감독도 볼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수 없이 꼴찌를 기록하던 예전 ‘꼴데’의 그 모습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감독의 역할입니다. 단순히 팀 성적이 떨어지고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장기 레이스를 펼치다보면 오르막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입니다. 좋은 팀, 훌륭한 팀은 내리막은 짧게, 오르막은 길게입니다.
양승호 감독, 지난해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뿌려놓은 씨앗을 잘 싹을 틔워 롯데를 비교적 잘 이끌었습니다. 올해부터가 양승호 야구의 본 모습을 보여줄 ‘양승호 타임’입니다. 그런데 양 감독, 너무도 얌전한 것 같습니다. 순진한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양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의 색깔은 무엇입니까? 파란색도, 빨간색도, 노란색도 아닌 무채색입니까?
양승호 감독, 심판의 억울한 판정에도 몇 마디하고는 순순히 돌아서고, 실책을 한 선수에 대해서도 너무도 관대합니다. 길게 내다보고 멀리 생각한다고 좋게 좋게 생각하려 해도 영 이건 아니올시다입니다. 좀더 투쟁적으로, 좀더 전투적으로 롯데를 이끌어주면 좋겠습니다.
프로야구를 보려오는 관중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합니다. 관중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패배를 원하지 않습니다. 승리가 지상최대의 과제일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무기력한 플레이, 의미 없는 패배를 계속한다면… 당신의 자리에는 그 누군가가 대신 앉아있을 것입니다. 감독이 눈에 불을 켜고 승리를 향한 집념을 보인다면, 롯데 분명 살아납니다.
양승호 감독, 이제 당신의 매직을 보여 주세요. 소통을 넘어 당신의 열정을 보여 주세요. 무엇이 두렵습니까. 당신 뒤에는 지구촌 최고의 응원부대 ‘부산 갈매기’들이 있습니다. 당신이 심판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해도, 실책한 선수를 심하게 나무래도, 오늘 패배는 감독의 탓으로 돌려도 부산 갈매기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 작성자
- 조민제
- 작성일자
- 2012-05-2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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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26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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