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야 산다
1530 건강걷기사업추진단과 각 구·군 보건소 걷기 프로그램
- 내용
바야흐로 걷기 열풍입니다. 올레길, 둘레길, 갈맷길 같은 걷기 좋은 길이 생겨나고, 워킹화가 불티나게 팔립니다. 동네 학교 운동장마다 아침저녁 할 것 없이 팔을 앞뒤로 흔들며 걷는 아주머니들이 가득합니다. 하천 옆 산책로, 체육공원도 비슷한 풍경입니다. 모두 ‘걸어야 산다’고 웅변하듯 열심입니다.
왜들 이렇게 걷고, 또 걸을까요. 한 50대 아주머니의 독백, 들어보면 아마 함께 걷고 싶어질 겁니다.
오늘 저녁도 어김없이 아름다운 수영강변을 한바퀴 돌고 상쾌한 기분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펜을 듭니다.
아스라이 과거 젊었던 시절. 아~!! 나도 미니스커트 입고 활보하며, 온 동네 총각들이 따라오던 시절이 있었는데…. ‘비만’이라는 꼬리표는 내가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부터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50kg도 안되던 호리호리한 내 몸이 21살 꽃 다운 나이에 시집와서 22살에 첫아이를 낳고 8kg이나 불어 58kg로 변하더니, 24살에 둘째를 낳고는 7kg이 더 불어나 65kg이 되면서 돌아갈 수 없는 아~옛날이여로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30, 40대에는 애들 키우고 산다고 어찌나 고단했던지…. 분식점이며, 음식장사 한다고 이리저리 음식 간보며 찐 살! 또 현실이 내 맘 같지 않아 이리저리 스트레스 해소한다고 한 잔씩 들어간 술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나는 75kg에 육박하는 무서운 몸이 되어 있었습니다.
40대 중반에는 독하게 마음먹고 4개월에 걸쳐 15kg을 감량한 적도 있었으나, 식당을 하다보니 음식과 떼려야 뗄 수 없어 나도 모르게 요요현상이 오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당뇨,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있다고 하더군요. 성인병 위험 초기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살부터 빼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아~ 운명의 날이었을까!! 수영강변을 산책하고 있던 2009년 여름 어느 날. 우연하게 옆에서 운동하던 사람들이 주고받는 보건소 비만관리교실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오더군요. 곧바로 보건소를 찾아 비만교실에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3개월 동안 운동프로그램을 따라 했습니다. 운동으로 체중이 많이 줄지는 않았지만, 체계적인 운동법과 식사조절 방법을 배워 큰 도움이 됐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 요요가 오지 않을까 걱정하던 내게 운동선생님께서 걷기동아리 모임을 추천해 주시더군요.
보건소 프로그램에 따라 집 근처 이웃 주민들 10명과 함께 주 3회 걷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보건소에서는 분기별로 체성분과 중성지질, 콜레스테롤까지 검사해 관리해 주었습니다. 만약 혼자만 운동을 했다면 다시 뚱녀로 살아야 했겠지만…. 이웃과 함께 걷기동아리 활동을 한지 1년이 지난 후 몸무게는 10kg나 줄어 있었습니다. 이제 보건소 운동프로그램은 열 일 재치고 해야 하는 내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걷기 재미에 푹 빠져 있던 즈음 운동처방사 선생님께서 1530 건강걷기 사업(일주일에 5일 30분 이상 걷기)에 대해 안내해 주시더군요.
걷기동아리 활동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했지만, 운동처방사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또 멋진 임백빈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말씀대로 걷기자세에 더 신경 쓰고, 매일 도보수를 기록하며, 다른 팀원들과 경쟁 붙듯이 즐기면서 수영강변, 광안리 바닷가, 금련산 등 곳곳에 발자국을 남겼지요. 그 결과 나는 어느새 비만, 뚱녀에서 탈출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저 내 몸 건강하라고 운동을 하고 있을 뿐인데…. 감사하게도 부산시, 보건소가 상도 주고 박수도 쳐주고, 더 열심히 운동하라고 격려도 해주고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요새는 밖에 나가면 보는 사람마다 살 빼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난립니다. 그러면 나는 2년간 쌓은 노하우를 알려주곤 하지요. 그럴 때마다 뚱녀에서 탈출한 지금 나 자신이 더 자랑스럽기도 하답니다. 그냥 스치듯 지나갈 수 있었던 보건소, 걷기와의 인연이 나에게는 얼마나 큰 변화를 줬는지…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나는 앞으로도 보건소 건강걷기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며, 이제껏 내가 받은 혜택을 나눠줄 수 있도록 건강걷기 전도사로 활동할 생각이에요. 부산시 차원에서도 1530 건강걷기 사업과 같은 운동프로그램을 더 많이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으로, 나를 보건소에 소개해준 2009년 여름 수영강변을 함께 걷던 이름 모를 이웃, 살이 빠져서 몰라보게 예뻐졌다고 칭찬해주는 내 친구들, 그리고 보건소 관계자 여러분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나와 함께 열심히 운동하는 건강걷기 동아리 회원들, 모두 파이팅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몸을 소중히 사랑하며,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하고 당당한 생활을 누리면 참 좋겠습니다. 힘들다고, 혹은 불가능하다고 포기하지 않기를.
걷기가 열풍인 이유, 이제 아시겠지요. 걷기, 그저 아줌마들의 몸부림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탁월한 운동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효과도 대단합니다. 부산시와 자매도시 일본 후쿠오카시가 지난 4~7월 3개월 동안 두 도시 40세 이상 시민이 참여하는 건강걷기 사업을 펼쳤는데요. 하루에 1만보씩 걷기만 해도 체중, 허리둘레, 체질량지수(BMI)가 많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시민 308명과 후쿠오카시민 110명이 이 사업에 참가했는데요. 부산에서는 1530 건강걷기사업추진단과 각 구·군 보건소가 동래읍성 걷기, 백양산길 걷기 같은 걷기 대회와 각 동네별 건강걷기 대회를 개최, 참가자들이 하루 1만보 이상 걷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부산시민은 하루 평균 9천324보를 걸어 체중 1.5kg, 허리둘레 2.8cm를 줄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후쿠오카시민은 하루 평균 7천보를 걸어 체중 3.2kg, 허리둘레 1.4cm를 줄였다고 하네요. 참가자 모두 체력과 근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입니다.
1530 건강걷기사업추진단과 각 구·군 보건소는 걷기 프로그램을 통해 올바른 걷기 교육은 물론 개인 운동실적까지 관리해 준다고 하네요. 살 빼고 건강해지고 싶으신 분, 지금 당장 보건소로 가보세요. 걸어야 삽니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1-08-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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