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 도심 주택가 골목 어귀에 들어서면 향긋한 과일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감·대추·모과가 주렁주렁 달린 과일나무 주위로 이웃들이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운다. 부산광역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소프트 파워 정책 ‘정겨운 마을마당 만들기’ 프로젝트가 만들어낼 풍경이다.

삭막한 도시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이같은 풍경을 내년부터는 부산 곳곳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시는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주택가 공터, 골목길, 자투리땅 등에 감나무, 대추나무, 모과나무 등 유실수를 심어 가꾸는 ‘정겨운 마을마당 만들기 사업’을 시작한다. 이웃간 대화 단절로 삭막하게 변해가는 도심 주택가에 자연의 생명력을 더하는 것. 이를 통해 주택가마다 정겨움이 넘치고 삶의 기운이 가득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마을마당 만들기 사업은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도 시민들이 생활 개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소프트 파워 정책’의 하나. 지역 주민들이 마을마당 부지와 나무를 직접 선정해 관리까지 맡는 시민참여형 사업이다.

부산시는 나무 심을 공간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마을대표, 단체의 신청을 다음달 30일까지 각 구·군 녹지부서를 통해 받는다.

오는 7~8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현장조사를 벌인다. 구·군은 1차 현장조사를 통해 입지여건, 주민반응 등을 조사한다. 조경기술자 등 외부 전문가가 2차 현장조사에서 안정성, 생육가능성 등을 점검한다. 이어 9~10월 마을마당 대상지마다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추진위에는 마을주민과 함께 조경분야 전문가가 참여, 과일나무 선정, 식재 방법, 공사감독 등 전 과정에서 전문성을 발휘한다.

부산시는 오는 11~12월 각 마을마당 추진위의 활동을 심의해 대상지를 확정, 내년 1~3월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사업 추진 후 평가위원회를 구성, 추진 실적이 우수한 마을에는 부산시장 표창을 수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 구·군 마을마당 신청 접수창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