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 부산, 부산… 외국인 입에서 나오는 ‘부산’이란 말, 그렇게 많이 들어보긴 난생처음입니다. 이름만 대면 삼척동자도 알만한 세계적 거물들을 코앞에서 만났구요. 한 국가원수와는 악수를 했답니다. 듣도 보도 못한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눴구요. 일상이라는 우물 속에서 잠시 벗어나 조금은 더 넓고 조금은 더 다양한 생각으로 세상을 보는 값진 경험도 했습니다. 지난 사흘간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성공리에 막을 내린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제게 남긴 것들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무부장관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지나가는 모습.

물론, 개최지인 부산에도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6.25전쟁 당시 자유수호 최후의 보루였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세계 각국의 원조물자가 들어왔던 항구 부산. 그 원조물자를 바탕으로 이제는 세계 5대 항구로 탈바꿈한 이곳 부산에서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열렸으니, 그 자체로 매우 큰 의미를 남겼지요. 빈곤의 굴레를 끊고 번영을 이룩한 개발역사의 모범이자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겐 희망의 상징으로 떠오르기도 했구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이와 함께 어마어마한 실질적 파급효과를 거뒀는데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5천237억원. 부산발전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른 것입니다. 그 가운데 특히, 도시브랜드 홍보효과는 2천억 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부산을 찾은 사람은 160개국 3천500여명. 각국 정부대표, 국제기구 대표, 의회·시민사회·학계대표로, 모두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죠. 이들이 본국에 돌아가 가족과 친지, 친구들, 동료와 지인에게 부산에 대해 이야기하면 부산의 도시브랜드는 절로 올라가겠죠? 이번 회의에서 지난 프랑스 파리선언이나 가나 아크라행동계획을 언급한 것처럼, 앞으로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열릴 때마다 사람들은 부산선언을 언급할 것이고…. 와~ 그 홍보효과, 정말 대단합니다.

160개국에서 모인 3천500여명의 각국 정부대표, 국제기구 대표, 의회·시민사회·학계 대표들이 '효과적인 개발 협력을 위한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주제로 회의를 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효과는 더욱 엄청나다고. 반기문 UN사무총장, 힐러리 클린턴 미국무부장관, 중동의 다이애나비로 불리는 라니아 알 압둘라 요르단 왕비, 꽃중년 영국신사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와 같은 세계 주요 인사들이 부산을 방문했지요. 세계인은 그 모습을 지켜봤구요. 벡스코의 최첨단 회의시설과 센텀시티 일대 부산의 모습 역시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자연히 부산을 찾는 사람이 늘고 부산이 개최하는 국제회의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반기문 UN사무총장

중동의 '다이애나비'로 불리는 라니아 알 압둘라 요르단 왕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는 세계적으로도 큰 의미를 남겼습니다. 국제개발원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서구 선진국 주도의 원조에서 신흥국과 민간이 동참하는 원조로, 원조자금과 물자 전달과정 중심의 원조에서 실질적인 개발성과를 보장하는 결과 중심의 원조로 변화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됐죠.

앙헬 구리아 OECD사무총장이 폐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여러모로 많은 것을 남기고 막을 내렸습니다. 부산의 발전상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고,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국제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했습니다. ‘다함께 잘 사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지구촌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고, 글로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함께 실천해야할 꿈과 비전의 틀도 짰습니다. 모두가 열망하고 노력하면 전쟁의 폐허에서 풍요를 일궈낸 제2의, 제3의 부산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세계에 남기고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는 막을 내렸습니다.

고마워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