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이명박 대통령이 “부산 당면현안을 임기 안에 모두 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29일 부산 방문에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인사들과 오찬 간담을 갖고 식수문제 해결,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증축, 부산외곽순환도로 건설 등 그동안 정부가 외면해온 부산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통 큰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부산항만공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임기 중에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며 댐 건설, 공항 증축, 철도 복선화 같은 부산의 숙원사업을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허남식 부산시장,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 정의화 국회부의장 등 주요인사 100여명이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낙동강수계 물 부족에 대해 “400만 (부산)시민이 ‘안심하고 물을 먹어도 되겠구나’ 하는 것을 임기 중에 결정하고, 댐을 만들 게 있으면 만들라”고 강조했다. 부산이 남강댐 물을 함께 먹는 문제를 언급하며 “부산과 경남이 왜 이렇게 협의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돼야 한다”고 했다. 부산-경남의 타협에 무게를 두지만 필요하면 댐 건설도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부산∼울산 철도의 복선화 요구에 대해서도 “이왕 해줄 거면 빨리 하는 게 좋다. 시간을 끌면 예산만 더 든다”면서 “하기로 했으면 예산을 집중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돈을 쥐고 있는 박재완 (기획재정) 장관도 와 있다”며 “부산시민 만큼 나도 신경 쓰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 “(김해공항에) 국제선이 부족하면 (활주로 등을) 증설하는 게 좋겠다. 부족한 게 확실하면 용역에 시간 끌지 말자. 기간을 단축해서 청사도 증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하루 앞날 부산을 찾아 “내년 총선·대선 공약으로 영남권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발언과 엇갈리는 것이어서 반발도 사고 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상임의장 박인호)는 홍 대표의 발언은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진정성이 보이지 않고, 대통령의 김해공항 증축발언도 부산민심을 잘 모르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부산 민원사업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제시한 뒤 “‘이 정부가 부산에 해준 게 뭐 있노’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내가 먼저 한다. 나는 부산에 애정을 갖고 있다. 이 시간부터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 임기 중에 최장시간 지방에 머무는 날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취임 후 다섯 번째인 이날 부산 방문에서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7시간 동안 머물며 중소기업 방문, ‘영화의 전당’ 개관식 참석까지 일정을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